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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2.05.10 17:39

'배드 럭 뱅잉' 7월 개봉...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에 빛나는 수작

우크라이나를 알고 싶다면 이 루마니아 영화를 먼저 보라

▲ 7월 개봉예정작 '배드 럭 뱅잉' 티저포스터(알토미디어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제34회 유럽영화상 노미네이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섹션 공식초청작 '배드 럭 뱅잉'(Bad Luck Banging or Loony Porn)이 오는 7월 개봉한다.

루마니아 출신의 실험영화 감독 라두 주데의 작품으로 페이크, 픽션을 섞어 놓은 장편영화다. 아울러 애프터 코로나(A.C)를 살아가는 동유럽 서민의 일그러진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배드 럭 뱅잉'은 남편과 합의하고 촬영된 성관계 영상이 SNS와 포르노 사이트에 유출된 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와 학생들의 비아냥과 이중적 태도에 맞서야만 했던 교사 에미(카티아 파스카리우)의 이야기로 블랙 코미디장르다. 

이 작품은 마치 페더리코 펠리니 감독의 장편 '로마'(1972)에서 일부(극적인 실험영상) 직설적인 장면을 21세기로 옮겨 놓은 것처럼 페이크와 픽션을 뒤섞어 놨다.

▲ '배드 럭 뱅잉' 스틸컷1(알토미디어 제공)

'배드 럭 뱅잉' 동유럽의 현재를 영상과 스토리로 풀어내

'베를린 영화제가 이 작품을 극찬한 이유가 뭘까' 곱씹어 보면, 현대 사회의 이중적 시선과 잠정적 가해자와 피해자로 범벅이 된 소수의 고립이 아닐까 싶다.

외설적인 장면이 영화 '배드 럭 뱅잉'의 포커스가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관객 혹은 타자의 시선을 러닝타임 106분 동안 꼬집고 있었다는 것.   

알토미디어가 수입/배급하는 영화 ‘배드 럭 뱅잉’(청소년관람불가)은 2020년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어느날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시내를 배회하는 교사 에미의 하루 '일방통행'을 비롯해 70여개의 주제로 현대 인류의 내로남불식 태도와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성향을 지적하는 몽타주 에세이 '일화, 기호, 경이에 관한 소사전', 극중 주인공인 교사 에미를 만장일치로 해고하려는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마녀사냥 시트콤 '실천과 빈정거림' 등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감독 라두 주데는 '외설’이라는 핵심적 테마를 중심으로 차별, 혐오, 위선으로 얼룩진 현대사회의 풍경을 스케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프닝부터 도를 넘어선 외설 장면을 에미의 남편이 촬영해 SNS에 퍼뜨렸다는 설정은 도발적인 스토리다. 덧붙여 이같은 사건을 빌어 영화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을 없애 버렸다. 대신 다수가 무감각하게, 혹은 기계적으로 받아들인 도덕과 윤리의 모순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루마니아를 알면 우크라이나를 이해하기 쉽다?

과거 1989년 니콜라에 차우체스쿠 공산당 서기장과 부인을 공개 처형하고, 공산주의 치하에서 민주국가로 거듭난 루마니아는 현재까지도 동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중 하나다.

이 나라는 유럽연합(2007)과 나토군(2004)에 가입되어 있으며,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웃나라가 2개월전 러시아군에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이다.

루마니아는 중공업과 농업이 발달한 우크라이나와 경제는 물론 정서적으로 비슷한 구석이 있다. 버터맛이 나는 요거트, 묵은 김치 맛이 나는 샐러드, 순대처럼 보이는 짭짤한 소시지 등 음식들도 유사하다.

그럼에도 두 나라는 소련 붕괴 이후 32년 동안 경제 성장이 더뎠고, 정치권 부정부패로 사회혼란이 지속됐으며, 현재까지도 중국과 러시아 정부의 간섭과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루마니아 동부에는 흑해가 있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역국으로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높은 경제 성장이 기대됐으나, 여야정치권과 고위 관료들의 부패 스캔들로 야기된 몇 번의 금융 위기를 겪으며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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