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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4.29 18:55

'슈퍼노바' 존엄에 관한 서사... 5월 12일 개봉

치매 앓는 터스커, 그를 바라보는 피아니스트 샘의 애절함

▲ '슈퍼노바' 캐릭터 포스터(찬란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명배우 콜린 퍼스와 스탠리 투치의 만남 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슈퍼노바'(15세 이상 관람가)는 성소수자라는 테마를 필두로 치매와 안락사를 끌어들인다.

캠핑카를 끌고 영국 북부 푸른 호수, 둥그런 산야, 그리고 골짜기가 일품인 레이클랜드를 방문한 샘(콜린 퍼스)와 터스커(스탠리 투치). 이 둘은 성소수자 부부다.

샘은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유명 피아니스트. 터스커는 북미와 유럽에서 나름 입지를 다진 작가다. 겉만 보면 하고 싶은대로 살고, 부러울 것 없는 두 사람이지만, 실상은 정반대. 

▲ '슈퍼노바' 스틸컷 2(찬란 제공)

다양한 유머와 가진 지식이 풍부해 언변 또한 뛰어난 터스커는 치매 환자다. 심지어 더 늦기 전에 안락사를 고민하고 있는 처지. 샘은 고통과 번민에 사로잡힌 터스커와를 어떻게든 같이 살려고, 혹은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콜린 퍼스 주연작 '싱글맨'을 기억하는 영화 팬이라면, 1960년대 보수적인 북미 사회 분위기 아래 성소수자로 파트너 마저 사고로 잃고, 혼자 세상에 남겨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위태로운지를 미려하나마 이해할 수 있다.

▲ '슈퍼노바' 스틸컷 1(찬란 제공)

콜린 퍼스가 두번째 성소수자 영화로 참여한 '슈퍼노바'는 죽음에 관한 영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존엄에 대한 서사다.

인간이라면 다 같은 하늘아래 똑같은 존재라고 배웠고, 그렇다는 확신을 갖고 살기 마련이지만. 예외인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남녀가 부부로 살며 한 사람이 떠날 때의 심정도 안타깝고 아쉬움만 가득할텐데.

하물며 전체 인구 비율로 따져봐도 얼마 되지도 않는 성소수자는 얼마나 비좁은 세상에서 살고 있을까.

그걸 몰랐다가 비로써 연인을 잃고나서야 생사의 문턱을 앞두고 깨닫게 된다면. 그것만한 절망은 얼마나 클까. 어쩌면 샘과 터스커의 마지막 여정이 될 캠핑카 그리고 영국 북부에 위치한 레이클랜드 여행길. 

▲ '슈퍼노바' 스틸컷4(찬란 제공)

이 영화는 소수를 위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소수자가 아니라도 한번 쯤은 곱씹어 볼 인간의 한계와 받아들임이 영화가 전개되는 동안 울려퍼진다.

초신성으로 불리우는 슈퍼노바(Supernova)는 질량이 태양 보다 큰 별의 폭발을 의미한다. 사실상 죽은 별이다. 이 폭발로 파생되는 블랙홀을 제외하면 행성상 성운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면서 새로운 별을 생성하는 재료가 된다. 

영화 '슈퍼노바'가 의미하는 방향도 생이 끝나가는 존재의 존엄이다. 단지 이를 두고 샘과 터스커의 대화와 애정으로 표현됐다. 영국 북부 최고 절경을 자랑하는 레이클랜드 공원과 밤 하늘을 수놓는 끝을 모르는 별들의 반짝임이 탄생과 소멸의 속삭임을 들려준다.

러닝타임 94분의 '슈퍼노바'(수입: 찬란/ 배급: 디스테이션)의 각본을 직접 쓰고 메가폰을 잡은 인물은 영국출신의 배우겸 감독 해리 맨퀸. 그의 첫 데뷔작은 저예산 영화 '힌터랜드'(2015)로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슈퍼노바' 스틸컷3(찬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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