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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문화
  • 입력 2019.09.27 17:10

PKM갤러리, 화가 코디 최 개인전 '동양과 서양의 만남'

美이민자 코디 최의 문화적 갈등과 충돌 작품으로 승화시켜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하고 경험한 사회/문화 충격, 그뒤 갈등과 충돌로 얽룩진 삶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작품이 24일부터 삼청동 소재 PKM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작가의 본명은 최현주, 해외와 국내에서는 코디 최로 알려진 인물이다. 미서부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빈민가에서 살던 코디 최 작가는 캘리포니아 리오 혼도 컬리지와 아트센터디자인 대학을 다니며 인종차별과 왕따를 경험한 바 있다.

코디 최의 대표작 중 하나인 '로댕 싱크'는 이민간지 3년만인 1984년. 치료용으로 마셨던 소화제를 약 3천병을 모아 두르마기 화장지에 뿌려 완성시킨 작품. 작가에게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란, 자신이 복용한 소화제 색깔과 똑같은 핑크빛의 조각상이었다. 처한 현실을 여과 없이 작품에 투영시킨 것이다.

▲ 7_Noblesse Hybridige # 19710B, 2019(PKM갤러리 제공)

로코코와 사군자의 만남

24일부터 PKM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작가 코디 최의 개인전 '하드 믹스 매스터 시리즈2: 노블레스 하이브리디제'는 캔버스가 주로 인조 대리석이다. 그 위로 로코코 조개 무늬 혹은 꽃봉우리를 비튼듯한 서양 꽃 그림을 UV프린트로 겹겹히 투사했고, 붓으로 사군자 난을 입혔다. 

18세기 프랑스 왕조 루이15세 때 만개했던 로코코 양식은 기존 바로크의 웅장함을 뒤로하고, 부르주아(귀족주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추상적이고 판타지화된 이미지가 화폭과 건축물에 담겼다. 이와 비슷한 시대에 사군자가 조선에서 유행했었다.(기록으로는 사군자는 10세기 이미 송나라에서 고려로 유입됐다)

코디 최 작가의 작품들은 보고 있을수록 편안하다. 판타지 영화처럼 혹은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영화 '서든 리치'처럼 마치 외계에서 온 지능적인 생명체가 지구 식물과 자신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행위가 연상된다. 

물론 코디 최 작가의 로코코와 사군자의 조화는 융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보는 작품 마다 의외로 편안함을 제공하고, 호전적이었던 과거를 잠재우는 것 같다. 

24일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PKM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코디 최 개인전은 다음달 26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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