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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20.01.28 22:09

[박수빈의 into The book] 소소한 일상의 행복3. ‘내려놓기’, 마음의 열기를 식히는 지혜

힐링 에세이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작가가 전하는 일상의 행복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도서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일상의 소소한 기쁨에 만족하고 있나? 사소한 일에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에 현대인들의 사정은 아직 녹록치 못한 것 같다. 만약 전지전능한 존재가 소소한 감사의 본질을 친절히 알려주면 어떨까.

김연국 작가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천사를 글로 불러와 감사의 마음을 일깨운다. 인간 삶의 허구를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진실과 교훈을 ‘단단하게’ 전하는 도서 ‘소소하지만 단단하게’는 상상으로 그려낸 단편의 에세이소설과 교훈이 되어줄 역사 속 훈화를 함께 엮어 소개한다. 

이번 시리즈는 대한 책 속 흥미로운 야야기를 엮어 ‘태도’, ‘좋은 접촉’, '내려놓기'에 대해 배연국 작가가 전하는 교훈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한다.

인간의 일생은 채우는 과정의 연속이다. 어린아이의 관심사는 기껏 장난감이나 과자 정도일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욕심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사를 해보면 안다. 언제 짐이 늘었는지 수십 박스를 버려도 끝이 없다.

사하라 사막에 사는 잿빛모래쥐는 묘한 습관이 있다. 건기가 다가올 무렵이면 풀뿌리를 모아 저장하기 시작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사막을 헤집고 다니며 열심히 풀뿌리를 모은다. 무사히 건기를 보내려면 2㎏ 정도의 풀뿌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모래쥐들은 충분한 풀뿌리를 비축한 뒤에도 계속 그것을 찾아다닌다. 풀뿌리를 못 모으게 방해하면 불안감으로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낸다. 풀뿌리가 너무 많아 썩어버리는 지경인데도 끊임없이 풀뿌리를 모은다. 이런 식으로 모래쥐 한 마리가 저장하는 풀뿌리의 양은 10㎏이 넘는다.

소유물을 끌어 모으기에 바쁜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지 않은가? 인간이 축적하는 소유물들은 돈 따위의 물질에만 그치지 않는다.

더 많은 권력과 명예 등을 얻기 위해 모래쥐처럼 바쁘게 돌아다닌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그것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을 모으느라 인간은 행복을 즐길 틈이 없다. 심지어 그걸 얻기 위해 행복을 희생하기까지 한다. 주객이 뒤바뀐 격이다. 행복하기 위해선 우선 탐욕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돈과 권력과 명예를 좇느라 아등바등하는 과정에서 생긴 원망 분노 시기 질투심은 그만 내려놓아야 한다. 삶의 찌꺼기들이 꽉 들어찬 상태라면 마음속에 행복이 머물 공간이 있겠는가?

- 분노의 독성

▲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中

분노에도 색깔이 있다. 미국의 한 인체생리학자가 실험을 했다.

튜브 한쪽 끝을 사람의 코에 꽂고 다른 끝을 얼음물에 담긴 용기에 넣은 뒤 그 사람의 기분에 따라 어떤 가스가 나오는지 유심히 관찰했다. 랬더니 평온할 때 내뿜는 기체는 액체로 변하면 무색이었으나 화가 날 때는 밤색 침전물이 생겼다.

학자가 분노의 침전물을 실험용 쥐에 주사하자 그 쥐는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았다.

사람이 화를 내면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분비된다. 이것의 독성은 웬만한 독약보다 더 치명적이다. 한 사람이 1시간 동안 화를 낼 때 나오는 분량이면 80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독소가 우리 내부의 장기에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보라. 다른 사람에게 화가 미치기 전에 자기 육체와 정신이 먼저 골병이 들 것이다. 마음에 울화가 생긴 사람이 결국 화병에 걸려 목숨까지 위협받는 것은 이런 이치이다.

-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

소득이 높아지면 처음엔 행복도가 높아지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미국 경제사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 주장한 개념이다.

그는 세계 30개 국가의 소득 흐름과 행복도를 연구한 결과 소득이 기본욕구를 충족하는 수준에 도달하면 행복도와 소득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지난 수십

▲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中

년간 소득은 몇 배씩 증가했지만 행복도는 거의 변화가 없고 비누아투, 방글라데시와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오히려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1인당 소득이 3천 달러에도 못 미치는 부탄 사람들이 행복 순위에서 최상위를 점하고 있는 것을 보면 행복과 소득의 상관관계가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과 대니얼 카너먼도 유사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연봉 7만 5천 유로(약 1억 원)까지는 수입이 올라갈수록 더 행복해졌으나 그 수준을 넘어서면 액수가 커져도 만족감이 늘지 않았다. 돈의 액수는 나라마다 구매력이 다르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지만 특정 소득 수준에서 행복의 증가가 멈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과학자들의 결론은 우리가 돈을 많이 가질수록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돈이 증가한다고 행복이 쑥쑥 자라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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