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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천설화 기자
  • 방송
  • 입력 2021.10.10 09:32

'실화탐사대' 고성방가 男.. 지적 장애 판정 받고 숨을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

[스타데일리뉴스=천설화 기자] 어제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온 동네가 떠나가라 랩과 노래를 하는 20대 남성의 숨겨진 사연과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의료용 마약 오남용의 부작용 및 대안에 대해 방송했다.

‘밤낮으로 끊이지 않는 노래와 랩’ 의문의 고성방가 男! 지적 장애 판정을 받고 숨을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

큰 소리로 노래와 랩을 울부짖는 한 남성이 있었다. 노골적인 욕설이 담긴 랩과 노래를 몇 달 전부터 밤낮으로 불러 온 동네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남성. 더 큰 문제는 어린아이들이 잘못된 욕설들을 배울까 염려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동네 주민들의 계속된 민원과 신고에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남자의 노래는 멈추지 않았다. '실화탐사대' 제작진 또한 남성의 집을 방문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린 제작진은 어렵게 남성의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10여 년 전 부인과 이혼하면서 아들과 둘이서만 살게 되었는데, 아들은 어릴 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져 지적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가 고성방가를 하는 이유는 집 밖에서 흡연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겪은 후 집 안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게 되었고, 어느 날 원하는 게임이 실행되지 않자 컴퓨터를 부쉈다는 것. 이후 컴퓨터를 새로 사달라는 요구를 아버지가 거절하자 고성방가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컴퓨터를 고쳐준 후 남성과 대화를 할 수 있었던 제작진은, 비로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 시켜 줄 수 있었다. 그는 지적 장애로 인해 어릴 때 친구들과 학교 선생님, 학원 등에서 폭행을 당했던 기억들로 인해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가졌고, 성인이 됐지만 사회에서도 외면 받으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었다. 위로를 해줘야 할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자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고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마지막 통로가 게임이었다는 것.

아들의 이상행동을 탓하기만 했던 아버지는 이런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크게 자책하며 아들과 함께 상담치료를 받기로 약속했고 잠시나마 그의 고성방가는 줄어들게 되었다.

사회문제로 대두된 의료용 마약 오남용! 새로운 희망이 된 식약처의 관리 시스템 개발

흔히 우유주사로 불리며 수면내시경 검사에 사용되는 ‘프로포롤’. 최근 몇몇 연예인이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사용해 문제를 일으켰다. 이런 의료용 마약인 ‘프로포폴’과 ‘졸피뎀’에 중독되어 자신도 모르게 극단적인 시도를 하거나 위험에 처했다고 호소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처음에는 불면증으로 인해 복용하기 시작한 약에 중독 증세를 보이며 자살 충동, 몽유병 증세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중독에 의한 후유증으로 쉽사리 의료용 마약을 끊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약을 끊기로 결심한 사람에게는 극심한 금단증상이 찾아왔다. 7년간 복용한 졸피뎀을 작년에 끊었다는 정윤주씨. 그녀는 두통, 소화불량과 함께 주체할 수 없는 식은땀이 흘러 1년간 폐인처럼 지내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고 했다. 더 무서웠던 것은 눈앞에 펼쳐지는 환시였는데 약을 끊은 동안 자신이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영상이 계속 보였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을 것 같아 한여름에도 베란다를 잠그고 생활해야 했다. 약에서 완전 벗어난 정윤주씨는 “약을 끊고 원하는 거 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삶을 변화시켜서 약을 끊는 거다”라는 것을 중독자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용 마약류가 꼭 필요한 이들도 있었는데 바로 ‘인간이 느끼는 최악의 고통’으로 불리는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었다. 견딜 수 없는 통증 때문에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야만 하는 김민수씨는 ‘의료용 마약류가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다’고 했다. 마약성 진통제 패치를 수십 개 붙이고 생활하는 송병규씨 또한 “의료용 마약류는 CRPS 환자들에게 자살을 선택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약으로 꼭 필요하다.”면서도 환자들을 ‘마약 중독자’로 보는 시선 때문에 힘들어했다.

문제는 이런 의료용 마약류를 실제 ‘마약’과 같이 취급하고 오남용하는 이들로 인해 사건, 사고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 지난 5월에는 의료용 마약류 불법 처방 및 사용으로 10대들이 검거됐다. 현장에서 강한 마약성분인 ‘펜타닐’ 패치 뭉치가 발견되면서 충격을 줬다. 공원이나 상가 화장실 심지어 학교에서도 복용했다는 이들은 이런 약들이 마약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들을 방지하고자 식약처에서는 세계 최초로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의료용 마약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과거에는 마약류를 취급하는 기관만 집중적으로 관리했는데, 이 시스템의 개발로 올해부터는 오남용 환자에게까지 확대됐다.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을 통해 의사가 환자의 마약류 투약이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약을 처방하는 의사와 약을 복용하는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국가 마약류 모니터링 체계 시스템이 정착되면 의료용 마약의 오남용과 범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전하는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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