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7.20 19:57

'워스' 9.11테러, 망자의 생명을 환산했던 그들의 이야기... 21일 개봉

테러후 냉냉한 기류, 이를 뚫고 피해자 가족을 찾아다닌 보상위원회

▲ 영화 '워스'메인포스터(미디어소프트필름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1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워스'는 2001년 전세계를 경악시킨 9.11테러가 터진 뒤 급조된 부시 행정부 측 피해자보상위원회를 조명한 작품이다.

신작 '워스'의 원제는 'What is Life Worth?'(생명의 가치는 무엇인가)이다. 2005년 출판된 케네스 파인버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제작된 러닝타임 118분의 장편영화다.

작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됐으며, 북미에서는 넷플릭스가 배급했고, 국내에서는 미디어소프트필름이 수입하고, 뮤제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고 있다.

원제 '생명의 가치는 무엇인가'로 보면 성경책을 참조한듯한 모양새이지만, 실상은 20년전 미국 금융의 수도인 뉴욕 한복판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 인근 미 국방부 팬타곤을 강타한 항공기 납치 테러사건을 다루고 있다.

9.11테러 전후로 뉴욕에서도 손꼽히는 법무법인 파인버그 그룹 수장이었던 케네스 로이 파인버그 대표 변호사(마이클 케인)는 미 부시행정부와 연방의회에서 급조한 9.11테러 피해자 보상기금위원회 대표직을 무보수 조건으로 수락한다.

2001년 당시 공화당이 집권여당이었던 시절, 야당인 민주당 열렬 지지자로 알려진 케네스가 보상중재를 나서면서 외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워스' 스틸컷(미디어소프트필름 제공)

테러 직후 정치권은 외면하고, 시민은 분노하고...

'워스'에서 막상 9.11테러 피해자 가족 보상기금 수장을 맡은 케네스와 자원봉사로 뛰어든 변호사들은 전혀 다른 상황에 직면한다.

당시 테러화재를 진압하려고 죽음을 각오하고 뛰어든 소방관, 경찰관, 건물에 있던 근로자들과 건물 붕괴뒤 파편과 석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동의를 구해야만 하는 피해보상기금위원회는 피해자들의 들끓는 반정부 정서와 분노를 전혀 계산해 넣지 못했다.

심지어 케네스는 수많은 생명을 두고 금전적 가치만 환산하고 정부가 모은 기금을 기계적으로 보상금으로 나눠주려고 했었다. 인간이 인간을 마주하며 돈으로 바라본다면 그것만한 불신이 있을까 싶을만큼.

트윈 타워에서 금융사 임원으로 근무하던 아내를 잃고만 유명시민운동가 찰스(스탠리 투치)가 주도하는 9.11테러 피해자 단체가 온라인으로 집결한뒤 금전 보상 보다 진정어린 조사와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하면서 일이 꼬여만 간다.

급기야 정부와 의회가 대충 잘 흘러갈거라고 예상됐던 상황이 뒤바뀐다. 피해자 대표가 된 찰스는 피해자 가족은 물론 언론매체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보상기금위원회를 압박한다.    

그때부터 케네스와 위원회 변호사들은 피해자 가족과 1대1 면담을 강행하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듣게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1년 만에 수백만명이 사망하고 온갖 변이들이 쏟아지며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어떤 나라가 코로나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구체화시킬 것이며, 누가 이 사태를 안정으로 이끌수 있을까. 과연 생명의 가치가 존재할까. 한 사람의 생명이 돈으로 환산될수 있을까.

21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워스'(감독 사라 콜란겔로)는 9.11테러 보상 기금 의원회 활동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엔딩크래딧에서 상기시킨다. 해당 기금은 보스턴 마라톤 테러와 각종 재해에 지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118분 동안 보상기금위원장 케네스 파인버그와 직원들 그 반대편에 있는 찰스, 피해자 가족들이 어떤 과정과 이해충돌, 뒤이어 어떠한 극적 합의를 보는지를 무덤덤하게 비춘다.

이 영화는 한편의 코미디일 수도 있고, 한편의 드라마도 엿보인다. 하지만 불편하고 아픔만 가득한 진실 앞에서 보상기금위원회가 시민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줬는지를 영화 속 스토리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뭐든 자기들 유리한대로 해석하고 책임을 남은 자들에게 미루려는 전형적인 정치가 아니기에. 그래서 영화 제목인 가치(Worth)는 어떤 의미인지를, 객석에서 바라보는 이들의 폐부를 찌르며 전달한다.

참고로 21일 개봉뒤 상영관은 전국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서울극장, 씨네큐 신도림, 아트하우스 모모, 영화의 전당 등 서울-경기, 대전-전주-대구-부산을 비롯해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비록 상영관 숫자는 적지만, 가까운 곳에서 관람 할수 있도록 스크린이 고루 배치됐다.

▲ '워스' 21일 개봉 상영관 리스트(미디어소프트필름 제공)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