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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3.09.17 10:18

손석희의 첫 멘트는 대중과의 약속, 꼭 지키라

시청자 갈증 풀어준 'JTBC 뉴스 9', 손석희는 끊임없이 시험받는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종편은 지금도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는 방송이다. 언론사가 방송을 갖는다는 부정적인 시각, 변칙 통과로 이루어진 태생의 잘못,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 운운하는 아부 멘트, 자질이 부족한 정치 평론가를 내세운 정치 분석, 비슷비슷한 집단 토크쇼의 남발 등이 그간 '종편'의 이미지였다.

JTBC의 '무자식 상팔자'가 시청률 10%를 넘고 '썰전'이 화제의 중심이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JTBC가 '종편'의 이미지를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지난 대선의 결과를 지켜 본 사람들은 종편을 '악의 축'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그 종편에 들어간 사람이 있었다. 바로 '시선집중'을 진행하던 손석희다.

손석희가 JTBC 행을 선언했을 때 그를 비난하는 이들이 많았다. '결국 정권의 밑으로 가는구나', 'JTBC에서 과연 삼성에 대해 할 말을 하겠느냐'라는 말들이 많았다. 평소 공정한 보도와 할 말을 하는 스타일로 사랑을 받았던 손석희가 '공정보도'와는 전혀 거리가 먼 종편으로 갔다는 것은 그들에겐 그야말로 '배신'이었다.

그리고 손석희는 뉴스 앵커로 복귀했다. 16일 'JTBC 뉴스 9'에서 손석희는 무려 14년 만에 뉴스 스튜디오에서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의 첫 일성은 르 몽드지를 창간한 뵈브 메리의 말이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마음도 가벼워질 것 같다".

▲ 'JTBC 뉴스 9'로 앵커로 복귀한 손석희(출처:방송 캡쳐)

누군가 말했다. 손석희가 뉴스에 복귀했다는 것만한 톱뉴스가 지금 어디있냐고. 그래서일까. 'JTBC 뉴스 9'의 이 날 시청률은 1.41%(TNms)와 1.9%(닐슨미디어리서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전 방송보다 2배가 넘게 시청률이 상승했다. 누가 뭐래도 '손석희 효과'가 발휘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손석희는 차분했다. 그리고 명쾌했다. 특히 첫 게스트로 나온 안철수 의원과의 인터뷰는 '명불허전'을 입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3자 회담은 의혹을 해결하지 못하고 키워 실망스럽다"는 안철수에게 손석희는 "한 차레 만나기도 힘들다. 여러 번 만나는 게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돌직구'를 날렸다.

안철수의 답변에 손석희는 더 구체적인 대답을 요구했고 끝내 "당이 만들어질 확률은 높겠지만 100%라고 말할 수는 없다"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인터뷰어' 손석희의 명성이 다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시청자들은 기대를 가졌다. 종편에서 이런 뉴스를 볼 수 있다니. 지상파 방송도 사실상 종편과 다름없이 공정 보도가 실종된 상황에서 손석희가 그 목마름을 해결해주자 시청자는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에 달린 호평 일색의 댓글이 이를 잘 보여준다. 손석희는 대중이 보고싶어하는 뉴스를 보여줬다.

물론 이제 첫 방송이다. 그리고 아직도 물음표는 남아있다. 그의 공정성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삼성에 대해서도 바른 소리를 할 수 있을까? 현 정권의 진실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언론의 독립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까? 손석희는 계속 이 의문에 시달려야 하고 계속 시험을 받아야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는 이미 약속을 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이라고. 대중은 손석희의 종편행을 '종편을 바꾸기 위한 결단'이라고 이해해줬다. 이제 손석희가 첫 방송의 약속을 지킬 차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매일 밤 9시다. Good night and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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