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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이슈뉴스
  • 입력 2013.11.16 13:11

[권상집 칼럼] 지루한 여정 그리고 불쾌한 심사, '슈퍼스타 K5'에게 묻다

사상 최악의 시즌으로 남은 슈스케5, 무엇이 문제인가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슈퍼스타 K5'가 어제 최종 결승전을 통해 우승자를 선정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즌 초,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이승철과 제작진이 ‘올 시즌 지원자 수준은 역대 최고’라며 실력자들이 많다는 점을 적극 알렸고, 새롭게 슈스케 연출을 맡은 PD가 ‘지난해 슈스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생각했다’고 언급했을 때만 해도 올해 시즌이 역대 최악의 시즌, 역대 최저 시청률로 마감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슈스케5는 사실 시청자에게 너무 많은 실망을 주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심사위원들의 전혀 건설적이지 못한 독설과 옥석을 구분해서 뽑아내지 못한 안목이 한 몫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폐해는 어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승철 심사위원은 어제 심사평 내내 ‘실력과 무관한 인격 모독적인 독설’을 내뱉었고 이하늘 심사위원은 극단적으로 ‘심사위원의 심사평과 점수가 전혀 의미없다’는 걸 언급하며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표한 문자 투표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털어놓았다. 어제 결승전에서 오히려 침착함과 심사위원으로서 차분함을 유지하며 냉정하게 박재정과 박시환 참가자의 실력을 평가한 윤종신 심사위원이 돋보인 이유였다.

어제 결승전은 사실 '시즌1-시즌4'에 비해 우승자와 준우승자 모두 결승에 오른 참가자답지 않게 현격하게 부족한 실력을 드러냈다. 노래가사를 잊어먹는 것 자체가 그 어떤 실수보다 치명적이고 가수로서 하지 말아야 될 실수임에도 박시환 참가자의 음 이탈과 부족한 실력이 너무 많이 두드러졌기에 우승자는 박재정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두 참가자의 실력을 폄하하기 이전에 결승전이라면 조금 더 다르게 심사 숙고해서 진행했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 역대 최악의 시즌, 역대 최저 시청률로 마감한 '슈퍼스타 K5' (CJ E&M 제공)

198만명이 넘는 참가자가 지원했고 이들 중 단 두 명의 최후의 참가자만 놓고 결승을 진행하려면, 불필요한 행사 및 게릴라 콘서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홍보하는데 결승 참가자들을 투입하지 말고 결승 참가자 두 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노래 선곡과 자유곡, 그리고 최고의 보컬 트레이너를 투입하여 적어도 결승전이 열리는 이번 한 주만큼은 노래다운 노래, 정말 결승다운 결승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어야 했다. 시청률이 계속 부진한 걸 만회하기 위해선 참가자들을 여러 이벤트와 행사에 투입하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실력을 남은 기간에라도 좀 더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했다. 프로그램 홍보에 집중하는 본말전도가 되다 보니 결승전의 질적 저하와 참가자들의 체력, 실력 저하는 시청자들의 눈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198만 명중에서 정말 ‘이 정도의 실력자 밖에 없는가’라는 비판은 다시 한번 제작진과 심사위원이 되새겨 들어야 한다. 최근 JTBC에서 진행한 ‘히든싱어’가 성공한 이유는 기존 가수의 노래를 완벽히 모창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회 나타나는 일반 참가자들이 기존 가수 못지 않은 가창력을 선보이며 숱한 화제를 낳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200만에 육박하는 슈퍼스타K는 올해 내내 ‘학예회 수준’, ‘노래방 실력’, ‘장기자랑 수준’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니며 우수한 실력으로 화제를 낳은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죽하면 어제 결승전에서 보여준 딕펑스와 정준영의 실력이 안정적이라고 느꼈을까.

아울러, 어제 결승전은 심사 및 투표에서 모두 객관성을 잃어버렸다. 윤종신 심사위원이 심사 내내 객관성을 유지하며 심사하고 점수를 준데 비해 이승철과 이하늘은 노골적으로 심사에 대한 불만, 결승 참가자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터뜨렸고 더 나아가 심사위원의 점수가 무의미하다는 위험한 발언까지 내뱉고 말았다. 그 중 백미는 MC 김성주의 문자 투표 발언이었다. 문자 투표에서 박시환이 앞서고 있다는 이야기까지는 좋았으나 ‘예전에는 문자 투표에서 박빙 또는 치열하다는 말씀을 드렸으나 지금은 그런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는 식의 뉘앙스는 그 무엇보다도 문자 투표의 방향을 뒤흔드는 객관성을 잃어버린 발언이었다. 굳이 그렇게 발언하지 않아도 결승전의 우승 향방은 다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발언은 우승한 박재정 참가자에게도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는 말인데 제작진은 미처 이 부분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슈퍼스타K 프로그램의 성공과 관심은 시청자에게 나온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때로는 대리만족, 환호를 불러 일으켰기에 지금까지 시즌 5로 5년 내내 이어질 수 있었다. 시청자들이 금요일 밤 11시에 TV에 앉아 있었던 이유는 우리와 같은 수많은 일반 참가자들의 꿈과 노래를 듣고 싶기 위함이지, 불편하고 불만 가득한 심사위원의 악평을 듣기 위함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심사위원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제는 단언컨대 축제의 장이 되지 못했다. 참가자들의 실력 저하 이전에 참가자들의 실력 저하를 유발한 제작진의 실수와 참가자들의 실력을 더욱 더 위축시켜 버린 심사위원의 악평만이 기억에 남는 건 왜일까.. '슈퍼스타 K5'에게 오히려 묻고 싶다.

- 권상집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논문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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