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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4.02.16 09:17

거스 히딩크와 브라이언 오서의 마이 웨이,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지도자의 길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정점을 만들어준 거스 히딩크 감독. 그는 한국에서 지금도 '히동구'로 불리우며, 국내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지난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일조했던 캐나다 출신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현재 일본 피겨 국가 대표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팬들은 지난 2010년 8월 '김연아와 오서 코치 결별'전후로 오서에 등을 돌린 상태다. 현재 브라이언 오서가 日 피겨대표 코치인 점. 이 사실이 결별 당시 보도된 두 사람 간의 '갈등 원인'이라는 루머와 주장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 거스 히딩크와 브라이언 오서, 두 지도자의 마이 웨이는 달랐다. (KBS, FcC 코오롱 제공)
거스 히딩크와 브라이언 오셔의 마이 웨이

거스 히딩크와 브라이언 오서는 한국 축구와 피겨 지도자로서 과연 어떤 발자취를 남겼을까. 먼저 이들의 출발점과 마지막을 돌이켜 보면, 공통점이라고는 외국인인 것 말고 없어 보인다. 

우선 거스 히딩크 감독부터 살펴보자. 그는 지난 2001년 한국에서 축구 국가대표 지도자로 부임 초부터 국내 언론과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아시안컵 축구대회 성적 부진으로 허정무 감독이 경질되고, 이듬해 1월 1일 사상 3번째 외국인 감독이 된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개막일까지 불과 1년 6개월을 앞두고 선임됐다. 그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 개입하고, 기초 체력 파워프로그램을 들고와 기존 감독과 다른 형태의 축구 지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 매스컴은 히딩크 감독의 선수 선발과 훈련 방식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었고, 2001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5대0, 체코 원정 경기에서 5대0으로 패하고, 다음 해 북중미 골드컵에서 연패를 당하자 언론은 '오대영'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5월 31일 한일 월드컵이 개막되고, 한국 대표팀은 그야말로 승승장구를 거듭한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당시 붉은악마 응원단의 구호처럼 꿈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한국 축구 사상 월드컵 첫 승, 우승 후보 포르투갈팀 조별리그 탈락, 전통적인 월드컵 우승 후보 이탈리아팀을 누르고 아시아 최초 월드컵 8강 진출, 이어 축구 역사상 72년만에 처음으로 타 대륙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쓰게 된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야말로 한국의 영웅이었다. 그 해 그는 '한국에 계속해서 남아달라'는 국내 언론과 여론의 성화에도 친정팀인 네델란드의 PSV 아인트호벤 감독으로 떠났다. 자신이 키워낸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 선수를 데리고 말이다.

그 뒤로도 거스 히딩크 감독은 아시아 어느 나라와도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았고, 대신 호주, 러시아, 터키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과거 국내 언론이 성적부진을 들어 히딩크 경질을 주장하며 대표팀을 질타했을 때도 침묵을 지킨 정몽준 전축구협회장과 한국축구협회와의 관계는 여전히 좋다.

이것이 거스 히딩크가 선택한 '마이 웨이'(My Way)였다.

반면 캐나다 출신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현 일본 피겨 대표 코치)는 앞서 설명한 거스 히딩크와 전혀 다른 '마이 웨이'(My Way)가 눈 띈다. 

김연아 선수 코치를 맡았던 2007년 초 브라이언 오서는 국내 언론과의 관계가 돈독했다. 그녀를 세계 정상급 선수로 키워내면서 단 한 차례도 마찰을 빚지 않았고, 언론도 선수시절 모습을 재조명하며 호평일색이었다. 하지만 밴쿠버 동계 올림픽 이후 오서는 한국과의 인연이 악연으로 변했다.

가령,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후 김연아 선수와의 결별 또한 매끄럽지 못했고,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에 걸쳐 한국과 일본 취재진을 잇따라 만난 오셔는 하루는 김연아 우승을 언급했고, 다음 날은 아시다 마오의 우승을 점쳤다.

현재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없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선택은 '하뉴 유즈루'라는 일본 피겨 대표선수다.

하뉴 유즈루 선수(19)는 15일(한국시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전날 1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101.45점을 받았고, 다음 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첫 번째 쿼드러플 살코와 세 번째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후반에서도 불안한 연기가 연발하면서 겨우 경기를 마쳤음에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렇듯 거스 히딩크와 브라이언 오셔, 이 두 지도자 중 과연 누구의 마이 웨이가 과연 적절했는지는 이 기사를 읽는 독자 판단이다. 하지만 시작과 끝이 달랐던 두 사람 중 거스 히딩크는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전히 사랑 받는 축구감독 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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