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칼럼
  • 입력 2014.01.06 16:52

[기자수첩] 김연아의 의연한 자세 (1)

한일매스컴을 넘어선 김연아, 유망주 키우며 미래 다져

기자수첩을 둘로 나눠 써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김연아 선수의 의연한 자세>, 두 번째는 <경쟁이 없다면 미래도 없어>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몇몇 이슈를 기사화하며, 배경과 내막을 보도하는데 매우 인색했다. 이는 결국 인물 관련 기사와 찬반 논란이 전부라는 이야기이다. 가령,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 마오를 비교하는 기사는 자주 보여도, 한일 피겨 계의 동향을 보도하거나 비교하는 기사가 거의 없다. 즉, 독자로 하여금 나무 한 그루 놓고, 긍부정으로 나눠 집중토록 하고, 정작 숲은 다루지 않았다. 

위 같은 논리는 산업계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일례로 외국기업과 대기업의 시장진출을 찬반논란으로 닫아걸고, 그 이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거부한다. 어떤 면에서는 매스컴이 중립성을 버리고 매우 정치적으로 보도한다. 국내매스컴의 이분법적 태도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왜곡된 정보와 피해를 안겨줄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제목과 문장만이 나부끼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서문원 기자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 12월 김연아 선수가 자그레브 국제피겨대회 출국 전 인터뷰에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향해 "아사다 마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 서로 피하고 싶은 존재지만 동기부여가 되기에 고마운 선수"라는 말이 기억난다.

현실을 보면 김연아 선수는 세계기록을 가진 챔피언이고, 아사다 마오는 그녀 뒤를 쫓는 경쟁자다.

이 같은 구도는 5일 '2014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에서 김연아 선수가 받은 227.86점으로도 충분히 증명됐다. 또한 김연아 선수가 프리경기를 마치자, KBS 조건진 아나운서가 "김연아, '올클린 김연아'입니다"라고, 이 날 경기를 평가한 그 한 마디가 상징적으로 비춰졌다.

▲ 5일 고양 빙상링크에서 펼쳐진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프리 경기를 마치고 활짝 웃는 김연아선수 모습(출처 KBS2TV)

김연아, '올클린 김연아'입니다

그럼에도 한국피겨계가 과연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지 의문되는 두 가지가 여전히 잔상처럼 남아있다. 하나는 한일 매스컴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피겨계의 인프라다.

먼저 일본을 보자. 자국 선수들의 실력이 모자라는데 각종 매스컴과 자본력을 이용해 심리 압박을 통한 편법으로 한국의 김연아 선수를 누르고, 1등을 해보려는 일본의 모습은 경쟁이 아니다. 그냥 '어거지'다. 덧붙여 스포츠 정신을 크게 훼손한 비양심적인 모습이다.

덧붙여 왜 국내 언론사들은 외신에서 보는 김연아 선수는 앞다퉈 보도하면서, 정작 국내 관전평은 하나도 안보이는지 의아스럽다. 가령, 최근 일본에서도 별로 주목 못받는 김연아 폄훼 기사나 아사다 마오 관련 보도를 제목삼아, 국민과 네티즌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속칭 '낚시질'에 연연하는지? 어느 나라 매스컴인지 헷갈린다.

또한 국내 매스컴은 피겨 전용링크가 없는 현실을 꼬집는 기사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김연아 선수 소속사 올댓스포츠가 김해진, 김진서, 박소연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피겨계 스타가 유망주를 육성하는데 왜 국내미디어는 외면할까?

▲ 일본이 자랑하는 5만명 규모의 국제피겨스케이트장인 도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모습. 이곳은 여름에 파이터경기장 및 한류 스타 공연장으로도 활용된다. 반면 한국은 돔형태의 아레나 공연.경기장이 경기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가 유일하다. 이곳은 건립된지 2년이 넘었지만 경기도청과 가평군 자금사정으로 주변 도로공사가 진척되지 못한 실정이다. (출처 일본빙상연맹)

日 피겨 메카 '얼음폭풍프로젝트' 부러워할 때는 지났다

김연아는 오늘도 미래유망주 육성을 직접 나서고 있다. 그럼 정작 빙상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수년전부터 매년 마다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피겨전용링크'를 짓겠다며 각종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진척된 사안이 단 한 개라도 있는지?  

지난 주말 4일과 5일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이 열린 경기 고양시 얼음마루경기장은 하키대회가 열리는 복합경기장이다. 즉 피겨 전용링크가 아니다.

반면 일본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피겨 유망주 육성프로그램인 '얼음폭풍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재 일본 전역 25개의 피겨 전용링크를 보유하고 있다. 7년 전 일본 위성방송 BS1에서 방영한 일본 빙상계의 '얼음폭풍작전' 내용을 보면, 이들의 노력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전방위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가령, 일본 나가노현에 위치한 '노베야마 스케이팅 경기 강화센터'는 매년 여름이면 빙상연맹이 주최하는 신인 발굴 합숙훈련 프로젝트 '노베야마 합숙'(전국 각 지역에서 유망주 80명 선발대회 개최 및 참가자격부여)가 진행된다. 이곳에서 기초체력, 순발력, 근력, 민첩성을 토대로 선발. 이 뿐 아니라 신인유망주를 상대로 심리강화훈련도 병행한다. 개인경기이다 보니 피겨선수들이 받는 심리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본 빙상연맹은 이 '얼음폭풍 프로젝트'를 토대로 10년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 4일(토요일) 진행된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의 쇼트 화면캡처. 링크 한가운데 김연아를 뒤로 좌측 펜스에 대형 청색 차양을 둘러친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한편 이 경기장은 국제피겨스케이팅대회를 추진할만큼의 규격은 아닌것으로 알려져있다. (출처 KBS2TV)

김연아의 의연한 자세

김연아 선수가 최근 의연한 자세로 피겨 유망주와 전속계약을 맺고 전국선수권대회와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이유는 단 하나다. 김연아가 직접 유망주를 육성하는 것만이 한국 피겨의 미래를 담보할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훈련장과 여건이 열악한 가운데 캐나다와 해외 각지에서 유망주를 육성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연아는 그동안 '김연아 경기장'을 지어주겠다고 나선 지자체와 문화부가 손을 내밀때마다 고마운 마음으로 나섰다. 하물며 외신은 2018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는데 김연아의 역할이 컸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당시 유치전에 참석한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그녀 옆에서 사진 촬영하기 바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유치된지 벌써 4년이 지났고,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까지 불과 4년 밖에 안남았다. 이 시점에서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지자체의 빙상발전정책 실현가능성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 즉 김연아와 국내피겨팬이 정부로부터 뭔가 기대하는 것 자체가 지금은 '시간 낭비'라는 이야기이다. 

아래 영상은 5일 진행된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김연아 쇼트 장면이다. (출처 KBS 2TV)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