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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11.03 18:01

[인터뷰] ‘책과 바람나다’ 공동저자 책바람, ‘함께 조율해 가는 것’이 우리의 유지 비법

- ‘어떻게 살 것인가’ 끊임없이 생각하며 매일 뜨겁고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길.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도전.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단어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은 설렘을 선사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라면 어떨까.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감정을 떨쳐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설렘만을 선사하는 일은 아니다. 상대방과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출간된 <책과 바람나다>의 공동저자인 독서모임 ‘책바람’은 함께 하면서도 큰소리로 화를 내는 일도 존재하지만, 이 또한 함께 발전하는 과정이라 전한다.

이들은 도서관의 작은 독서모임을 철학 스터디 모임으로, 현재는 협동조합 카페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발전 과정을 겪고 있다. 이들이 무려 7년 동안 함께하며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들을 만나 이야기들 들어봤다. 

▲ 도서'책과 바람나다' 공동저자 책바람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책바람’ 이란 독서 동아리다. 2014년부터 매주 회원들이 모여 철학과 관련된 고전 읽기를 지속하고 있다. 

Q. ‘책바람’이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책상위의 철학, 발로 뛰는 철학, 함께 하는 철학’의 줄임말이다. 이름처럼 책상 위에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모색하고 있다.

Q. 독서 모임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책을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책이 주는 위안이 있고, 사람이 줄 수 있는 위안이 있지 않나. 독서 모임은 그 둘을 선물처럼 받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일상에 지쳐 있을 때 독서 모임을 만났고 모임 안에서 지식과 일상 등을 공유하다 보디 여기까지 오게 됐다. 

▲ 도서'책과 바람나다' 공동저자 책바람

Q. 독서 모임에서 철학스터디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9년 가까이 독서 모임을 하다보다 시간이 갈수록 난이도가 있는 책들을 읽게 됐다. 이해하기 어려운 문턱을 마주하게 된 것인데 그게 철학 이었다. 철학이라는 학문이 정답이 없는 학문이다 보니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무엇이 행복한 삶일까’, ‘나를 바로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등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기 위해 철학 스터디 ‘책바람’을 만들게 됐다.

Q. 독서와 스터디만으로도 바쁜 나날을 보낼 텐데, 이번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도서관 독서모임에서 철학 스터디 모임, 협동조합 카페까지 이르게 되니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궁금했는지 여러 질문을 받았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부터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지 등을 물어왔는데, 질문을 받으니 사실 잘 몰랐었다. 우리 스스로도 ‘어떻게 여기 까지 왔지’하는 물음을 시작으로 그동안의 일을 찬찬히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불어 다른 독서 모임이나 스터디 모임임 등 우리와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에 모두 용기를 냈다.

▲ 혐동조합 카페 '공간 책바람'

Q. 도서 <책과 바람나다>는 어떤 책인가.
 자생적 독서 모임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독서 모임에서 철학 스터디, 협동조합 카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았다. 무엇보다 지극히 평범한 주부들이 모여 ‘누구 엄마’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무한 열정을 쏟아내고 함께 성장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또 지금은 어떻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지를 담아냈다.

Q. 전반적으로 책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먼저 도서관에서 시작한 독서회가 철학 스터디 모임 ‘책바람’을 다각도로 보여주기 위해 회원들의 글을 모았다. 다음으로는 독서 모임에서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지기까지 과정, 카페 창업 준비 및 회계, 마케팅 등 본격적인 준비과정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공간 책바람’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회원 개개인이 스스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돌아봤다. 

Q. 철학 스터디 모임으로 발전한 것도 큰 발전인데, 협동조합 카페 ‘공간 책바람’을 만들게 된 이유가 있나.
 참여 동기는 회원들마다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배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무엇인가 실천하고자 했던 마음은 같았다. 처음에는 ‘우리만의 독서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책과 관련된 일을 마음껏 해보자’는 취지로 ‘공간 책바람’을 만들게 됐다. 

Q. ‘공간 책바람’을 만들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조합원이 운영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카페다 보니, 효율보다는 민주적 관리 및 사회적 가치에 더 집중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8명의 조합원이 모인 조합이다 보니 어떠한 결정을 할 때 다양성 존중이라는 무제에 부딪치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효율이라는 난관을 맞닥뜨릴 때도 있다. 어떠한 절차를 지키지 못하고 빨리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기는 건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Q. 어떻게 극복했나.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우리가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의견을 잘 전달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하나씩 헤쳐가고 있다. 아직도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핵심은 과정이라 생각한다. ‘함께 조율하며 가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 혐동조합 카페 '공간 책바람'

Q. 많은 열정이 느껴진다. 현제 카페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개업 후 1년 정도 우리만의 운영방법을 찾기 위해 ‘오픈클럽’과 구청 지원 사업, 다양한 인문학 강연으로 공간 책바람을 운영하고 홍보에 힘썼다. 정말 거짓말같이 운영되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나름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강연과 모임은 대부분 멈춘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공간 책바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고 2년간 쉼없이 달려온 조합원들도 여유를 갖고 각자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잠시 숨고르기 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끊임임 없이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발전 과정을 겪으며 변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전을 통한 발전 과정을 겪으며 나의 삶의 방식, 에너지를 새로운 차원에서 재분배하게 됐다. 현재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니 모든 것이 새로워지기 시작했다. 취향과 적성 상관없이 모든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까. 또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상대방에 이야기에 귀 기울어 듣는 습관도 생겼다. 함께 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개인적으로도 큰 변화를 느꼈을 만큼 핵심적인 요소라 생각한다. 이 모든 걸 혼자가 아닌 조합원과 함께, 응원해준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모든 것에 감사한다.

▲ 혐동조합 카페 '공간 책바람'

Q.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인, ‘공간 책바람의 유지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아마도 서로에 대한 믿음,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 아닐까 싶다. 제각기의 사람들이 모였지만 공간 책바람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 등이 우리의 유지 비결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큰소리로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면서 미운 정, 고운 정 들어가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될 예정인가.

▲ 도서 '책과 바람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부분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갈 것이다. 내년부터는 근대철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해 나갈 예정인데 고대 중세를 거치며 내용이 점점 어려워져서 걱정이긴 하다. 하지만 함께 해나가는 것이니 믿고 따라가 보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한번쯤은 삶을 리셋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고 싶다. 그때가 꼭 지금은 필요는 없지만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하루하루 뜨거운 의미로 채워 살아가길 바란다. 우리 역시도 이런 물음에 고민하고 함께하는 여정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냈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책에 담은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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