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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4.02.02 14:20

[기자수첩] 연예인 빌딩부자들이여, 그 빌딩을 누가 만들었는지 생각하라

보도를 보며 허탈해하는 이들이 만들어 준 것, 국민이 없었다면 빌딩도 없었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내 재산의 반은 이미 15년 전에 기금회에 기부한 상태다. 죽을 때 은행 잔고가 0원이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전용기를 산 것도 시간을 절약해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이 기부하기 위해서다"(성룡)

"내 재산은 전부 내 것이 아니다. 단지 내게 잠시 왔을 뿐이다. 결코 영원히 가질 수 없다. 때가 될 경우 아무것도 갖고 갈 생각이 없다"(주윤발)

최근 홍콩영화를 대표한 두 배우들이 각각 말한 '재산 환원'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을 기억하는 한국의 팬들은 이들의 환원 계획에 박수를 보내며 '따거(大兄)'라는 애칭을 스스럼없이 부르고 있다.

더 많은 기부를 하고자 노력한다는 성룡과 1400억이 넘는 자산가이면서도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는 주윤발의 모습을 본 우리는 이를 실천하지 않는 국내 유명 연예인들과 정치인, 재벌 등을 비판하고 있다.

사실 대중들이 비판하는 이유는 분명 질시가 아니다. 그 부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안다면 그에 맞는 처신을 하라는 뜻이다.

팬들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소비자가 이들의 물건을 사주지 않았다면, 국민들이 이들을 지지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런 부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나름대로 기부 활동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연예인 빌딩부자'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가 1위를 했고, 양현석, 서태지, 전지현, 권상우, 송승헌, 비 등 유명 연예인과 엔터테인먼트 대표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 SM엔터테인먼트 식구들과 사진을 찍는 이수만 대표(출처:브라이언 트위터)

'기준시가가 얼마냐' 운운하며 언론은 이들의 순위만을 강조하고 이들이 '부자'라는 것을 강조한다. 역시 전지현이 1위라는 것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보며 과연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저 '이수만은, 전지현은 돈 많아 좋겠다'라고 느끼면 끝일까?

물론 이들이 '빌딩부자'로 올라서기까지는 남다른 노력과 고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팬들의 사랑이었다.

다시 말하면 이 고층빌딩은 바로 팬들이, 국민들이 지어준 것이다. 소위 순위에 든 '빌딩 부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부는 무엇으로 축적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부를 누리게 한 이들에게 다시 돌려줄 생각은 없는지?

이들이 전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분명 이들은 사회에 환원할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홍콩의 두 대배우의 생각을 들어버린 지금 이 시점에서, 전세값이 너무 비싸 처가살이를 한다는 한 방송인의 이야기를 들은 시점에서 빌딩부자 순위는 허탈감만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지금 이 기사를 보며 허탈해하는 이들이 바로 지금 그들에게 빌딩을 안겨주고 명성을 안겨줬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고 싶다. 부자 이야기는, '기준시가' 운운하며 비교나 해대는 그런 이야기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이들이 팬에게, 국민에게 어떤 사랑을 보여줄 지가 더 궁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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