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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3.10 11:44

[기자수첩] 지나친 김연아 열애 보도, '대중의 노예'를 만들려는가?

사생활은 물론 남자 친구 과거 행적까지 보도, '법적 대응'까지 야기시킨 언론의 '김연아 놀이'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이제 우리 여왕을 놓아줍시다"

김연아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마지막 프리 연기를 마치던 순간, 많은 이들이 느낀 생각은 이것이었을 것이다. 이미 밴쿠버에서 모든 것을 이루었지만 후배들을 위해 4년 더 고생을 선택하고 계속해서 정상을 지키고 한국 피겨를 알리겠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20대 여인으로 살아가기를 바랬던 김연아의 팬들. 비록 석연찮은 은메달을 받아야했지만 팬들이 메달보다 더 바랬던 것은 바로 김연아의 자유였다.

그러나 지금, 김연아는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안녕하지 못하다. 계속되는 열애 보도 때문이다. 한 매체가 지난해부터 김연아와 김원중의 데이트 사진을 찍었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고 심지어 이 사진을 이용한 영상을 내보내면서 '김연아 열애'는 모든 신문 지면과 인터넷을 도배하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연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던 올댓스포츠는 결국 지난 8일 허위 사실을 유포한 언론과 SNS, 블로그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물론 이를 본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김연아에게 해도 너무했다'는 의견과 함께 '연애를 인정해놓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건 횡포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 아직도 언론사는 '열애'를 내세워 김연아를 놓지 않고 있다(프레인 제공)

김연아 팬사인회의 외부 취재를 막기 위해 '김연아 광고 가림막'으로 행사장을 가릴 정도로 취재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은 계속됐고 언론은 김원중의 과거 방송 출연은 물론 심지어 김원중이 연예인과 사귀었다는 내용 등을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는 훈련 중에 서로를 위로했던 두 사람의 '인간적인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김원중의 과거를 캐고 추측을 하는, '찌라시성' 기사의 남발로 이어졌다.

그렇게 지금 김연아의 자유는 다시 묶였다. 언제는 20대의 김연아의 모습을 찾아주자고 하더니 김연아가 20대 여성처럼 자유롭게 교제를 시작하려하자 다시 '추론'으로 묶으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사는 조회수(트래픽)를 얻고 있다. 일부 언론에게 김연아는 '조회수를 올려주는 노예'였던 것이다.

올댓스포츠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 지나치다라고 생각하려해도 현재의 정황상 법적 대응 경고보다 더 새겨들어야할 것은 김연아 팬들의 비판이다.

언론사들의 보도 경쟁이 결국 한 대표선수의 연습실까지 몰래 감시하며 사진을 찍고 한 선수의 사생활까지 공개할 정도로 이어졌고 그러면서 마치 그 선수를 배려한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팬들에게는 엄청난 가식으로 보여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연아는 이제 자유인이다. 그동안 못했던 일도 하고 싶어할 것이고 IOC위원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할 단계다. 그의 열애는 분명 대단한 사건이지만 팬들은 열애를 축하해주면서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었다. 그러면 이야기는 끝난 것이다. 무엇을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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