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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①] ‘이몽’ 안신우, “데뷔 24년 차, 연기 레슨받고 있어요”

▲ 안신우 (에스더블유엠피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1996년 ‘슈퍼탤런트’를 통해 연예계에 입문한 배우 안신우가 어마어마한 경력을 뒤로하고 새롭게 연기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반성하고, 변화를 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안신우에게서 신인과 같은 온도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우 안신우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몽’ 종영을 앞두고 스타데일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 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 분)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안신우는 ‘이몽’에서 조선을 통치하려는 각 처의 권력다툼 속에서도 그저 가늘고 길게 생존하는 게 최고라 여기는 총독부 경무국장 켄타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 안신우 (에스더블유엠피 제공)

Q. ‘이몽’의 종영을 앞두고 있다. 소감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신우: 매번 드라마를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하다고 했는데 이번엔 서운한 마음이 크다. 켄타는 기존에 제가 맡았던 캐릭터와는 상반된 역할이기에 초반에는 힘들었다. 연기하면서 익숙해질 만하니까 촬영이 끝이 나더라. 서운했다. 

Q. 유난히 선한 얼굴로 악역을 맡아 연기를 펼치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안신우: 약 20년간 연기하면서 악역을 한두 번밖에 못 해봤다. 그래서 켄타 역에 더욱 애착이 간다. 사실 처음에는 감독님이 독립군 역할을 제안하셨는데, 이전과 비슷한 역할은 하고 싶지 않아 “비중이 적어도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고 요청했다. 다행스럽게도 감독님이 흔쾌히 받아들여 주셨다.

Q. 제안받은 역할을 바꾸면서까지 권력욕에 사로잡힌 총독부 경무국장 켄타 역을 맡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안신우: 제가 KBS 공채로 연예계에 들어왔는데 그 안에서 작업할 때는 계속해서 비슷한 이미지를 맡았다. 왕위에 못 오르는 왕자, 올바른 학생 등 매번 착한 역할만 하니까 어느 순간 슬럼프가 오더라. 게다가 나이를 먹다 보니 ‘이런 식으로 작품을 오래 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도 하게 됐다. 이후 작품을 좀 굶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전과 비슷한 역할을 제안받으면 고사했고, 덕분에 ‘사임당, 빛의 일기’를 끝내고 공백기 아닌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 안신우 (에스더블유엠피 제공)

Q.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안신우: 켄타를 연기하면서 ‘연기를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제가 ‘이몽’에서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분량이 이만큼인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제가 해오던 연기 패턴이 아니니까 막막함을 느꼈다. 결국, 매니저에게 연기 선생님을 찾아봐달라고 요청했다. 제 경력 때문에 거절하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연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싶다고 부탁해서 신인 배우처럼 작품을 분석하는 방법, 접근하는 방법 등 요즘 친구들의 연기 패턴을 배웠다. 정말 많이 다르더라. 사실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하길 잘했구나 싶었다. 촬영 초반에는 캐릭터가 완전히 몸에 붙지 않아 힘들었는데, 점점 편해지더라.

Q. 사실 데뷔 24년 차 배우가 연기 교습을 받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는지 궁금하다.

안신우: 일주일에 두세 번씩, 석 달 정도 교습을 받았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연기 트렌드는 계속 변하지 않나.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지만, 무엇이 다른지 찾을 수 없었는데 교습을 받으면서 시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이후 작품을 모니터링하니 내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올드한 부분이 보이더라. 그리고 촬영이 끝난 지금도 연기 교습을 한 달에 두세 차례씩 꾸준히 받고 있다. 평소에 꾸준히 연습해 경험과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놔야 다음에 당황하지 않을 것 같다.

Q. 켄타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어떻게 표현하려 했는지 알려달라.

안신우: 켄타는 음흉한 캐릭터다. 스스로 나서지 않고 부하인 마쓰우라 역의 허성태 배우를 시켜서 사건을 꾸민다. 그러다 보니 저는 리액션이 빠른 편인데, 켄타를 연기할 때는 ‘이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왜 할까?’ 하고 관음하고 고민하니까 리액션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지더라. 또 의도한 건 아닌데 상대방이 얘기할 때 계속 쳐다보게 됐다. 

▲ 안신우 (에스더블유엠피 제공)

Q. 이번 작품을 촬영하는 동안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안신우: 작품 촬영을 앞두고 콘셉트 미팅에서 분장을 해봤는데 여지없는 독립군이더라(웃음). 켄타처럼 보이기 위해 두 번에 걸쳐서 수정했다. 또 제가 맡은 켄타가 히로시 역의 이해영 배우와 오다 역의 전진기 배우와 동기로 나오는데, 유독 제가 어려 보여서 한참 동안 회의를 하기도 했다. 결국, 저만 수염을 붙이고 등장했다. 

Q. 비열한 악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때, 선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와 무언가 다른 점을 느끼는지 궁금하다.

안신우: 켄타라는 역할은 기존에 제가 해본 캐릭터가 아니기에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컸다. 스스로 연기하고 있다고 느껴져 괴롭기도 했다. 이후 고민 끝에 목소리 톤에 변화를 많이 줬고, 이전보다 내려놓고 편하게 하려 노력했다. 사실 기존에 했던 점잖고 올바른 역할을 할 때는 이렇게 고민을 하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하며 많이 반성했다. 내가 편하게 연기하려 했구나 싶더라.

▲ 안신우 (에스더블유엠피 제공)

Q. 켄타를 연기하기에 앞서 참고한 인물이 있나?

안신우: 자기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습성을 느낄 수 있도록 켄타와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는 ‘범죄도시’, ‘공범’ 등의 작품을 많이 찾아봤다. 김갑수 선배님의 눈빛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없지 않나. 그런 점을 참고했고, 또 유재명 씨의 연기를 보는데 표정이 정말 묘하더라. 본다고 전부 내 것이 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면 계속해서 보고, 따라 해보곤 했다.

Q. ‘이몽’을 촬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안신우: 친구들이 표정이 달라졌다고 말해줬을 떄다. ‘내가 좀 변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어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이었다. 또 지인들이 “이런 비슷한 캐릭터 또 들어오겠는데?”라고 말해준 게 기뻤다. 또 내가 봤을 때 눈빛이 달라졌더라. 고민을 많이 해서 힘들어서 그런 건지, 살아온 자양분이 빛을 발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전과는 달랐다.

Q. 개인적으로 큰 도전이었던 ‘이몽’이라는 작품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궁금하다.

안신우: 개인적으로는 70%다. 어느 장면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아직도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습관이 남아있는 게 보일 때가 있더라. 그런 점이 아쉽다. 

한편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몽’은 매주 토요일 밤 9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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