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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공연
  • 입력 2020.03.05 17:28

[S리뷰] ‘드라큘라’ 김준수, 아찔한 핏빛 유혹... 거부할 수 없는 마력

▲ 오디컴퍼니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관객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뮤지컬 ‘드라큘라’가 돌아왔다.

‘드라큘라’는 아일랜드의 작가 브램 스토커가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로 천년의 세월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과 그런 드라큘라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의 여인 미나의 이야기를 다룬다. 

2014년 초연, 2016년 재연에 이어 4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드라큘라’는 흥미진진한 러브스토리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음악이 어우러져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스웨덴,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공연된 바 있다.

▲ 오디컴퍼니 제공

‘드라큘라’는 시작부터 압도적인 스케일의 무대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블랙 스크린과 예상하기 힘든 모양새로 돌아가는 거대한 4중 회전 턴테이블 그리고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비를 이용한 조명 등의 무대연출은 드라큘라 백작의 거대한 성부터 기차역까지 고스란히 재현해낸다. 

또한 일렉기타, 드럼 등을 이용한 ‘드라큘라’만의 독특한 넘버도 매력적이다. 오케스트라를 이용한 기존의 넘버와 차별되는 몇몇 넘버는 관객에게 이질적인 느낌을 줌과 동시에 드라큘라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그러나 ‘드라큘라’에는 웅장한 앙상블이 드러나는 넘버가 적어 아쉽기도 했다. 대신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빠른 전개와 눈을 떼기 힘든 화려한 무대 구성으로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랜다.

▲ 오디컴퍼니 제공

하지만 이 무엇보다 ‘드라큘라’를 빛낸 건 초연과 재연 그리고 세 번째 시즌까지 함께하는 붉은 머리의 드라큘라 김준수다. 그는 구부정한 자세의 노인부터 누구보다 사랑에 열정적인 남성 그리고 광기에 휩싸인 드라큘라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맞춤옷을 입은 듯 편안하게 무대를 누비는 드라큘라 그 자체인 김준수의 유혹을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김준수는 무서울 정도의 캐릭터 소화력 외에도 누구나 알만한 성량, 귀 기울이게 하는 목소리, 고음은 물론 안정적인 저음, 소싯적 아이돌로 활동하며 단련된 그의 몸짓 등으로 드라큘라의 매력을 널리 알린다. 김준수가 그려내는 드라큘라는 아찔할 정도로 매혹적이며 관능적이다. 

▲ 오디컴퍼니 제공

수백 년 동안 드라큘라가 사랑해온 여인 미나 역의 임혜영은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드라큘라뿐만 아니라 관객까지 매료시킨다. 맑으면서도 단단한 그의 목소리는 내면적으로 강인한 미나 역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특히 임혜영이 드라큘라 김준수에게 맞서 바락바락 소리 지를 때는 짜릿함이 느껴졌다. 수동적일 것으로 예측되던 미나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느낌이었다.

이외에도 오프닝부터 집중력을 돋우는 렌필드 역의 김도현, 리더십 넘치는 반 헬싱 역의 강태을, 다정하고 단정한 신사 조나단 역의 이충주, 호기심이 가득한 루시 역의 김수연 등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한편 뮤지컬 ‘드라큘라’는 오는 6월 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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