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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22.06.21 18:44

[S리뷰] 영화 '헤어질 결심', 역시 박찬욱 '완성형 스토리의 끝판왕'

▲ CJ ENM 제공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박찬욱 감독이 제 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헤어질 결심'은 큰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기대감은 증폭에 증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칸에서 먼저 시사를 했던 기자들은 8분의 기립박수를 선물했고 외신들은 호평의 연속이었다.

그렇기에 국내에서 진행된 이번 '헤어질 결심' 시사회에는 기대감이 머리끝까지 올라와있는 상태로 감상하게 됐고 감상평은 '상당히 만족'이라고 하고자 한다. '완벽한 만족'이 되지 못한 건 자막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 단 하나의 아쉬운 부분이지만 자막이 있었을 때의 장단점과 없기 때문의 장단점이 공존하고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장점 보다 단점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 부분을 먼저 설명을 하고자 한다. 

먼저 해외에서 극찬이 나올 수밖에 없던 건 자막의 힘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봤다. '헤어질 결심' 속 탕웨이의 한국어 발음은 아직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의 그것보다 정확하게 알아 듣기 힘들다. 본인이 한국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전부 외워서 했다고는 하지만 박찬욱 감독이 이를 문제삼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연출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박해일 역시 딕션이 귀에 딱딱 박히는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은 어눌하게 흐리는 스타일로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대화가 듣자마자 바로 이해되지 않고 '어? 뭐랬지?'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생긴다. 박해일, 탕웨이의 대화가 138분의 러닝타임 중 거의 절반은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군데군데 불편감이 남는다. 유튜브 영상이었다면 10초 뒤로가기를 몇 번이고 눌렀을 듯하다. 이런 부분은 자막이 있었다면 해결이 되는 부분.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외국인의 어눌한 한국어와 유창한 한국어의 비교는 어렵고 자막으로 상황을 이해하니 위와 같은 불편감은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자막이 없기에 얻을 수 있는 재미도 있는 건 사실이다. 외국인의 어눌한 한국어가 선행됐기에 번역 어플을 사용하는 장면이나 해준(박해일 분)이 생활중국어를 공부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서래(탕웨이 분)와 해준의 한국어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막으로만 상황을 이해했다면 해당 장면들이 약간은 불필요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 CJ ENM 제공

사실 아쉽다고 볼 수도 없는 부분이다. 스토리의 연결이 완벽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인물과 사건의 연결이 완벽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화가 길면서도 길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사건이 끝나는가 싶으면서 같은 만큼의 같지만 다른 스토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면장면도 '역시 박찬욱 감독답다'라는 걸 느끼게 한다. 장면 전환의 완급마저 범인은 따라할 수조차 없는 수준이다. 거기에 어떻게 찾아냈는지 궁금할 정도의 놀라운 로케까지.

거기에 또 배우들의 명연기도 한 몫한다. 고경표, 박정민, 이정현은 길지 않은 분량에도 충무로가 자신들을 왜 중용하는지를 증명했다. 박용우는 압도적으로 짧은 분량의 특별출연을 압도적인 존재감의 캐릭터로 완성시켰다. 뜬금포 같은 김신영의 출연은 예능이 아니라 정극에서도 김신영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그 시작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모든 부분으로 종합해보면 코로나 시국으로 개봉을 미루다가 한꺼번에 개봉을 하고 있는 요즘이 아니라면 당연히 천만 관객을 채울것이라고 생각됐을 것. 아쉬운 건 자막이 아니라 사실 시기인 것 같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 오는 29일 개봉. 러닝타임 138분.

▲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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