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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0.08.12 18:00

'부다페스트 스토리' 변함없는 악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

'올 여름 주목해야할 영화' 갈수록 폭발하는 서스펜스

▲ '부다페스트 스토리' 스틸컷2(알토미디어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1일 도쿄신문 인용보도에 따르면 "발을 밟은 사람은 밟힌 사람의 아픔을 모른다"라며 전후 75년을 맞아 과거 한국에 고통을 준 일본의 겸허한 태도를 주문했다. 

하지만. '발을 밟았다' 그리고, '밟혔다'라는 표현이 과연 옳은걸까. 수를 헤아릴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 제국의 착취 폭거와 전쟁이라는 명분아래 성노예로 동원돼 힘없이 학살되거나, 씻을수 없는 상처와 피해를 입었는데?

더 큰 문제는 도쿄신문이 일본에서 아사히, 마이니치와 더불어 전범 과거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몇 안되는 언론사라는 점이다. 

13일 개봉예정작 '부다페스트 스토리' 올 여름 주목해야 할 영화 

화제를 돌려, 헝가리 영화 '부다페스트 스토리'(15세 관람가)가 오는 13일 개봉한다. 자세히 보니,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한 인물이 최근 전쟁 75주년 기념 칼럼을 올린 도쿄신문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다름 아닌 빈체 베르체스(레반테 몰라르). 직업은 사냥꾼. 제2차 세계대전 중 동네 주민들과 함께 러시아 부역자로 떠난뒤 이내 실종됐던 인물이다.

러닝타임 112분의 '부다페스트 스토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이 시대 배경. 당시 부다페스트를 돌며 실종 군인 가족을 상대로 사기를 치던 한코 발라주(사보 킴멜 타마스)가 빈체의 아내 유디트(비카 케레케스)를 만난뒤 벌어지는 엽기적이고 황당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올 여름 주목해야 할 개봉작 중 하나다. 작품성과 흥행을 두루 갖춘데다 피부로 스며들만큼 오싹한 서스펜스가 한가득 담겼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감독 아틸라 사스의 집요하고 촘촘한 연출이 단순하고 볼품없는 이야기를 셀 수 없는 긴장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간다.

▲ '부다페스트 스토리' 스틸컷(알토미디어 제공)

알토미디어가 수입/배급하는 '부다페스트 스토리'는 작년 하반기 유럽에서 인기를 모았던 헝가리 영화다. 헝가리어 제목으로 'Apró Mesék'인 이 작품은 한국어로 '작은 이야기' 혹은 '별 볼일 없는 이야기'로 2차세계대전 전후 독일군에 이어 소련군이 주둔했던 헝가리가 배경이다. 

일제 36년 지배를 받았고, 일본군에 이어 전후 미군에 다시 점령됐던 한국과 유사한 역사를 가진 나라가 헝가리다.

또한 이 나라 사람들도 한때 나치군으로 혹은 부역자로 참전해 러시아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됐거나, 헝가리 독립군으로 소련군에 합류해 나치와 싸우다 꽤 오랫동안 생사조차 확인 못했다. 나라 잃은 국민의 설움과 혼란이란 한국과 다를 바 없었다.

영화 속 주인공 한코와 유디트는 전쟁이라는 참극이 아니고는 만날수 없는 사이다. 한코는 혈혈단신으로 전쟁의 파고를 넘었으나, 결국 생계형 범죄로 도심을 떠돌며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유디트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폭력을 견뎌내고 유일한 피붙이 아들 비르길(베르셀 토트)과 함께 끼니를 걱정하는 엄마로 산다.

변함없는 악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 극적 긴장감으로 에워싸

'부다페스트 스토리'는 빈체라는 인물의 등장이 영화의 큰 맥락을 형성한다. 변함없는 악에 대한 감독의 집요하고 탁월한 통찰력이 녹아있다.

이 작품은 시대와 상관없이 곳곳에서 자행되는 가정, 사회, 국가 속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살인, 나아가 역사적 비극의 발생 원인을 반추한다. 아울러 성서의 욥기처럼 사악함으로 야기된 폐해를 가까스로 극복한 인간의 사투를 담고 있다. 

러닝타임 112분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극한의 서스펜스와 훌륭한 이야기를 관객 여러분들께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덧붙여 13일 오픈하는 '부다페스트 스토리'는 첫날 전국 개봉관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해 사전에 예매를 하거나, 상영관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 보다 편한 관람이 될수 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이지만, 예술영화로 분류돼 관객의 호응에 따라 상영관이 확대될수 있다는 것. 관람 후 온라인 평점을 권유하는 바이다.

▲ 부다페스트 스토리 티저포스터(알토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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