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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공연
  • 입력 2021.03.02 17:50

[S리뷰] ‘위키드’ 옥주현X정선아, 화려한 무대와 훌륭한 음악... 뮤지컬의 정석

▲ 에스앤코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두 마녀의 진정한 우정과 성장을 그린 뮤지컬 ‘위키드’가 5년 만에 돌아왔다.

‘위키드’는 미국의 작가 라이먼 프랭크 바움이 쓴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위키드’는 12.4m의 거대한 타임 드래곤, 공중에서 등장하는 대형 비눗방울 장치 등 눈을 뗄 수 없는 웅장한 무대와 매끄럽게 연결되는 장면전환으로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시작부터 끝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훌륭한 넘버들은 관객들을 전율케 한다. ‘위키드’는 화려한 무대와 좋은 음악이라는 쉽지만 어려운 공식을 완벽하게 지켜내며 그야말로 뮤지컬의 정석을 선보인다.

▲ 에스앤코 제공

뛰어난 뮤지컬을 더욱 돋보이게 한 건 무대를 휘어잡는 배우들의 힘이다. 한국어 초연을 이끈 최초의 마녀 옥주현과 정선아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객석을 매료시킨다. 강력한 재능으로 불의에 맞서는 초록 마녀 엘파바 역의 옥주현은 강직하며 불같은 모습부터 내면의 상처까지 완벽하게 그려낸다. 특히 옥주현이 공중에서 노래한 ‘Defying Gravity’(디파잉 그래비티)에서는 거룩한 용기가 느껴질 정도로 짜릿했다.

정선아는 아름답고 인기가 많은 금발 마녀 글린다로 환생한 것처럼 무대를 날아다니며 관객들의 어여쁨을 한몸에 받는다.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정선아가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중무장한 채 무대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부르던 ‘Popular’(파퓰러)는 상상만 해도 미소를 머금게 한다.

▲ 에스앤코 제공

서로를 ‘밥맛’으로 칭하던 너무나도 다른 성격의 두 소녀가 점차 가까워지고, 아파하고, 함께 성장하며 끝내 “너로 인하여 달라졌어”라고 말하는 뮤지컬 ‘위키드’의 매혹적인 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각자의 시선에서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오래전 쓰인 동화에서 시작된 ‘위키드’는 현실과도 맞닿아있다. 엘파바는 초록빛의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다양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냉대와 멸시를 받으며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사실과는 상관없이 권력에 의해 모함을 받기도 하고 한순간에 악(惡)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는 관객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하는 것과 동시에 많은 생각거리를 남긴다.

▲ 에스앤코 제공

참고로 ‘위키드’는 작품의 시발점인 ‘오즈의 마법사’를 읽지 않아도 공연을 즐기는 데 무리는 없다. 다만 이를 미리 공부한다면 양철 나무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의 탄생 비화 등 더욱 풍성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편 뮤지컬 ‘위키드’는 오는 5월 1일(토)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구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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