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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②] ‘스토브리그’ 조한선, “과몰입? 재밌는 경험... 말투도 임동규화”

▲ SBS '스토브리그' 제공

[S인터뷰①] ‘스토브리그’ 조한선, “임동규 특별출연? 전략 아니었을까 싶어”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조한선이 ‘스토브리그’에서 맡은 임동규 캐릭터에 과하게 몰입됐다며 미소 지었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 현장에서 임동규가 직접 온 것처럼 주어를 몇 차례 혼용해 사용했지만, 인지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배우 조한선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미스틱스토리 본사에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꼴찌팀 드림즈에 새롭게 부임한 백승수(남궁민 분) 단장이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조한선은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드림즈의 간판스타이자 4번 타자 임동규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 SBS '스토브리그' 제공

Q. 극 중 임동규는 시작부터 백승수(남궁민 분) 단장의 차를 부수는 등 무척 고조된 감정으로 등장했다. 이런 점이 연기하기에 어렵지는 않았나?

조한선: 어떤 작품이든 처음에 들어갈 때가 가장 어렵다. 임동규가 폭력배까지 동원하고, 차를 부수는 점이 저 또한 무척 과격하다고 생각해 감독님과 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드라마적인 요소가 필요하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임동규 입장에서 생각해 봤다. 임동규는 드림즈 내에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 놨다. 그런데 그 안에 외부인인 백 단장이 갑작스럽게 들어온 다음, 자신과 대립하고, 심지어 극단적으로 자신을 팀에서 내보낸다. 왕이 자기 것을 빼앗기기 전의 위기감과 긴장감을 떠올리며 역할에 충실했다. 특히, 남궁민 형이 정말 잘해줬다. 연기는 잘 주면 받는 것도 잘하게 된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Q. 입체적인 캐릭터인 임동규를 훌륭하게 그려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조한선: 임동규라는 캐릭터는 드러날 땐 드러나고, 수그러들 땐 수그러드는 입체감과의 싸움이었다. 임동규의 힘과 에너지가 중심이었던 2회까지 방송됐을 때 시청자들이 욕을 엄청나게 하더라. 저는 임동규가 그런 놈이 아니라는 걸 알지 않나. 임동규는 팀에 제일 꼴찌로 들어왔고 보살핌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실력으로 그 자리까지 오른 선수이기에 그런 인성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걸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Q. 특히 임동규의 원정도박이 밝혀지는 편에서 과거의 임동규, 날 것 그대로의 임동규 그리고 백 단장을 따르는 임동규가 한꺼번에 나오는데 정말 다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를 표현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임동규: 먼저 과거 드림즈에 막 입단한 임동규는 누구나 다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기억을 떠올렸다. 처음 입사해 낯설고 적응 못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손을 내밀어 준 따뜻함 같은 것들 말이다. 더군다나 저는 운동을 했기에 서러웠던 기억이 나더라. 

그 다음의 임동규는 군림하지 못했을 때이니 매사에 위축돼있는 감정으로 연기했다. 마지막 개과천선한 임동규는 갖고 있던 모든 풍족함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내밀어진 손을 잡는 것이지 않나. 백 단장이 돌아가겠느냐고 질문하는 데 아드레날린이 솟더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누구라도 그 말을 들으면 설레고 흥분될 것 같다. 순차별로 나누며 연기한 건 아닌데 감독님이 연출을 잘해주신 것 같다. 

▲ SBS '스토브리그' 제공

Q. 실제로 축구 선수 출신이지 않나. 골키퍼로 활동했던 경험이 야구선수 역을 맡는 데 도움이 됐나?

조한선: 많은 도움이 됐다. 운동선수들의 간절함과 노력 등을 알지 않나.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에피소드를 다루며 운동선수들의 비리 등을 끄집어내게 돼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Q. ‘스토브리그’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배우들까지 작품에 과몰입하는 모습을 SNS 등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재미 요소였다.

조한선: 현장 분위기와 동료 배우들의 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제가 아무리 과몰입한다고 해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깨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동료들과 대화할 때도 그냥 강두기, 백 단장이었다. 그렇게 대화하다 보니, 몰입이 안 될 수가 없더라. 특히 원정도박을 자수한 뒤 임동규로서 인터뷰한 게 기억에 남는데 정말 과몰입이 됐다. 정말 죄송스럽더라(웃음). 재미있는 경험이다. 아직도 못 빠져나온 것 같다.

Q. 임동규에 과몰입한 이후 달라진 점도 있나?

조한선: 일단 실제 제 말투는 밝고 명랑한데 지금은 임동규화됐다. 지금도 임동규가 인터뷰하는 것 같다(웃음). 이렇게 과몰입이 되다 보면 작품이 끝난 뒤 찾아오는 공허함이 커서 두렵기도 하다. 걱정된다.

▲ SBS '스토브리그' 제공

Q, 사실 조한선 씨는 2004년에 개봉한 영화 ‘늑대의 유혹’ 반해원 이후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 임동규를 통해 인생 캐릭터 탄생이라는 말을 계속해 듣고 있다.

조한선: SNS를 보니 “반해원이 야구 한다”, “야구선수가 연기해도 되겠어요?” 그런 말을 하시더라(웃음). 사실 필모그래피에 부담이 없는 배우는 없을 거다. 말씀하신 그사이에 뚜렷한 작품이 없었다는 것에 반성도 하고 되돌아보기도 했다. 연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했고. 배우를 하면서도 배우라고 쉽게 말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응원해주시는 글들이 오랜만에 많아져서 좋다. 과분한 사랑을 받게 됐다. 제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Q. SNS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인스타그램에 팬들이 남긴 댓글마다 하나하나 다 답장을 썼더라. 보통 정성이 아니다.

조한선: 그렇다. 댓글을 다 다는데 요즘은 조금 힘들다. 댓글이 조금 많아졌다(웃음). 잠시 시간이 나면 폭풍같이 댓글을 단다. “‘논스톱’ 때부터 팬이었어요”, “‘늑대의 유혹’ 때부터 팬이었어요” 하는 분들이 많다. 예전부터 봐온 분들이 팬이라고 해주셔서 얼떨떨하다. 

Q. 연기적인 고민이 많았던 시기를 버티게 한 원동력이 있나?

조한선: 결혼하고 나서 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많이 내려놓기도 했고. 한 작품이 탄생하는 데 필요한 많은 사람의 노력을 몰랐는데, 아이들의 아빠가 된 뒤 조금은 알겠더라. 또, ‘내가 아니면 우리 가정은 누가 책임질까?’ 하는 생각을 하니 더 달려들게 되고 악착같이 하게 됐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조한선 배우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조한선: 제가 너무나도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 있어 오는 3월부터 단편영화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의 규모를 따지지 않고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 출연을 선택했다. 평범한 한 부모의 이야기인데 저도 부모 입장이다 보니 꼭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할에 중점을 두고 연기할 예정이다. 

한편 SBS ‘스토브리그’는 지난 14일 종영했으며, 15일에는 스페셜 방송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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