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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인터뷰
  • 입력 2020.08.01 00:00

[S인터뷰②] ‘모차르트!’ 김준수, “내가 동방신기인 걸 모르는 팬도 많아”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모차르트!’ 김준수가 그룹 동방신기로 활동했던 과거부터 방송 활동이 어려운 현재 상황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 서울에서 뮤지컬 ‘모차르트!’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천재 음악가의 인간적인 고뇌와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풀어낸 극본과 클래식하면서도 대중적인 뮤지컬 넘버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어느덧 여섯 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 초연으로 뮤지컬 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김준수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고 고뇌와 슬픔에 가득 찬 모차르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호평을 들으며 공연을 완벽하게 매진시켰다. 이후 김준수는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한 것은 물론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 분야에서 자신만의 탄탄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오랜만에 뮤지컬 ‘모차르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이 궁금하다.

김준수: 노래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 10년 전 ‘모차르트!’ 속 넘버의 가사와 멜로디에 감명을 받았었는데 오랜만에 연기하니 새록새록 그때의 감정이 떠오르더라. 사실 아직도 ‘황금별’을 들으면 행복하고 즐거워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감정 조절이 잘 안 된다. 10년 전의 감정이 남아 있어서인지 자꾸 무대에서 눈물이 글썽거리게 된다.

또 어떻게 보면 10년 전 제 상황이 극 중 모차르트와 흡사했기에 푹 빠져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 내 속마음을 이야기하지도 않았는데 왜곡하거나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말하는 게 답답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책임감을 느껴야 하고, 질타받는 게 당연하다지만, 그때의 저는 어리기도 했고 억울했다. 내가 뭘 잘못했지 싶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모차르트를 통해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응어리를 해소했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뮤지컬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힘이 됐던 조언이 있나?

김준수: 제가 처음에 ‘모차르트!’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성악, 오페라 발성이 뮤지컬의 기본 틀 같은 분위기라 고민을 많이 했다. 어설프게 그런 발성을 따라 하고 흉내 냈었는데 당시 유희성 연출님이 “네가 가고 있는 길이 절대 틀리지 않을 거야”라며 “관객들은 네 연기와 노래의 개성을 살린 너의 모차르트를 보려고 티켓을 끊는 거다. 왜 같은 역할에 배우가 여러 명이겠냐. 각자 자기에게 맞는 배우를 골라보는 거다. 어떤 배우건 호불호가 있다. 네 장점과 개성을 부각해라. 단, 너무 이질감 느껴지지 않게 해라”라고 조언해주셨다. 갈피를 못 잡다가 이 말을 듣고 방향을 잡았고, 용기를 얻었다. 아직도 감사해 하고 있다.

Q. 10년간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하는 동안 전환점이 된 작품이 있다면?

김준수: 우선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을 꼽자면 ‘모차르트!’다. 이제 가수를 포기해야 하나 하는 마음일 때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엘리자벳’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더는 사랑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엘리자벳’을 통해 제18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아이돌이 뮤지컬 한다’가 아닌 뮤지컬 배우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것 같다.

뮤지컬로 재기 아닌 재기를 하게 되면서 보답하고 싶었고, 대한민국 뮤지컬의 하나의 축이 돼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후 두렵긴 했지만, 일조하고 싶은 마음에 창작 뮤지컬에 겁 없이 뛰어들었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지금도 1년에 한 작품 정도는 창작 뮤지컬에 참여하려고 노력 중이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지난해 10년 만에 TV조선 ‘미스터트롯’, MBC ‘공유의 집’ 등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김준수: 군대에 있을 때 할 게 없으니 TV를 많이 봤다. 여러 프로그램을 보는데 친한 동료들부터 제 또래 동료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물론 섭외가 오진 않았지만, 섭외가 왔더라도 ‘나갔을까?’ 싶은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나갈 수 있는데 안 나가는 것과 못 나가는 건 천지 차이더라.

군대에 있는 동안 사람들이 날 어려워하는 걸 보고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졌다. 저는 예전보다 조금 단단해진 건 있지만, 데뷔 전이나 데뷔 초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를 인간적이지 않고, 딱딱하고, 냉혈한일 것 같고, 스타라고 해서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으로 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후임 등이 ‘형이 이렇게 웃길 줄 몰랐어요’라며 놀라는 걸 보고 의아했다. 생각해 보면 재판과 관련된 기사 같은 것만 뜨니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웃음). 그래서 어떤 방송이든 간에 얼굴을 비치고 대중과 소통하고 싶었다.

덧붙이자면 ‘공유의 집’ 같은 경우는 방송될까 싶었다. 이전에도 녹화 날짜가 잡히고도 편성을 못 받은 경우가 많아서 불안했었다.

Q. 예능에 대해 호의적인 느낌이다. 출연 제안이 온다면 나갈 것인가?

김준수: 바라고는 있는데 쉽지는 않다(웃음). 오랫동안 뮤지컬, 콘서트 등만 했기에 편안하게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출연하고 싶다. 제가 원해서 신비주의를 하는 게 아니라 방송에 못 나가는 것인데 저와 관련된 역사를 잘 모르거나 어린 분들은 제가 방송을 안 나가는 줄 알더라. 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면 저에 대한 선입견도 어느 정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게 꿈을 꾼 것 같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하지만 방송 출연이 없는 와중에도 공연을 통해 새로운 팬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김준수: 뮤지컬로 팬이 된 분 중에 제가 동방신기 혹은 가수였다는 걸 몰랐다는 분들이 많더라(웃음). 기존의 팬들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서 뮤지컬로 시작해 제 앨범까지 좋아해 주시는 경우가 많아 뿌듯하다. 아마 제 팬 중에 동방신기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팬은 3분의 1도 안 되지 않을까.

Q. 준수 씨가 그간 대중과 만날 수 있었던 유일한 창구인 뮤지컬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김준수: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제가 4집까지 앨범을 내면서 그동안 단 한 번도 방송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런데도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셨기에 매 순간 기적이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한편 뮤지컬 ‘모차르트!’는 오는 8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준수, 박강현, 박은태, 김소향, 김연지, 해나, 민영기, 손준호, 신영숙, 김소현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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