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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영화
  • 입력 2020.11.11 20:18

[S리뷰] 영화 '이웃사촌', 반갑기 그지없는 '대배우' 오달수의 귀환

▲ 리틀빅픽처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말 그대로 '대배우' 오달수의 귀환이었다. 무혐의로 종결난 미투사건에 의해 오달수는 상처 받고, 고통 받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 새로운 소속사를 찾았고 독립영화 제작을 한다는 소식으로 반가운 복귀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미나스 티리스에 귀환하는 아라곤처럼 복귀하는 존재감을 작품 안에 가득 담았다.

오달수는 '이웃사촌'의 촬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투를 당했다. 온갖 커뮤니티에는 오달수의 미투사건에 대한 논란이 입을 오르내렸고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갈 때 쯤에는 수많은 미디어가 오달수라는 이름과 미투라는 단어를 함께 썼다.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TV에 나와 인터뷰를 했고 세상은 오달수를 가해자라 기정 사실화했다. 

제작 예정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제작을 마무리했던 영화에서 편집당하고 굴욕적인 불명예의 연속으로 칩거에 들어간 오달수를 앞으로 작품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었다. 기자에게 오달수는 존재여부에 따라 불안함까지 전달할 수 있는 '대배우'였다. 그렇기에 그의 귀환 자체가 너무나도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시사회 현장에서 배우 정우 역시 오달수의 귀환이 "너무 감사하다"고 표현했을 정도.

▲ 리틀빅픽처스 제공

오달수는 누적 관객수 1천만이 넘는 국내 영화 17편 중 '괴물(괴물 목소리 출연)', '도둑들',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신과함께 죄와 벌' 등 8편에나 출연했을 정도로 흥행 보증수표다. 오달수의 귀환이 한국 영화 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면 가져왔지 부정적인 방향이 되진 않을 터. 

'이웃사촌' 속 오달수는 김대중 전대통령을 모티브로 한듯한 인물인 이의식을 연기한다. 유력 야권 대선주자를 '빨갱이'로 만들어 제거하기 위한 도청을 바로 이웃집에서 실행한다는 것이 '이웃사촌'의 이야기다. 오달수의 연기는 과하지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감정의 전달을 만족시킨다. 이웃과 같은 친근함부터 자신이 처한 상황과 주위 인물들의 사건으로 인한 일련의 감정 변화를 따로 인식하지 않아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해시킨다.

오달수는 '이웃사촌' 극 전반에 걸쳐 활약한다. 부드러운 대사 연기와 디테일한 표정 연기 모두 '대배우' 그 자체다. '이웃사촌'은 지켜보는 입장인 유대권(정우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시간을 '순삭'시키는 건 이의식(오달수 분)이었다. 유대권이 다양한 상황으로 재미와 감동, 긴장 모두를 전달한다면 이의식은 행복한 가정의 가장이자 민주주의의 희망 등 다양한 입장으로 재미와 감동을 전달한다.

▲ 리틀빅픽처스 제공

'이웃사촌'은 정말 잘 만들어진 휴먼코미디 작품이지만 소재가 신군부 시기에 가택연금을 당한 야권지도자와 안기부의 이야기라는 것 자체로 또 정치적 의미부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시사회 현장에서 이환경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 역시 정치적인 접근 보다 영화 자체를 감상해달라고 어필한 바 있다. 

하지만 어차피 어떤 내용이든 소재에 따라 색안경을 끼고 논란만을 말하려는 사람들은 제발 정치적 의미부여 없이 영화는 영화로만 봐달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관람하면 '이웃사촌'이 정말 잘 만든 영화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이웃사촌' 11월 25일 개봉. 러닝타임 130분.

박기자의 영화 '이웃사촌' 평점 
★★★★ 4.2/5.0

▲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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