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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희태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1.03.05 16:48

[김희태 칼럼] 탄소중립,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2050년까지 오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스타데일리뉴스=김희태 칼럼니스트] 텍사스의 역대급 한파로 평소 요금의 10배가 넘는 1,800만 원의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는 기후 변화, 아니 기후 위기에서 비롯되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때론 우리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도 한다. 점점 더 심화될 기후 위기를 예방하거나, 최소한 조금이라도 더 늦추기 위해 전 세계가 힘을 모으자고 약속한 것이 탄소중립이다.

▲ 탄소중립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출처: 환경부)

탄소중립의 정의는 탄소 발생량과 감축량의 합을 0으로 만들어, 실질적으로 탄소가 추가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 위기에 늘 선도적으로 대응해온 EU가 2년 전 첫발을 내디뎠고, 이후 동북아 3개국과 미국 등 많은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각국 정부 외에도 주요 기업, 또는 산업계가 한목소리로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애플은 2030년까지 모든 공정에서의 탄소중립을 선언하였고, 우리 기업 중에는 포스코가 대표적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또한, 세계 최대 투자사 중 하나인 블랙록은 환경을 하나의 축으로 하는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를 핵심모델로 발표했으며, 우리나라에는 ‘KRX/S&P 탄소효율 그린뉴딜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 상품을 개발하는 등 탄소중립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무디스는 ESG 국가별 평가에서 우리나라를 독일, 스위스, 싱가폴 등 11개국과 함께 최고 수준(1등급,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환경 분야에서 2등급(중립적)을 받았지만, 1등급을 받은 국가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탄소중립에 대한 많은 관심과 준비에 대해 세계적인 기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IHS Markit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전환에서 베트남보다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발전 등에 최적화된 기후나 환경요건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도 있다. 따라서 천혜의 조건을 타고난 국가와는 달리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사회에 적기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앞으로 더 힘을 모아야만 가능할 것이다.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한 법과 제도를 충실히 수립하고, 기업은 이를 준용한 로드맵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은 늘 하나의 감시자로서, 또 스스로 환경을 보호하고 아끼는 주체로 힘써야 할 것이다.

최근 기후 위기로부터 발발한 일련의 사건을 보면 탄소중립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가 어려웠지만 우리나라는 비교적 잘 버텼다. 우리의 하나 된 노력으로 ‘K-방역’이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2020년 코스피 상승률은 G20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탄소중립은 코로나19 극복보다 어쩌면 더 오랜 시간 힘을 모아야 할 달성할 수 있는 이슈일 수 있지만 한 번 더 우리가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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