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0.10.30 03:46

코로나19로 갈 길 잃은 '2020 한국영화산업'

수입배급사협회 목소리 줄고, '코로나 치료제가 나와야 정상화' 한 목소리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코로나19로 뒤덮힌 현재, 한국 극장가를 책임지는 신작 영화는 외화 뿐이다. 이뿐 아니라, 막대한 제작비로 작품과 인기를 두루 갖춘 국내 개봉 예정작들은 하나, 둘 190개국 온라인 개봉이 가능한 글로벌 OTT서비스 넷플릭스로 갈아 타고 있다.

위처럼 코로나19는 살아남을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상반기부터 극장가를 강타했고, 지금도 출구전략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어떤 방법도 묘책이 될 수 없다.

▲ 아트나인에서 열린 '2020 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토론회'컷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제공)

다만 코로나에서 구하소서...

28일 오후 이수역 예술전용극장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2020 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토론회'가 열렸지만 1부와 2부 통틀어 누가봐도 합리적인 해결 방안 없이 마무리됐다.

그나마 눈에 띄는 해결 방안이 하나 제시됐다면, 이날 토론회 2부 패널로 참가한 조성진 CJ CGV전략지원담당이 언급한 미뤄지거나 예정된 신작들의 개봉 뿐이다.

조성진 전략지원담당은 비록 코로나19로 영화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지만, 누적관객수 435만 7천명(9월 18일 기준)을 돌파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처럼 흥행작의 존재를 강조하며, "과감한 결정과 극장 개봉 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 속의 영화계와 극장가 해법으로 "신작 상영 편수를 늘려보자"라며 정면돌파를 주문했다.  

영화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는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기 전엔 정상적인 상영과 매출 성적이 어렵다"라고 반박하며, "대형 극장 3사의 매출이 5천억원에 불과하다면 이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사태 악화에 따른 개봉 여부는 상식적으로 불투명하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영화진흥위원회 김현수 정책사업본부장은 발제를 통해 '2020년 영화관 입장권 매출'(9월 기준)을 설명하면서, 관객수는 4,985만 6,089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70.7%나 급감했으며, 매출액은 2019년과 비교해 70.7%가 감소한 4,242억 9,174만 4,310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김현수 본부장 발제에 따르면, 2019년 관객수는 전년 9월까지 집계된 기준으로 약 1억 7천만명이다. 동기준으로 올해가 약 4천2백만명이라면 4분의 1도 안된다.

참고로 지난 2월 영진위가 발표한 '2019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19년 총 관객수는 약 2억 2,668만명이다. 이어 총 매출은 1조 9,140억원이다.

한편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도 객석 자유발언을 통해 "어떤 제작자가 자기가 만든 영화를 보고 싶지 않겠나"라고 반문하고, "현재 흥행이 불투명한 작품들을 극장에 내걸려면, 개봉에 따른 상생 지원과 자구책도 이어져야 한다"라며 극장주를 포함한 정부, 영화계의 유동적인 조치 협력과 지원을 강조했다.

특히 영화관 입장권 수익을 두고 극장과 제작사가 나눠갖는 비율인 부율 조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해법이 보이지 않는 한국영화산업, 출구전략이 나올까

현재 한국 극장가는 관객수가 작년 동기간과 비교해 반토막도 아닌 4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해외 영화 시장에 비하면 준족의 상황이지만, 극장주는 물론 제작사와 배급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비어만 가고 있다.

한편 1부에서 토론된 IPTV(건당결제 T VOD)와 OTT(정액결제 S VOD) 스트리밍 서비스는 상호 협의와 해결방법 제안과는 다소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대부분의 목소리가 넷플릭스(글로벌 OTT)에 이어 왓챠(토종 OTT)로 집중됐다. 반면 국내 지상파 방송3사와 SK통신사 합작 OTT서비스 웨이브, CJ OTT종합 서비스 티빙, KT통신사 무료 패키지로 제공되는 시즌(Seezn)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다.

수입배급사들의 입장은 1부 토론회 패널로 참가한 최광래 JNC미디어그룹 대표의 발언 등이 가장 눈에 띄었다. 

최 대표는 "부가판권시장에서 과연 정당한 가격을 받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스크린에서 IPTV 혹은 OTT로 서비스 되기 전, 즉 수익 보존을 위해 설치된 유예기간 '홀드백'이 늘어나야 된다고 지적했다.

최광래 대표에 따르면, "해외 대형 배급사들의 경우 한국 영화시장에서 12개월의 홀드백이 있어, 더 많은 콘텐츠 수익을 올린다"라며, "정작 국내 영화사와 배급사들은 6에서 8주 정도의 홀드백 기간만 있고, 이것도 종료되면 무료로 방영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또한 OTT기업들의 수입정산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S VOD(OTT) 매출이 T VOD 매출에 위협적"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박 의견도 있었다.

IPTV 홈초이스 강문경 차장은 "Svod 매출이 Tvod 매출에 위협이 된다는 최 대표 주장은 공감하나, 사전에 치밀한 분석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수입배급사협회發 성명서에서 보여줬던 날선 비판이 이번엔 '무뎌졌다'는 이야기도 이번 영화산업 토론회 1부가 끝난뒤 주변에서 들렸다.

하물며 2부에서는 "치료제, 백신이 나와야 극장 개봉도 정상화 된다"는 목소리가 눈에 띄는 이야기였다.

멀티플렉스 3社 입장권 수익 배분 개선한다면, 제작/배급사 적극 나설 듯

앞서 원동연 대표 의견과 마찬가지로 리틀빅픽쳐스의 권지원 대표도 2부 토론 패널로 참가해 배급사와 극장 입장권 수익 비율(부율)을 7대 3으로 분배해야 개봉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리틀빅픽쳐스 권 대표는 "지난 2월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영화 '사냥의 시간'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개봉도 못하고 미루다, 4월 말 넷플릭스에서 온라인으로 개봉, 제작비와 일부 수익을 남겼다"라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또한 "부가수익을 기대할 수 없어 허탈감도 컸고, 자금 순환도 안되고, 재투자가 불가한 악순환만 남았다"라며 현재까지 영화사가 처한 어려움과 고통을 토로했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