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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1.04.15 11:15

말괄량이 삐삐 작가의 비하인드 '비커밍 아스트리드'

자녀에게 들려준 그녀의 동화가 세상 어디에도 없던 등불을 밝혔다

▲ '말괄량이 삐삐' 화면 컷(유튜브)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말괄량이 삐삐'(Pipi Longstocking)는 국내 뿐 아니라, 어디건 4050세대에겐 둘도 없는 동화였다. 1969년 스웨덴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유럽 전역 TV채널에서 인기를 모았었다. 

1977년 민영방송사 동양방송(현 KBS-2TV)에서 방영됐던 이 드라마 시리즈는 이전부터 일본어판 그림책으로 동대문일대 책방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뒤죽박죽인 집을 두고 해적이 되어 떠난 아빠 말고는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삐삐. 빨강머리에 주근깨가 가득한 얼굴, 두드러진 앞니, 남자라고 봐도 믿을 법한 용모와 엉뚱함.

하물며 짝이 안맞는 긴 스타킹을 신은 이 키 큰 소녀는 미스터 닐슨이라는 원숭이와 릴라라는 흰색의 점박이 말을 벗 삼아 살았다.

'말괄량이 삐삐'는 50년전 워낙 유명세를 탔던 드라마다. 때문에 주인공 삐삐를 맡아 열연을 펼쳐보였던 당시 아역 배우 잉거 닐슨의 근황이 최근까지 각국 방송매체에 보도될 정도로 각계 각층의 관심과 인기가 여전하다.

'비커밍 아스트리드' 삐삐를 탄생시킨 신화의 시작

내달 중순에 개봉 예정인 '비커밍 아스트리드'(감독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은 앞서 서술한 '말괄량이 삐삐'의 원작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이야기다. 어려서부터 가난하고 거칠었던 가정환경, 그럼에도 열정이  가득했던 그녀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 

아울러 공개된 '비커밍 아스트리드' 예고편 두편을 보면 '말괄량이 삐삐'의 엉뚱함과 용기, 그리고 호기심이 어디로부터 비롯됐는지 쉽게 알 수 있다.   

▲ '비커밍 아스트리드' 보도스틸컷(알토미디어 제공)

1907년 스웨덴 남부 소도시 빔머뷔 다자녀를 둔 농가에서 태어난 아스트리드는 백일장에서 여러차례 당선되는 등 마을과 지역에서 제법 총명한 아이였지만, 부모가 가난한 탓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결국 답답한 가부장제, 차별만 존재하던 가족을 벗어나 독립된 한 사람의 삶을 누리고 싶던 아스트리드. 집을 나와 언론사에 취직해 사랑에 빠져보기도 했고, 심지어 18세에 당시로는 흔치 않은 미혼모로 위탁가정에 아이를 맡기고 비서로 일을 하며 첫 아이를 돌보기도 했다.

그뒤 1931년 스투레 린드그랜이라는 남성과 결혼해 딸 카린을 낳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억척스럽게 살았다.

최근까지 106개 나라 언어로 총 6천5백만권(2019년 집계)이 넘는 판매부수를 기록한 동화책 '말괄량이 삐삐'는 다름아닌 폐렴에 걸린 자신의 딸 카린을 간호하면서 들려준 그녀의 창작이다.

▲ 자서전 '우리가 이토록 작고 외롭지 않다면' 주인공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노년 컷(창작과 비평)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는 2002년 별세 전까지 스웨덴 현대 정치사를 바꿀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아스트리드를 추억하고 추모하는 다큐멘터리와 뉴스 등을 보면, 그녀 삶 중에 상당 부분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개인의 자유, 사회, 가정에 존재하는 억압 기제에 대한 저항, 자기 주체가 강한 작가로 소개한다. 특히 여성 해방이라는 뜻이 강한 'Emancipation'이라는 주제를 두고 대표적인 인물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주목했다.

▲ '비커밍 아스트리드' 보도스틸 컷(알토미디어 제공)

1920년 13살이 되고 또래 보다 일찌감치 세상을 알아버린 아스트리드. 정작 가족과 주변에서는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고, 분수에 맞지 않는 상상과 꿈만 가득한 아이로 몰아버린 세상.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 바라보기 보다 전형적인 여성으로만 바라 보는 세상의 힐란과 편견을 꿋꿋하게 버텨내며 살았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유행어 '존버'처럼 "오래 버티면 결국 이긴다"라는 밑도 끝도 없는 희망과 수없는 절망을 버텨낸 그녀의 이야기 '비커밍 아스트리드'(러닝타임 123분).

알토미디어가 수입/배급하는 이 작품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5월 12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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