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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수빈 기자
  • 문화
  • 입력 2019.09.04 18:51

'창조하는 뇌', 창의적 사고로 이어지는 뇌의 ‘3가지 전략은?'

예술적 사고로 발현되는 창의력의 비밀, 신간 '창조하는 뇌'

[스타데일리뉴스=박수빈 기자] 

▲ 출처 Unsplash

넷플릭스 ‘창의적인 뇌’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다큐멘터리 장르 상위권에 랭크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프로그램은 과학과 예술의 혁신적 사례를 중심으로 창의성이 일어나는 뇌의 알고리즘을 탐구한다. 특히 교도소 내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교화프로그램의 결과는 흥미롭다. 해당 과정은 복합적 예술 창작활동을 통한 창의능력계발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준비됐다. 놀라운 것은 실험의 결과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재소자들의 재범 확률이 80%이상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예술 활동 및 창조활동은 재범률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젊은 뇌 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은 ‘창의성’에서 그 해답을 찾아냈다. 그는 실험을 통해 문화예술의 복합적 창조활동은 창의성을 이끌어내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강조했다. 또 이런 창의적 활동은 뇌의 특정 부분을 활성화 시켜 단순히 문제해결 능력계발에 그치지 않고 태도나 인격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 뇌 과학 분야 최대 화두는 ‘창의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큐의 제작자이자 도서 ‘창조하는 뇌’의 저자인 데이비드 이글먼은 “창의적 상상력은 각종 문화와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천”이라며 창의성 알고리즘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문화예술의 복합적 창조활동은 창의성을 극대화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분야라 설명하고 창의적으로 이어지는 알고리즘을 탐구했다. 이를 창조하는 뇌라 명명한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기계적 논리에 대한 인간의 노력보다 창의성에 대한 가치가 어느때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창조하는 뇌’를 만들기 위한 연구는 고도화를 거듭해가며 효과도 점점 검증되고 있다. 창의성은 곧 창조와 직결된다. 위 사례와 같이 실천적인 창조활동은 단순한 능력의 증진 외 무한한 가능성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에 창조적 활동을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1. 휘기:  가능성의 문을 여는 변형

▲ 출처 Pixabay

휘기란 원형을 변형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 뇌에서 휘기란 기존의 것을 형태, 크기, 시간 등을 바꿔 온갖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심장이 멈추면 살 수 있을까’라는 발상을 시작으로 창조된 인공심장 같은 것이다. 인공심장이 개발된 과정을 살펴보자. 

의학계는 오래전부터 인공심장, 맥박이 없는 무박동형의 심장을 개발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당시 인간의 심장을 인공적으로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여겨지며 큰 관심을 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의학계는 포기하지 않고 꿈을 발전시킬 수 있는 로드맵을 구상한다. 이내 혈액을 일정하게 흘려보내는 기술을 개발해 송아지에게 인공심장 이식실험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사람에게까지 인공심장 이식을 성공시키며 현재는 절망적인 심장병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기존의 것을 다양하게 변형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뇌의 전략, 휘기는 예술과 건축, 언어 등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데이비드 이글먼은 “인류 문화는 끊임없는 신경계 조정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내려오는 특정 주제의 변주곡 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며 우리 뇌의 무한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2. 쪼개기:  창조의 재료를 만드는 해체

▲ 출처 Pixabay

완전한 것을 분해하고 그 조각을 조립해 새로움을 만드는 ‘쪼개기’는 휘기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 원천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는 곧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도 하며 기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는 기존의 무언가를 조각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 피카소는 이를 대표하는 좋은 사례 중 하나다.

형태의 마술사로 불리는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큐비즘’이라는 미술 표현양식으로 유명하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아비뇽의 처녀들’이 처음부터 관심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매춘부를 그려 성적 죄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그는 여성의 신채를 쪼개 그리는 기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림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심지어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창작을 멈추지 않았다. 전쟁의 참담함을 그린 ‘게르니카’를 발표하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전의 작품보다 사물과 사람을 더 쪼개 그린 작품은 전쟁의 참상을 여실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쪼개기 전략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피카소는 ‘큐비즘’표현 양식을 널리 알렸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창작은 훗날 미술사조의 방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미술의 대가’라는 수식어 또한 붙여주었다. 

#3. 섞기:  아이디어의 무한한 결합

▲ 출처 Unsplash

섞기에서는 인간의 뇌가 두 가지 이상의 자원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함을 의미한다. 뇌의 휘기, 쪼개기 전략은 기존 사물, 생각을 변형시키는 의미였다면, 섞기는 전혀 다른 아이디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혁신으로 이끌 수 있는 전략이다.

고대 이집트의 문명을 살펴보자. 왕의 무덤, 피라미드를 지키고 있는 스핑크스는 사자의 몸과 사람의 머리를 결합한 대표적인 조형물 중 하나다. 결합을 통해 당시 왕권의 힘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다. 훗날 이집트 문명에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은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킨다. 맥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는 그녀의 얼굴과 사슴의 몸을 결합한 자화상을 그렸다. 그림 속 그녀는 몸에 화살을 맞아 피를 흘리고 있다. 하지만 시선은 투명하고 강한 빛을 발산하는데 이는 신체적 불편함과 남편의 문란한 사생활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을 미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훗날 작가의 그림은 맥시코 국보로 지정되고 70년대 페미니스트들의 우상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이집트 문명은 프랑스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의 대표적인 건축물 유리 피라미드는 유리와 피라미드의 형상을 결합, 건물의 입구뿐 아니라 지하에 빛이 잘 들어오도록 돕는다. 루브르 박물관은 훌륭한 이집트 유물을 많이 소유하고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휘기, 쪼개기, 섞기 전략은 개별적으로 이뤄지기보다 다양한 방법과 루트를 통해 일어난다. 데이비드 이글먼은 “인간의 마음은 수많은 기억과 감정이 우글대는 거대한 정글과 같아 아이디어 간의 창조 전략은 제한이 없다”라며 창의적 알고리즘의 무한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 도서 '창조하는 뇌'

최근 출간된 그의 저서 ‘창조하는 뇌’ 는 인간 창의성으로 이어지는 뇌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생각의 무한함을 글과 그림을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예술은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학문이라 설명한다. 이어 ‘만약에’하는 생각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의 생각이 창의성에 다가가도록 안내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된 도서는 창의력 알고리즘 설명을 시작으로 예술에 적용된 사례와 나아가 창조적 기업의 이점,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조언한다. 인간의 뇌는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창의력 인재를 길러 새로운 세상의 문을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함께한다.

도서 ‘창조하는 뇌’는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창조와 현신을 이뤄낸다며 교육 현장과 기업 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을 장려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계적인 기업,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은 업무 환경을 바꾸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포상하는 등 다양한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하고 있다. 90년대 휴대전화 시장점유일 세계 1위를 차지했던 ‘노키아’는 모바일 시대 도래를 알아차리지 못해 애플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고야 말았다. 만약 노키아가 변화의 물결을 일찌감치 알아차렸다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변화와 혁신은 창의적 생각으로부터 나온다. 노키아와 다이슨의 사례가 보여주듯, 우리 스스로 가능성을 찾아보고 새로운 미래 이야기를 써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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