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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0.04.09 21:23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태국영화의 눈부신 성장

삶을 포기하려던 고교생 민, 잊었던 악몽을 다시 부활시킨 神

▲ '신과 나 : 100일간의 거래' 스틸컷(제공 조이앤시네마)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흔히 태국영화 하면 호쾌한 액션이 인상적인 '옹박'시리즈가 먼저 떠오른다.

그뒤로 성인물 '잔다라'시리즈, '카마수트라', 공포물 '카르마' 그리고 2010년 전생을 이야기하고 심지어 귀신과의 동거일기를 선보이며,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만들었던 '엉클분미'(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가 생각난다.  

특히 '엉클분미'는 생사가 한데 어우러진 연옥이라는 세계관이 간헐적으로 드러난다. 낙원을 향하기 전, 각자의 속죄를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극락왕생을 위해 대기하는 곳인지 알수 없는 세상. 이승과 저승의 틈바구니를 정글 속 동굴로 묘사하며 관객들에게 혼란을 선사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 8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한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도 '엉클분미'처럼 생과 사가 한데 뒤엉킨 또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하이틴물이라는 것. 즉 성장영화다.

성장영화의 전형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태국영화의 진수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의 오프닝 시퀀스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영안실에 앳되 보이는 청년 민(티라돈 수파펀핀요)이 보인다. 그는 이미 사망했다. 그런데 그랬던 민이 되살아난다. 

이 영화는 과거 세계 각국에서 벌어진 이해못할 에피소드를 담아 출판된 '불가사의한 세계'라는 책 내용이 떠오른다.

베트남 청년. 군인들에게 사살돼 장례식까지 치룬 청년이 부활했다는 믿을수 없는 이야기. 알고보니 청년의 심장이 두꺼워 목숨은 건졌다는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럼 민은 어떻게 해서 죽음에서 다시 부활했을까. 신이 민의 목숨을 담보로 생명을 연장했다는 100일간의 거래는 무슨 내용일까.

죽음에서 나자로처럼 다시 부활한뒤 남녀공학 학교로 돌아간 민은 주어진 100일을 소비하며 자신의 과거 행적을 되돌아본다. 왜 다시 부활했는지 추적한다. 심지어 민이 짝사랑하던 파이(체르쁘랑 아리꿀)가 처한 고통과도 마주한다.

여기에 청소부, 간호사, 교수, 행인으로 나타나는 신과 만나 꼬여버린 자신과 주변 청춘들의 실타래를 하나 하나 풀어간다.

덧붙여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는 현대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부모의 모순되고 부적절한 관계, 형제 혹은 학우들과의 고립과 갈등이 등장한다.

즉, 죽음과 부활 그리고 소통부재의 한 가운데로 관객의 시선을 옮겨놓고, 러닝타임 136분동안 긴장의 끈을 놓치 않는다.

민 역을 맡은 티라돈 수파펀핀요는 태국 현지 대형 프로덕션(포놀로그)이 TV선발대회를 거쳐 구성한 '나인 바이 나인'의 인기 멤버다.

흔히 닉쿤, 뱀뱀, 리사를 글로벌 스타로 등극시킨 케이팝을 롤모델로 탄생된 '나인 바이 나인'은 태국과 동남아에서 제법 유명 아이돌스타다. 

아울러 티라돈은 이미 2년전 '배드 지니어스'라는 하이틴 영화에서 데뷔해 동남아는 물론,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또한 이 영화는 최근 개봉한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의 제작사다.

또한 극중 이쁘장한 영재 소녀 파이 역에는 태국과 일본 합작 프로덕션으로 탄생한 AK48 자매 걸그룹 BNK48의 인기 멤버이자, 리더 차프란 아리쿨이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보였다. 이 작품을 통해 아이돌스타에 이어 연기력마저 검증받은 차프란 아리쿨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한편 '신과 나'의 원작은 일본 애니메이션 '컬러풀'(2012)이다. 내용과 설정은 둘 다 비슷하지만,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는 태국 소승불교문화와 어우러져 좀 더 심도 있는 성장영화로 재구성됐다.

이 하이틴 영화는 2010년에 세계를 놀라게 만든 '엉클분미'의 공포스러운 오프닝과 드라마틱한 전개가 연상된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발견되는 정교한 CG(컴퓨터그래픽)과 독특한 미장센으로 범벅이 된 스토리와 배경은 그야말로 '태국영화의 눈부신 성장'이다.

조이앤시네마가 수입하고, 와이드릴리즈/제이앤씨미디어그룹이 배급하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는 15세 관람가로 절찬 상영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예년과 같은 흥행조차 힘겨운 국내 극장가에 새로운 훈풍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덧붙여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솔선수범하며 관객의 입장에서 일정한 거리로 좌석을 재배치했다.

이러한 국내 극장가의 배려 덕분에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는 물론 수많은 영화들을 안전하게 관람을 할수 있다. 

▲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포스터(제공 조이앤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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