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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공연
  • 입력 2019.09.10 18:34

[S리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황민현X김연지 화려한 데뷔... 아쉬운 첫걸음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신선한 캐스팅으로 또 한 번 막을 올렸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의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회 부조리에 관심을 갖고 혁명을 선도하는 허구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대조적으로 조명해 진실과 정의의 참된 의미를 다루는 작품이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리 앙투아네트’는 지난 2014년 초연된 후 5년 만에 관객들을 찾아왔다, 뮤지컬 ‘엘리자벳’, ‘레베카’, ‘모차르트!’ 등으로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탄생시킨 이 작품은 초연 당시 평균 객석 점유율 92%, 총 관객수 14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한 바 있다. 이번 시즌은 초연을 함께했던 김소현, 민영기, 김준현 외에도 김소향, 장은아, 손준호, 박강현, 정택운(레오)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하는 황민현(뉴이스트), 김연지 등이 함께해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360도로 회전하는 무대와 18세기 로코코 양식을 반영한 파리 귀부인들의 패션을 재현한 드레스 그리고 화려한 가발 등의 다채로운 볼거리로 1막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특히 그 누구보다 환상적인 의상을 갖춘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로 분한 김소현은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해 루이와 페르젠은 물론 관객들의 마음마저 녹인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밝은 미소로 1막 내내 시선을 사로잡던 김소현은 2막에서 쌓아둔 슬픔을 풀어놓아 극적인 대비를 뚜렷하게 한다. 특히, 재판 초장에 별다른 대사 없이 홀로 의자에 덩그러니 앉아 극에 무척이나 집중한 모습이 인상 깊었다. 차분하게 역할에 몰입해있던 김소현은 본인의 차례가 다가오자 모아놓은 감정을 한 번에 터뜨리고, 덕분에 객석에서도 마리가 느끼는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김소현이 부르는 넘버 ‘훨훨’은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극 중 여러 차례 등장하는 ‘훨훨’은 아이들을 재우는 달콤한 자장가부터 마리와 마그리드를 연결하는 매개체의 역할까지 해내기에 이 넘버를 좀 더 집중해서 듣는다면 더욱 즐거운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황민현이 맡은 악셀 폰 페르젠 백작은 어떤 페르젠보다 순수함이 눈에 띄었다. 황민현만이 가진 순수한 분위기는 오로지 마리 앙투아네트만을 바라보는 페르젠의 일편단심을 보여주기에 적합했으며, 그의 근사한 비주얼은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페르젠을 돋보이게 했다. 황민현의 성량과 음역은 다소 아쉽긴 했지만, 페르젠이 마리와 마그리드를 위로하는 장면에서 그의 부드러운 음색은 빛났다.

김연지는 데뷔작에서 극의 2막을 이끌어간다고 봐도 무방한 캐릭터를 맡아 숨겨왔던 카리스마를 한껏 뽐낸다. 김연지가 맡은 마그리드 아르노는 참정권조차 없는 여성이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유일하게 정의를 향해가고, 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역할이다. 특히 넘버 ‘더는 참지 않아’를 부르며 본격적으로 혁명을 시작하는 장면에서 김연지는 특별한 무대효과가 없이도 앙상블과 함께 무대를 가득 채우며 존재감을 뽐낸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 황민현과 김연지는 가수 출신인 만큼 훌륭한 노래 실력으로 공연장을 감탄케 했으나, 어색한 연기와 전달력이 떨어지는 딕션을 보완해야 할 듯싶었다. 두 사람 모두 넘버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원만했으나, 대사로 무언가를 표현할 때는 감정이 결여돼 있어 아쉬웠다. 어찌 첫술에 배가 부르랴. 아직 많은 회차가 남은 만큼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한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오는 11월 17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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