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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정한호 기자
  • 영화
  • 입력 2020.08.05 08:49

[S톡] 이정재, 때론 표범 같고 때론 사자 같은

▲ 이정재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정한호 기자] 빌런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이정재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최강 빌런 탄생을 선포했다.

2012년 ‘도둑들’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동료들을 배신하는 ‘뽀빠이’로 분해 비주얼 빌런을 선보인 이정재는 2013년 ‘관상’ 수양대군, 2015년 ‘암살’ 염석진에 이르기까지 개성 넘치는 악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정재가 악역을 맡으면 흥행에 성공한다’는 공식이 성립할 만큼 탄탄한 연기력과 흥행성까지 겸비한 이정재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이 세상에 다시없을 극악무도한 악역을 선보였다.

이정재가 연기한 ‘레이’는 사람 잡는 ‘백정’으로 불리는 킬러. 조직의 보스인 형이 ‘인남’ (황정민 분)에게 살해된 것을 알고 복수를 위해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다. 매신 등장 할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패션을 선보이며 냉혈한다운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정재는 시시각각 변하는 분위기로 고양이과 맹수들을 연상시키며 관객의 숨을 멎게 만든다. 

처음 인남을 향해 이빨을 드러낼 때에는 사냥감을 향해 낮은 자세로 접근하는 치타의 은밀함을 느끼게 한다. 본격적인 추격에 성공해 일대일 결투를 벌이다 아쉽게 놓친 후 인남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어둠에서 먹잇감을 노리는 표범의 섬뜩한 눈빛을 발산한다. 

이어 인남을 쫓는 또 다른 무리들과 만난 신에서는 백수의 왕임을 공고히 알리는 포효하는 사자다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랄하고 더욱 무자비하게 폭주하는 레이는 인남을 쫓는 것을 잊은 듯한 누구든 잡히면 목숨을 끊어야 하는 살인에 미친 절대악으로서 사람이 아닌 살인귀로 관객의 마음을 쥐고 흔든다.

이정재는 ‘레이’로 더 이상 없을 캐릭터를 완성했다. 시선을 모으는 타투, 화려한 의상, 날이 선 차가운 표정, 여기에 일본에서 자란 교포의 어딘가 다른 말투로 존댓말이지만 담긴 뜻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대사까지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사한다.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이정재를 보는 것만으로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봐야하는 큰 이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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