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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3.11.09 15:45

[권상집 칼럼] '슈퍼스타K5', 공정하지 못한 심사가 불러 일으킨 팬덤 현상

팬심이 아닌 팬들의 분노를 일으킨 심사위원들의 차별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지금의 ''슈퍼스타K5''는 확실히 인기가 없다. 과거 2010년 온라인 및 각종 포털, 음원 사이트를 점령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화제로 거론되었던 슈퍼스타K가 지금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현재 '슈퍼스타K5'의 시청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건, 박시환 및 송희진 등의 참가자가 만들어낸 슬픈 사연 및 감성적인 스토리였을 것이다. 사실 노래 여부와 상관없이 여전히 참가자의 사연과 내용이 네티즌 투표를 좌지우지 하는 것에 대해 말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 역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디션에서 참가자의 모든 신상이 공개되고 낱낱이 알려지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부분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방송으로 접어들며, 회차가 거듭될수록 '슈퍼스타K5'의 인기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시즌 에 등장한 허각, 울랄라세션 등 실력 있는 참가자들이 올해 유난히 보이지 않는다는 평도 있었고 JTBC에서 진행하는 ‘히든싱어’에 나온 참가자들이 오히려 월등한 실력을 보이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선 ‘198만명이나 지원했는데 정말 제대로 실력 있는 지원자를 가려내고 있는가’에 대한 비판이 방송 내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슈퍼스타K5' 인기를 하락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는 분명 심사위원들의 차별화된 심사가 아닌 차별이 내재된 심사에 기인하고 있음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위블리 등 각각 개인으로 지원한 참가자들을 그룹으로 묶어서 TOP 10에 올린 후, ‘왜 이렇게 조합이 되었느냐’ ‘왜 이렇게 팀 멤버간 조율이 떨어지느냐’라고 비판하는 건 어이 없는 대목이었다. 개인으로 지원한 참가자들을 졸속으로 그룹으로 조합하여 생방송 무대에 올린 후, 몇 년 된 팀의 조합처럼 그들의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 출처=엠넷 '슈퍼스타K5' 방송캡처

예컨대 어제 준결승전은 사실 '슈퍼스타K5' 방송 사상 최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었다. 확실히 박시환은 예전 생방송에 비해 자기의 보컬 음색에 걸맞지 않는 노래를 선택하여 심사위원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처음부터 송희진, 박재정 등의 다른 지원자들과 유독 심각한 점수 격차를 보이며 대놓고 차별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이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이 아닌 ‘소리만 질렀다’라는 식의 발전적이지 못한 지적을 한 건 오히려 박시환 팬덤을 더욱 자극시키는 꼴 밖에 되지 않았다. 준결승전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다른 두 참가자에 비해 점수차를 확연히 벌린 이유는 문자 투표 영향력을 감안해서라도 심사위원이 한 참가자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행동으로 자칫 보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는 어제 방송에서 보인 문자 투표 비율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세 참가자는 다른 한 참가자가 독보적인 문자 투표 비율을 거두지 않을 정도로 서로 고른 투표율을 보이고 있었다. 방송 말미에 35% 대 33%, 그리고 31%의 순으로 참가자들의 투표 현황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세 참가자가 과거 박시환 팬덤을 보인 초기와는 달리 시청자들이 공정하게 문자 투표에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준 증거였다.

그러나 여기에 기름을 부은 건 심사위원들의 차별적인 심사 멘트와 노골적인 참가자간 점수 벌리기였다. 결국 공정하지 못한 심사가 공정하지 못한 문자 투표를 불러 일으켰고 객관적인 문자 투표 비율을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다. 만약 심사위원들이 어제 비교적 객관적인 심사평과 함께 박시환 참가자에게 진실된 조언을 해주었다면 결승 진출자는 달랐을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심사위원들의 의도와 무관한 결승 진출자를 만들어낸 건 심사위원들의 차별적인 심사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제 결승 진출로 인해 참가자들은 모두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되었다. 결승 진출자 이후 오늘자 언론에선 ‘'슈퍼스타K5'는 실력이 아닌 인기가 좌우’ ‘여전히 인기와 팬덤에 좌우되는 '슈퍼스타K5'’와 같이 실력이 아닌 인기에 의존한 선발 시스템을 비꼬는 기사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지금껏 팬덤으로 결승까지 올라가고 있다는 식으로 박시환 참가자를 다시 한번 곤경에 빠뜨리며 오히려 이 프로를 망치는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 결승에 올랐음에도 그가 전혀 기쁜 내색을 보이지 않았던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송희진 참가자 역시 다른 두 참가자에 비해 비교적 더 높은 실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의 편애(?)에 가까울 정도의 심사평과 높은 점수로 인해 당연히 결승에 올라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어이 없는 피해를 입고 말았다.

사실 이 모든 문제는 참가자들의 문제가 아닌 심사위원들의 잘못된 판단과 차별이 깃들여진 심사에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결승 진출자가 박시환, 박재정으로 최종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명의 심사위원이 굳은 인상을 보인 건 끝까지 결승에 진출한 참가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를, 그들이 의도하지 않은 결승 진출자를 만들어낸 건 바로 본인들의 공정하지 못한 심사라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했으면 한다.

- 권상집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 논문 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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