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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방송
  • 입력 2021.05.09 10:53

'실화탐사대', 고교생 운전자 바꿔치기... 끝나지 않은 진실공방

▲ '실화탐사대' 제공

[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하루아침에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온 아들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부모의 사연과 화려한 과거를 가진 남자가 폐가에 살게 된 사연에 대해 방송했다.

지난해 6월, 장재유군이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왔다. 과속을 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낸 가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이들은 10대 청소년 5명이었다. 그중 유일하게 중상을 입은 재유 군. 다른 친구들은 모두 재유가 ‘마지막 운전자’였다고 지목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재유 가족은 사고 차량을 확인한 후, 재유가 마지막 운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유가 운전했다면 운전석이 망가져 있어야 했는데 오히려 조수석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찌그러져 있고, 사고 현장에서 준영(가명)이가 운전석 쪽에서 차량을 수색하는 듯한 수상한 행동이 찍힌 동영상도 발견된 상황. 게다가 평소 준영(가명)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스피드광’으로 불릴 만큼 무면허 운전을 즐겨 했을 뿐더러, 그날 아이들이 탄 차가 준영(가명)의 삼촌 차였다고 한다. 더구나 재력가인 준영(가명)이 아버지가 돈으로 진실을 막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

하지만 조수석에 탑승 했다는 동우(가명)는 부상당한 자신의 오른쪽 다리와 골반 부분의 모습을 보여주며 재유가 운전했다고 주장했는데, 사고차량을 정밀 분석한 결과 충돌 부위는 조수석 앞쪽으로 동우(가명)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더구나 조수석 에어백만 터짐으로 인해 조수석보다 운전석의 부상확률이 높았다는 것. 이에 대해 박성지 대전보건대 과학수사과 교수는 “오른쪽에서 충돌했으니까 오른쪽 사람이 많이 다친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게 교통사고”라 말하며 동우(가명)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 주었다.

위의 주장들로 인해 재유가 운전석에 앉았다는 것과 조수석에 앉았다는 주장 모두 가능성이 있는 한마디로 물리학과 법의학이 충돌하는 상황. 마지막 운전자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블랙박스뿐이었다.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전문가와 함께 블랙박스 음성 분석을 시도했다. 결과는 동승자들과 그들을 모두 알고 있는 제3의 친구도 블랙박스의 음성을 듣고 재유가 운전자라고 지목했다. 이정수 음성 분석 전문가 역시 블랙박스의 음성분석으로는 재유가 마지막 운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사고차량에 동승했던 친구들은 재유가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재유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며 거짓말 탐지기, 혈흔 조사, DNA 검사, 과학수사대 최면술 등 재유 부모님이 원하는 모든 조사를 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재유와의 11년 우정을 단 한 번의 사고로 무너뜨릴 수는 없으며 자신들이 사건을 조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재유 부모님은 재유가 깨어나서 진실에 대해 말해주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되고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 한 남자가 살고 있다. 그가 동네에 나타나면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린다. 굳어버린 머리카락에 4계절 내내 한겨울 점퍼를 입은 채 자전거를 끌고 다니며 항상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바라보는 남자. 문제는 초라한 행색뿐만이 아니라 늘 끌고 다니는 자전거에 온갖 쓰레기를 매달고 다닌 탓에 마을주민들은 고약한 냄새로 인해 괴로움을 호소했다.

그는 무료급식소에서 도시락을 받아 끼니를 해결했는데,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그가 3년 전에는 무료급식소에서 도시락을 받아가는 사람이 아닌, 배식하는 자원봉사자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었다. 게다가 그는 석사출신에 대학교수와 시청공무원을 했을 만큼 박학다식하고 과거가 화려한 사람이라는 것. 남자를 만난 제작진은, 그가 영어는 물론 정치, 사회, 경제,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호기심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폐가에서 생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가 다녔던 교회 관계자에 의해 의문이 풀리게 된다. 4명의 아이를 두었던 남자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며 쌓인 스트레스로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냈고, 이로 인해 아내와 이혼 후 본인을 무너뜨리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아이들을 언제 만날지 몰라 음식은 먹으며 삶을 이어간다는 그. 어렵게 연락이 닿은 그의 누나는 눈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본인이 치료받겠다는 의지가 없어 지자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제작진은 도움을 주기로 하고 조심스레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정신의학 전문가와 함께 오랜 설득 끝에 그의 마음이 움직였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직접 본 그는 “아, 심각하구나. 참 이러고 살았나 싶다”며 자신의 모습을 한탄했다. 3년 여 만에 머리카락을 자르고 옷도 갈아입고 난 후 그가 처음 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칼국수 집에 가서 제작진에게 칼국수를 대접하며 기분 좋은 웃음을 보인 것. 삶의 희망을 찾은 그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그의 누나는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온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전하는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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