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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국정민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3.11.01 12:16

[국정민 칼럼] 미래 사회, 집단 지성의 힘이 지배하는 사회(4)

상호 협력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스타데일리뉴스=국정민 칼럼니스트] 2030년 이후의 세계, 곧 우리의 청소년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살아가게 될 미래의 사회는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중심이 되고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많은 세계 지성/학자들이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지성과 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집단지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집단 지성에 대한 우리의 무지(?) 내지 혼란(?)은 누구의 탓이라기보다는 집단 지성이라는 용어가 다양한 분야에서 약간씩 다른 의미와 문맥에서 사용되어 온 용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집단 지성은 처음 집단 지능(集團知能)이라는 용어로 사용되었고, 미국의 곤충학자인 윌리엄 휠러가 개미 공동체를 연구하며 처음 사용한 용어였다. 휠러는 한 개체로는 미미한 개미가 공동체로서 협업하여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연구하면서 집단 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그 이후로 집단 지성(집단 지능)은 동물 군집체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보편화가 집단 지성을 이끌어내다

인간 사회 속의 집단 지성에 대한 토의는 주로 정치 분야, 특히 국가 통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할 경우, ‘국가 brain’이니 ‘국가 집단지성’ 등의 개념이 활발히 논의됐고 비지니스 영역에서도 중요한 비지니스 결정들을 할 때 집단지성의 개념이 대두되곤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집단 지성이라는 개념이 일반인에게도 의미를 가지게 된 시점은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달할 때였다.

특히 인터넷이 우리 사회에 보편화되면서 소수 지식인들의 의견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빠르게 지식을 습득하고 확산시키면서 인간 사회 전체가 얻게 되는 집단적 능력을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위키피디아(Wikipedia)와 같은 사이트가 인터넷 시대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집단 지성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를 올리고 그 내용을 다른 사람이 고칠 수도 있는 사용자 참여에 근간을 둔 온라인 백과사전은 처음부터 어느 한 분야의 천재나 뛰어난 몇 사람의 생각에 근간을 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집단적 경험과 지식에 근간을 두며 시작되었다.

위키피디아 같은 싸이트가 결코 브리태니커와 같은 학술적으로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때 그때 알기 원하는 단편적 정보의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해내고 있고 쓰임새는 어떤 전문 백과사전보다 많은 게 현실이다.

집단 지성, 미래 사회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가 되다

이런 사회적 변화의 맥락에서 집단 지성은 미래 사회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집단 지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일면서, 미국의 MIT 대학 등은 ‘Center for Collective Intelligence’를 설립하고 MIT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교수들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의 다양한 과목의 교수들을 연결하며 집단 지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 MIT의 ‘Center for Collective Intelligence’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게재되어 있다. "어떻게 인간과 컴퓨터가 연결되어 집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이전 시대 어떤 개인, 그룹, 컴퓨터만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집단지성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러한 집단 지성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시대가 올 것을 믿고 세계의 우수한 싱크탱크들이 자신들의 그룹을 집단 지성화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싱크탱크 중에서 가장 광범위한 조직을 갖추고 있는 곳이 유엔 미래포럼의 세계 조직인 ‘The Millennium Project’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예측을 위한 세계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서 앞으로 전세계가 경험하게 될 변화를 연구 예측하고 이 지식 집단의 예측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은 주요 program등을 계획 집행하고 있다.

전세계 40여 개국에 nodes(지부)를 통해 연구하고 관찰한 변화들을 headquarter(본부)인 미국의 ‘Millennium Project’에 보내고 본부에서는 이 정보들을 취합, 연구, 표준화된 미래 예측 방법들로 정보화하는 방식으로 미래사회에 인류가 겪게 될 환경, 경제, 문화, 정치, 가족, 의료 등 한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닌 미래 사회 전체에 대한 예견을 제시해 왔다. 특히 매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발표되는 유엔 미래보고서는 국제기구, 정부, 산업, 연구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경쟁심으로는 이제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의 흐름을 볼 때 우리 사회도 곧 집단 지성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올초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유엔 미래포럼(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제롬 글랜 회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 단위의 집단 지성을 개발해야 할 것을 제언한 것도 이런 미래 사회의 변화를 내다보고 한 조언이었을 것이다.

이런 집단 지성의 시대에서 본격적으로 살게 될 지금의 청소년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우물 안과 같은 제한된 그룹 내에서 자기 눈에 보이는 누군가보다 본인이 뛰어나야한다는 강박관념을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그 동안 주입시켜왔다.

이로 인해 2009년 국제교육협의회(IEA)에서 세계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한국의 청소년은 36개국 청소년 중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면에서 35위에 그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당시 이 결과를 놓고 우리 언론은 청소년들이 상호 협력을 할 줄 모른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이것은 도덕적인 시각에서 개탄하거나, '성공은 했지만 인간미가 사라진 사회'라고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보다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 현재 결핍된 상호 협력 능력이 바로 미래 사회에서는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능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상호 협력과 우수한 지성을 연결하는 능력이 없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을 수 있을지, 현재의 교육 정책과 우리 사회의 경쟁적 분위기를 깊이 재고해야할 시점이다.

국정민 칼럼니스트
미래커리어컨설턴트
(사)유엔미래포럼 청소년 분과 부위원장/
인터프렙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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