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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02.26 21:05

[박수빈의 into The book] #1 베토벤, 불우한 유년기를 음악으로 극복하다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임현정 저자, 베토벤이 불우한 유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의 스승인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네페를 만나 …

▲ 도서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베토벤의 음악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 중 하나이다. 또 한국의 경우 그는 더욱 특별한 존재다. 개화기 시절, 가장 먼저 소개된 서양 음악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수백 년 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이 대중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출간된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의 저자이자 베토벤 스토커라 자칭하는 임현정 저자는 음악의 관점이 아닌 ‘인간 베토벤’의 관점에서 그의 작품에 접근한다면 그 이유를 알아 작품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고 전한다.

▲ 출처 Pixabay

금번 박수빈의 into The book은 베토벤의 생애와 그의 음악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 그동안 클래식이 어려워 접근하지 못했던 독자들이라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는 작곡 등을 의뢰하는 귀족들에게 서슴없이 거액을 제시했고, 아무리 큰돈을 준다 해도 쉽게 조아리거나 아부하지 않았다. 언젠가 한 귀족이 무례한 행동을 하자 “당신과 같은 귀족은 얼마든지 있으나 베토벤은 세상에 나 하나뿐입니다.”라는 일침을 가한 적도 있었다. 당시 귀족의 의뢰로 생계를 이어가는 음악가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에 임현정 저자는 음악에 대한 자부심도 한몫했겠지만 어쩌면 불우했던 어린 시절에서 생긴 방어기제일지도 모른다고 전한다.

▲ 출처 Pixabay

독일 본에서 태어난 베토벤은 뛰어난 성악가이자 왕궁의 궁정악장인 할아버지에게 인생의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베토벤이 겨우 3살 때 돌아가시긴 했지만, 생전 그는 아버지보다 할아버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평생을 얘기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죽음은 베토벤 집안의 가세를 기울게 했다. 기구했던 부모님의 삶은 그의 불아한 유년기에 한몫을 더 했다.

베토벤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재능 있는 음악가였으나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술 문제로 늘 말썽을 일으켰고, 어린 베토벤을 학대하기까지 했다. 술 때문에 목을 망쳐 중년 무렵에는 가수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당시 돈을 벌기 위해 아들인 베토벤을 신동 모차르트처럼 만들려고 동분서주했다. 이때 아버지의 엄격한 교육이 괴팍한 성격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베토벤은 고달픈 유년기를 보냈다.

어머니의 삶은 더욱 기구하다. 어린 나이에 만난 첫 번째 남편은 일찍 죽었고, 두 번째로 만난 남편인 베토벤의 아버지는 알코올 의존자였다. 어려운 생활고 속에서 7명의 자녀 중 베토벤과 두 동생을 제외하고는 다 일찍 떠나보내야 했다. 어머니가 느꼈을 절망이 얼마나 컸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러한 슬픔 속에서 그녀가 과연 베토벤을 제대로 돌볼 수 있었을까.

▲ 출처 Pixabay

하지만 베토벤은 불우한 유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한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은 인생의 스승이자 은인인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네페를 만났기 때문이다. 제대로된 스승하나 없이 아버지의 폭력 속에서 피아노를 쳐야만 했던 베토벤을 조수로 삼아 체계적인 작곡 교육을 시키고 어엿한 궁정 오르간 연주자로 키웠다. 네페는 어린 베토벤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체계적인 교육을 시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 음악 잡지에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앞날이 촉망되는 인재다.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고 초견(모르는 악보를 처음 보고 바로 연주하는 능력) 실력도 뛰어나다. 그가 계속 성장해나간다면 제2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글을 싣기도 했다.

그의 예견은 적중했지만 슬프게도 네페는 이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늘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 때문에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꼈던 베토벤도 평생 네페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전해진다. 아마 스승으로서 진심을 다해 존중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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