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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인터뷰
  • 입력 2020.07.31 09:00

[S인터뷰①] ‘모차르트!’ 김준수, “티켓 파워? 지금까지 온 게 기적... 사랑 과분해”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모차르트!’ 김준수가 굉장한 티켓 파워에도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 서울에서 뮤지컬 ‘모차르트!’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천재 음악가의 인간적인 고뇌와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풀어낸 극본과 클래식하면서도 대중적인 뮤지컬 넘버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어느덧 여섯 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 초연으로 뮤지컬 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김준수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고 고뇌와 슬픔에 가득 찬 모차르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호평을 들으며 공연을 완벽하게 매진시켰다. 이후 김준수는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한 것은 물론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 분야에서 자신만의 탄탄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뮤지컬 배우 김준수와 데뷔를 함께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특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0주년 공연을 함께한 소감이 궁금하다.

김준수: 10년 전 지금 공연 중인 ‘모차르트!’라는 작품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첫발을 뗐다. 10주년 기념 공연에 서게 돼 영광이고 감회가 새롭다. ‘모차르트!’를 다시 하는데 10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 ‘모차르트!’를 통해 위안받으며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

Q. 10년 전에 공연한 ‘모차르트!’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김준수: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 생각과 의견을 말하는 등 작업 스타일 자체가 바뀌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첫 뮤지컬이다 보니 정제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기술적인 면모와 10년간 갈고 닦은 노하우가 쌓인 것 같다. 이 때문에 되려 이번에 모차르트를 너무 기교적으로 대할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번에 ‘모차르트!’를 보러와 주시는 관객 중 아마 3분의 1 정도는 초연을 보신 분들일 거로 생각해 기술적인 걸 내려놓고 예전의 스타일을 살려내면서 공연하려고 노력했다. 그때의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무대 자체의 규모 등이 달라졌기에 당연히 10년 전보다 더 좋은 작품으로 느끼실 거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모차르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을 말했다고 했다. 반영된 아이디어가 있다면 알려달라.

김준수: ‘모차르트!’가 이번이 여섯 번째 시즌인데 제가 세 번째 시즌부터 다섯 번째 시즌까지 불참했다. 그사이에 공연이 무척 바뀌어서 넘버 ‘빨간 코트’가 생략됐다고 하더라. 저는 초반에 ‘빨간 코트’를 통해 모차르트의 명랑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관객들이 ‘모차르트는 원래 비극적인 아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그래서 대표님에게 ‘빨간 코트’를 통해 모차르트의 대비된 모습을 강조했으면 좋겠다며 꼭 넣었으면 한다고 말씀드렸다. 물론 저 때문에 삽입된 것은 아니고 이후 회의를 통해 모두가 좋다고 생각했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저는 남작부인이 ‘황금별’을 부를 때 금은보화를 본듯한 표정과 마음으로 바라보는데, 연출께서는 오히려 분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 전 ‘황금별’은 모차르트에게 주문이라고 생각한다. 모차르트가 그토록 찾고 싶었지만, 말로 표현되지 않던 부분을 남작 부인의 입을 통해 ‘이거였어!’라며 꿈과 환상을 보는 것이지 않나. 그래서 누구보다 황홀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설득이 됐다며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다.

Q.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많은 타격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모차르트!’를 찾는 관객들에 대한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김준수: 매번 어떤 무대를 서더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섰지만, 이번엔 상황이 상황인지라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토록 어려운 상황에 우리 공연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특히 방역 절차가 까다롭지 않나. 사실 귀찮기도 하고. 또, 마스크를 세 시간 동안 끼고 있어야 하는 게 답답하실 텐데도 커튼콜 때 보면 단 한 명도 마스크를 내린 분이 없더라. 감동이었다. 그런 수고를 하면서도 와주신 관객분들께 보답하려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배우들에게는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게 당연한 일상인데, 이번 사태를 통해 ‘그런 일상이 귀한 거구나’라고 깨닫기도 했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뮤지컬 배우 김준수는 어마어마한 티켓 파워로 유명하다. 많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부르는 힘과 관련해 당사자의 생각이 궁금하다.

김준수: 저는 뮤지컬 무대에만 섰을 뿐 홍보를 위해 어떤 방송 등에 나간 적이 없다. 같은 작품을 해도 저를 제외한 주연 배우들만 홍보에 나서는 걸 볼 때면 마음이 안 좋기도 했다. 그런 자리에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연인도 떨어져 있으면 마음이 식기 마련인데 저는 일개 연예인이다. 보통 매체를 통해 팬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오직 공연뿐이었다. 그런데 공연을 보러 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그래도 지금까지 이렇게 이어진 과분한 사랑에 감사하고 있다. 앞으로 언젠가 지금과 비교해 예매율이 줄어들고 매진 횟수도 떨어지겠지만, 지금까지 온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적이 어디까지 갈까 생각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다.

Q. 준수 씨의 공연을 보는 동안 유난히 몸이 부수어질 듯 연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준수: 저는 다른 배우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팬분들뿐만 아니라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들도 “너는 어떻게 그렇게 내일이 없이 하느냐?”고 묻더라. 동료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그렇게 하는 게 좀 있나?’ 싶었다. 처음엔 그냥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기분 좋아지라고 말씀해주시는 건 줄 알았다. 저는 스스로를 잘 모르겠다.

▲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뮤지컬 ‘모차르트!’가 음악적, 체력적으로 소화하기 힘든 작품이라고 들었다. 다시 해보니 어떤가?

김준수; 체력적인 게 정말 힘들다. 모차르트가 마지막에 “더 이상 못할 것 같아”라고 말할 때 반은 진심이다(웃음). ‘더는 못할 것 같아... 대기실 들어갈래’라는 의미가 담긴 거다(웃음). 마지막쯤엔 정말 온몸이 땀, 눈물, 콧물로 젖어있다.

모차르트 역이 무대 위 비중이 무척 커 힘들다. 넘버도 많은데 무대에서 안 내려간다. 다른 배우가 노래할 때도 무대에서 안 내려가고 피아노를 친다거나(웃음). 무대에 오르면 공연이 끝날 때쯤 내 숨이 턱 끝까지 찰 걸 알기에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다. 10년 전엔 내가 처음 하는 뮤지컬이라 힘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모차르트!’가 제일 힘든 작품이었다(웃음). 모차르트 역을 맡았던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다들 ‘모차르트!’가 제일 힘들다고 하더라.

Q. 한 작품을 맡으면 수 개월간 한 캐릭터의 삶을 반복하지 않나. 작품이 끝난 뒤에 잘 헤어나오는 편인가?

김준수: 전 온·오프(ON·OFF)가 굉장히 확실하다. 어떤 배우분들은 감정이 동화돼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던데 저는 무대에서만큼은 완전히 빠져서 하지만, 대기실로 돌아오면 바로 저로 돌아온다.

한편 뮤지컬 ‘모차르트!’는 오는 8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준수, 박강현, 박은태, 김소향, 김연지, 해나, 민영기, 손준호, 신영숙, 김소현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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