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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영화
  • 입력 2014.04.15 18:52

[리뷰] '의궤, 8일간의 축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임을 일깨운다

정조의 8일간의 행차를 기록한 '원형을묘정리의궤' 3D로 복원, 정조의 이상을 느끼게 한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1795년 조선왕 정조는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성대한 축제를 열기로 하고 수원 화성으로 행차를 시작한다.

그 8일간의 행적을 세밀하게 기록한 책이 '원행을묘정리의궤'는 8일간의 기록은 물론 당시에 입었던 옷, 음식, 한강을 건너기 위해 만들어낸 '배다리' 등이 그림으로 고스란히 남겨져있다. 그 어느 기록도 이처럼 세밀하게 적혀있지 않았다.

그 '원형을묘정리의궤'를 영상으로 복원해보자고 마음먹고 2년의 작업 끝에 내놓은 것이 다큐멘터리 '의궤, 8일간의 축제'였다.

▲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 포스터(KBS 미디어 제공)

지난해 KBS에서 3부작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을 제작진은 3D 영상의 영화로 다시 제작했고 젊은 관객들을 위해 나레이션을 배우 여진구로 바꾸어 새롭게 편집했다. 그렇게 해서 오는 17일, 3D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로 새롭게 공개된다.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이하 '의궤')는 조선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8일간의 축제를 당시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내용을 모두 복원해 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어 관객들로 하여금 당시 상황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특히 포스터에도 나오는, 배다리를 이용해 한강을 건너는 장면이 고스란히 재연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의궤'는 이처럼 당시의 기록을 현대의 영상으로 복원했다는 점부터 의미가 있고 분명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오차없이 원형 그대로를 복원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깃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을 이렇게까지 표현하려했던 이유다. 바로 정조가 행차를 통해 실천하고자 했던 자신의 뜻이다.

▲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다리'로 한강을 건너는 장면(KBS 미디어 제공)

정조는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행차를 결심한다. 그런데 그가 간 수원은 바로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곳이었다. 뒤주 속에 갇혀 8일 만에 사망했던 아버지의 과거를 정조는 8일간의 축제로 바꾸려한다.

수원에 지어진 화성에서 군사훈련을 보여주며 정조는 자신을 반대한 신하들에게 자신의 힘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다음날 어머니의 회갑연을 치르면서 그는 반대파를 끌어안는다. '취하지 않으면 나가지 말라' 당파를 가리지말고 함께 어울리자는 뜻이다.

행차시에는 일부러 백성들이 지켜보도록 하고 행차 마지막날에는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주고 백성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해결했다. 백성에게 죽을 내릴 때는 손수 그 죽의 맛을 봤다. 정조는 그렇게 애민의 모습을 보였다.

▲ 영화는 8일간의 일정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는 정조의 모습을 보여준다(KBS 미디어 제공)

이 다큐멘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의궤의 복원이 아니라 그 축제를 마련하고자 했던 정조의 마음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아버지를 비명에 잃고 왕이 되어도 암살의 위협을 받았던 정조가 결국 자신의 힘을 키우면서 반대파들을 용서하고 백성을 우선으로 하려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 군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의궤'의 감동은 바로 우리에게 그런 왕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런 화려한 행사와 멋이 우리 역사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관객들은 '의궤'를 보며 현실을 생각한다.

▲ '의궤, 8일간의 축제'는 기록을 고스란히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KBS 미디어 제공)

이 영화가 주는 신비한 체험은 3D 영상이 아니라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E.H 카의 유명한 말을 실제로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역사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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