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0.11.22 23:42

[권상집 칼럼] 논문 표절에 관한 홍진영의 미숙한 대처

홍진영, 성숙하지 못한 대처로 논란의 불씨를 키우다

▲ 홍진영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가수 홍진영의 논문 표절 의혹이 쉽사리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국민일보의 단독 보도로 불거진 홍진영의 석사 논문 표절은 급기야 박사 논문 표절로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홍진영은 지난 10년간 땀과 눈물을 쏟으며 열심히 살았지만 논문 표절 등 구설에 오르니 속상하다며 자신의 심경을 SNS에 토로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할 뿐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그녀는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반납하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며 팬들에게 사죄의 입장을 보였다. 아쉽게도 홍진영의 사죄 표명 이후에도 표절 논란 등으로 인한 사태는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보통의 연예인과 달리 자숙하지 않고 방송 활동 등을 활발히 한 홍진영의 성숙하지 못한 대처가 논란을 키웠다.

논문의 표절률은 학계마다 의견이 다르고 국내 권위 있는 학술지마다 그 해석이 달라 정확히 몇 퍼센트가 표절의 기준에 해당된다고 엄밀히 단언하긴 힘들다. 표절률이 15% 내외면 학계에서는 무난하게 인정한다는 기사가 나온 적도 있으나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국내 대표적인 학술지는 대체적으로 10% 미만의 표절률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10% 미만의 표절률이라고 하더라도 인용한 원문과 일치하는 문장이 6단어 연속인 문장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면 중대한 표절 문제가 있다고 학계는 간주한다. 홍진영은 과거에는 그런 기준이 없었다고 항변하며 기존 연구를 모두 빠짐없이 인용했다고 밝혔으나 원문을 연구자가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발췌해서 인용하는 것 역시 표절에 해당된다.

아쉬운 부분은 그녀가 곧바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대응한 점이다. 학위논문 심사 및 수여 기준은 해당 학교가 판단하지 수여 받은 학생이 물건처럼 임의로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학교가 소정의 심사 과정을 거쳐 수여한 학위를 학교의 판단 과정 없이 곧바로 반납하겠다는 대목에서 학위에 대한 그녀의 가벼운 마음이 엿보인다.

또한, 논란 이후에 신곡 활동을 강행하고 최근까지 지상파에 모습을 보인 대목은 더욱 더 신중하지 못한 태도였다. 사전 녹화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녀의 방송 분량을 지상파가 강행해서 내보낸 점 역시 올바른 대응 방식은 아니다. 음원 비중이 크지 않은 트로트 가수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행사와 방송에 그토록 집착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홍진영은 2013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가 학위와 관련된 루머 질문을 하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돈 주고 학위를 땄다. 아버지가 대신 써줬다”는 악플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틈틈이 공부를 했고 학위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할 시대는 지났다고 얘기했지만 그녀의 학위논문은 웬만한 학술논문 사이트에서 여전히 비공개 처리되어 있다.

홍진영은 지금도 학위 반납을 주장하고 있지만 표절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차라리 대중 연예인답게 자신의 미숙한 부분을 밝히고 진중하게 사죄를 표명했다면 차가웠던 여론은 반전되었을지 모른다. 논란이 된 학위는 반납하겠다고 선언한 후 곧바로 지상파의 가요 프로와 예능 프로에 나와 신곡을 홍보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진 않는다.

현재 홍진영을 모델로 내세운 지자체는 그녀의 색깔 지우기에 나섰고 그녀가 출연했던 방송 분량은 지상파에서 조금씩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 ‘당시 인용은 관례였다’, ‘지금의 기준으로 과거 표절을 문제 삼는 것은 억울하다’ 등으로 버티기 전략을 고수했던 홍진영에 대한 역풍을 지자체와 방송사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논문 표절에 대해 홍진영의 억울함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학교 측과의 상의도 없이 학위를 물건 다루듯이 반납하겠다는 그녀의 태도, 지금도 표절 논란을 인정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대중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건 초기에 성숙한 사과와 함께 당분간 활동을 자제하는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처럼 사태가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대학에서는 학위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엄격한 논문심사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애를 쓰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홍진영의 학위논문 논란은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홍진영은 학위 자체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밝혔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던 그녀의 갑갑함도 이해한다. 이제는 솔직하게 모든 걸 털어놓고 대중에게 용서를 구하기 바란다. 행사보다 사과에 집중하는 그녀의 모습을 대중은 기다리고 있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