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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9.10.23 18:59

[S리뷰] '오늘, 우리' 안보면 후회할 옴니버스 영화... 31일 개봉

<2박3일>, <5월 14일>, <환불>, <대자보> 4편 현타로 다가온다

▲ '오늘 우리' 스틸 및 화면컷(필름 다빈)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현실 자각 타임"의 준말 '현타', 개봉 예정작 '오늘, 우리'를 두고 한 말 같다.

<2박3일>, <5월14일>, <환불>, <대자보> 등 단편 4편을 엮어 31일부터 극장 상영하는 이 옴니버스 영화는 4명의 여성 감독이 맡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현타 스토리를 내놨다.

옴니버스 영화 '오늘, 우리' 첫번째 단편 '2박 3일'은 2년차 남자 친구의 뜬금없는 결별 통보에도 2박 3일간 연인 사이를 회복하려던 지은의 이야기다.

배우 출신 조은지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 이지은 역에는 신인 배우 정수지가 맡아 지은이 처한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특히 극중 남자친구 민규(송지혁)의 할머니로 분한 배우 유창숙씨가 눈에 띈다. 이 분은 '오늘, 우리' 두번째 단편 '5월 14일'에도 출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명확히 하자면 배우 유창숙은 씬스틸러다.

여기에 중견배우 박수영, 정경순이 민규의 부모로 출연해 중년 부부의 실감나는 현타를 보여준다. 

두번째로 이어지는 단편 '5월 14일'은 주인공 민정의 생일날짜다. 하지만 민정은 그 흔한 생일상도 못받고, 그날 하필 동생(김유경)의 결혼식을 도와줘야만 한다. 여기에 부모의 핀잔까지 들어야만 한다. 덧붙여 민정이 다니는 회사 상사가 민정의 처지는 생각않고, 수시로 전화해 업무를 독촉한다. 

이뿐이랴. 민정의 생일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며 마침 식을 올린 동생 부부 사진촬영이 있는 사찰까지 따라가는 신세. 이 모든 것이 하룻 만에 벌어진 일이다.

주인공 민정 역에는 배우 이상희가 맡아 열연을 펼쳐보였다.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표정과 연기가 가능할까 싶을만큼, 최근까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는 찬사가 우연히 나온건 아닌듯 싶다.

옴니버스 영화 '오늘, 우리'의 두번째 단편 '5월 14일'은 단편소설로 내놨어도 문단의 주목을 받았을 것 같다. 그만큼 탄탄한 짜임새가 있다.

또한 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부은주 감독은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기작이 기대될만큼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세번째 단편 '환불'은 취업준비생 수진(조민경)의 이야기다. 보는내내 "수진의 인생은 환불될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환불' 스토리를 보면 마치 '시지프스의 신화' 같다. 떨어지고 다시 준비해서 올라가고, 뭐가 다를까. 취업을 위해 그룹 스터디를 하고, 숱한 시험과 면접을 본뒤, 최종 합격자 통보를 기다리는 수진의 삶은 그녀의 한결같은 무표정한 얼굴만 봐도 쉽게 알수 있다. 

편의점에서 야간점원으로 일하는 수진, 누구나 다 하는 아르바이트지만, 취업 합격 통보가 없는 기다림은 무작정, 그 이상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이들에게 매우 큰 사치다. 

단편 '환불'은 여자 주인공이라는 시선으로 제한해서 볼 필요가 없다. 남녀 누구나 다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피할수 없는 현타다. 그야말로 송예진 감독과 배우들의 혼연일체가 '환불'이라는 21세기판 시지프스 이야기를 차갑기만한 이 현실 세상에 내놓은 것 같다. 

마지막 단편 '대자보'는 흑백영화다. 곽은미 감독의 네번째 작품으로 국문과 동아리가 교수 부조리를 대자보로 고발한뒤 벌어지는 현타를 다뤘다. 주인공 혜리를 맡은 배우 윤혜리는 미래가 촉망되는 신예다. '대자보'에서 보여준 터프하고 날카로운 연기는 분명 타작품에서 만날 가능성을 높였다.

안보면 후회할 옴니버스 영화 

볼만한 영화들이 많지 않다. 헐리우드 대작이 아니고는 흥행도 어렵다. 그럼 이달 말 개봉하는 신작 '오늘, 우리'는 어떨까. 에피소드가 4개로 나름 흡족하다. 현실에 비춰 공감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단편영화의 경우 극장에서 쉽게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이 옴니버스 영화는 안보면 후회할 영화로 적극 추천해도 무리가 없다. 그만큼 잘 만들었다.

영화사 필름다빈이 배급하는 '오늘, 우리'의 개봉일은 10월 31일. 러닝타임은 104분으로 단편 4편이 각각 약 20분에서 30분 정도 된다. 아울러 12세 이상관람가다. 

이 옴니버스 영화는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나름의 울림이 있다. 굳이 여성 관객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남녀 모두가 관람한다면 흔치 않은 위로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수작이다.

독립영화다 보니 상영관이 많지 않다. 현재까지 확보한 상영관은 총 11개관(KT&G 상상마당 시네마, KU시네마 테크, 광주독립영화관, 시네라운지MM, 아리랑 시네센터 등)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물론, 관객 입소문이 퍼진다면, 상영관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 '오늘, 우리' 메인포스터(필름다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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