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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10.21 19:01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알렉스 저자, 반려견의 문제행동은 잘못된 관계 설정

개와 인간이 함께 행복하고 조화로운 삶이 되길…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반려인구 천만 시대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인이라는 이야기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용품부터 반려동물만을 위한 고급 서비스를 소개하는 기사는 이미 우리 생활에 반려동물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반려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엔 유기견이라는 어두운 부분이 존재한다. 반려인구는 느는 추세인 반면, 유기, 유실 동물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반려동물에 관심의 크기와는 별개로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반려동물의 귀여운 외모만을 보고 그 이면을 보지 못한 결과일까. 한 유명 수의사는 유기견이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행동학적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견주와 반려견, 성격으로 인한 문제라는 의미인데, 말을 하지 못하는 반려견과 문제행동을 조율해 나가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반려견과 끝까지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의 알렉스 저자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반려견과 보호자, 우리로 확대하는 것이 첫 번째라 말한다. 관계 설정이 잘못되면 문제행동이 생기기 쉽다는 설명이다.

그를 만나 반려동물과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알렉스 저자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반려동물에 대한 강의도 하고 글도 쓰고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간이 반려동물과 보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교육과 문화를 알리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반려견 해피니스 엑스퍼트나 반려견 해피니스 컨설턴트라고 말하기도 한다. 

Q. 반려견 트레이닝을 탐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
 평소에도 반려견에 대한 관심도 애정도 많았다. 업무 때문에 미국을 처음 갔었는데, 일 외의 시간에는 용품점, 트레이닝 센터, 구조소 등 온통 개와 관련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은 산책하는 강아지를 유심히 관찰했었는데 하나같이 느슨했다. 느슨하다는 건 편안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의 개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불안과 두려움에 가득 찬 아이들이 많은데, 왜 이런 차이가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고민 끝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탐구하기 시작했다.

Q. 구체적으로 어떻게 탐구했나. 또 그 차이는 찾았는지.
 교육에 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전문가가 되는 과정을 살펴봤다. 미국에서 반려견 전문가가 되는 과정은 국내와 아예 달랐다. 우리나라는 도제식으로 습득한 경험으로 훈련사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론적인 부분을 서적과 강의로 다지고 실제로 경험을 쌓는 비중이 훨씬 높았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훈련사가 받는 교육이 경험적 지식이 아닌 과학에 근거한 지식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숙달할 수 있는 교육 풍토가 있기에 인간과 개가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된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반려견과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

▲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알렉스 저자

Q. 바쁜 와중에 이번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더 좋은 것이 있으면 생활에 대입도 해보고 지인과 공유하지 않나. 비슷한 마음이었다. 반려견 선진국과 같은 북미와 유럽을 수차례 방문하고 생활하며 경험한 지식을 국내에 소개하고, 공유하고 싶었다. 국내에는 반려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서적은 있으나, 문제없는 행복한 생활을 위한 관계의 정의, 반려동물의 행동과 감정을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기관이나 서적은 없다. 이 책이 개와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기여하길 바란다.

Q.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는 어떤 책인가.
 한마디로 인간과 개의 관계와 감정에 초점을 둔 책이다. 반려생활에 생기는 문제는 보호자와 반려견의 관계 설정이 잘못돼서 생기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한 반려건의 행동 문제는 감정 문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서로 연관성이 높다. 이 책은 반려견과 보호자의 관계, 반려견의 감정 변화를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도서다.

Q. 반려견마다 성격과 문제행동이 각기 다를 수 있는데, 책으로 가능할까.
 물론 개의 특성, 경험.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으로 동일한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상 행동이 생기는 방식은 동일하다. 예를 들어 낯선 방문객이 찾아왔다고 상상해보자. 어떤 개는 두려워해서 입질을 하며 달려들지만, 어떤 개는 물러서서 경계한다. 이 두 녀석은 방식은 다르지만, 방문객에 대한 두려움은 같다.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방식은 동일하다는 이야기다. 책에서는 이러한 접근 원리와 교육방법을 설명하고,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대처법을 소개했다. 물론 책 한 권으로 완벽히 배울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책을 통해 시작하고 경험하며 조금씩 완벽에 가까워 지길 바란다.

▲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알렉스 저자

Q. 설명을 들으니 흥미롭다. 책은 어떻게 구성했는가.
 반려견과 올바른 관계 설정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다음은 개의 언어와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사진과 그림을 첨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이해했다면 실전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반려견의 주요한 감정 문제와 그로 인한 이상 행동을 소개하며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밖에도 사회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Q. 최근에는 반려동물 교육과 관련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도서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
 이 책에서는 반려견을 단순히 미천한 동물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이 있는 동물이자 가족 구성원으로서 접근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반려견의 감정에 접근할 때도 도제식으로 습득한 지식이 아닌,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학적 배경을 가지고 설명하는 콘텐츠는 부족하다. 이 책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반려견 트레이닝을 행동학, 심리학, 인지학, 발생학 등의 과학적 이론으로 접근한 방법을 담았다.

▲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알렉스 저자

Q. 최근 반려견의 공격성으로 인한 이슈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공격성 같은 부분도 훈련을 통해 가능할까.
 공격성은 보호자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반려견이 주변 환경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때 발생한다. 어떤 개는 위협적인 자극을 피하려고 하기도 하고, 어떤 개들은 반대로 달려들어 쫓아내려고 한다. 이렇게 개는 행동하는 방식이 의외로 단순하다. 그렇다면 어떤 훈련법이 필요할까. 사회를 안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사회화 과정이라 하는데 다양한 자극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개의 공격성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주안점이라 할 수도 있겠다.

Q. 결국, 반려견의 감정을 읽고 유대감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가님만의 팁이 있다면.
 자기중심적 사고를 반려견과 보호자, 우리로 확대하는 것이다. 산책을 나가도 내가 원하는 속도로 내가 가고자 하는 길만 가는 게 아니라 반려견이 무엇을 쳐다보고 어떤 냄새를 맡을지 살피는 것이다. 그에 맞춰 적절한 대응도 필수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유대감이 깊어지는 것이다. 반려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생뗵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자신의 장미를 위해 벌레를 잡고 바람막이를 만들어 줬던 것처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알렉스 저자

Q. 반려 인구가 늘고 있는 추세인데, 반려견 입양을 희망하는 독자들이 있을 거 같다.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반려견은 우리 삶에 행복과 즐거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반려견이 있기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하지만 가족이 되는 순간부터 보호자에게는 크나큰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그 책임이 부족하면 이상 행동이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등 불행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개라는 동물의 특성, 본능, 소통 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관리와 교육방법’을 미리 익히고 준비하길 바란다. 

▲ 도서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긍정 강화 트레이닝과 클리커 트레이닝을 보급하는 기관인 Karen Pryor Academy(KPA)에서 한국 매니저 활동을 하고 있다. 영어의 장벽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양질의 정보를 내년부터 우리 말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반려동물 트레이너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영어라는 장벽으로 포기하지 않도록 말이다. 또 다양한 반려동물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국내에 아직 보급되지 않은 퍼피 클래스나 해외 반려 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참 감사함에 벅찬 요즘이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출판사부터 추선사를 남겨준 영화배우 김수로님, 행동전문 설채현 수의사, 서울대학교 수의대 황철용 교수님 그리고 동물보호 활동가인 이순영 트레이너, 또 칭찬과 응원을 아낌없이 해주신 독자들까지. 어떻게 감사함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유용한 정보를 더욱 많이 나눌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느꼈던 문화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그리고 나아가 인간과 개가 조화롭게 지내 행복하게 살아가는 개들이 많아지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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