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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4.20 16:10

[기자수첩] 연예인 소신발언, 이것은 엄연히 국민의 목소리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분노와 아쉬움 표현, '이미지 메이킹' 폄하하기엔 진실하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1987년 4월 13일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 직선제로 헌법을 고치자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예정대로 1988년 2월에 후임자에게 정권을 물려주겠다는 일명 '호헌 선언'을 한다.

당시 호헌 선언의 여파는 심각했다. 국민들은 물론이고 지성인들마저 끝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여기에 연예인들도 합세했다. 당시 가수 조용필도, 배우 안성기도, 바둑기사 조훈현도 모두 호헌 반대를 외쳤다. 당시의 상황에서 연예인이 대통령의 발언에 반대 표시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큰 용기를 필요로 했던 일이었다.

이는 곧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일이야말로 국민의 뜻이라는 반증이었고 이 국민의 뜻은 마침내 6.10 선언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라는 성과를 이루게 된다.

연예인의 정치적인 발언에 대해 어떤 이들은 '왜 연예인이 정치에 간섭하느냐'라고 말한다. 혹은 '연예인들이 사회 분위기에 맞춰 이미지 마케팅을 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도 분명히 한 명의 국민이고 한 명의 사회 구성원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듣는 것도 곧 국민의 발언을 가볍게 듣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난 촛불집회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발언을 했던 가수 이승환은 인터뷰에서 "왜 사회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들이 속해있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면 그들은 당연히 한 마디를 할 수가 있다. 막말로 그들까지 나섰다면 그야말로 그 사회에 위기가 있다는 엄청난 경고가 될 것이다.

▲ 트위터에 분노의 글을 남겨 화제가 된 이정(라우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비통과 분노에 빠진 가운데 가수 이정과 2PM 황찬성이 소신 발언을 했다. "하나씩 떠오르고 있는 정부의 썩은 물과 고름 같은 놈들.. 무능력하고 고지식한 돈만 명예만 밝히는 멍청이들 알아서 내려가라"라고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한 이정의 글은 삽시간에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찬성은 "사고만으로도 그렇지만 사고 이후 생겨나는 악질적인 행위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돌아다니며 힘든 사람의 마음을 찌르는 것이 더 마음 아팠다. 그런 사람들, 정말 자신들이 한 짓거리만큼 아프길"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황찬성은 과거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으로 시국 선언이 계속되던 당시 "시국선언 응원합니다. 방관하면 바뀌지 않습니다"라는 트윗을 남긴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도 세월호 침몰을 이용하려는 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 세월호 참사 관련 발언을 트위터에 쓴 황찬성 ⓒ스타데일리뉴스

이들의 이야기를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폄하하기에는 이들의 감정이 너무나 절박하게 드러나 있다. 이정은 문제가 된 트윗은 삭제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그 발언은 연예인이기 이전에 국민으로 하고팠던 분노이자 경고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들도 국민이다. 국민은 당연히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지금 그들의 발언도 엄연히 국민의 발언이고 그렇다면 그것을 고칠 생각을 해야한다.

앞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연예인들의 발언도 계속될 것이다. 그 발언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이들의 발언을 정치인들이, 관계자들이 그냥 넘어가면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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