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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3.09.06 15:01

'클라라 부대찌개 좋아한다'가 메인? '땡클뉴스' 전하는 포털과 언론

인터넷은 '띄우기', 대중들은 냉담... 클라라에게서 '천민자본주의'가 보인다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이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인터넷 메인에 오른다. 그가 쓴 트위터 글, 그가 올린 사진은 모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다. 방송은 그를 계속 토크쇼에 불러들이고 심지어 운동까지 시킨다. 그리고 그가 한 말은 모두 기사가 된다. 심지어 라디오에서 '부대찌개 좋아한다'고 말한 것까지 다 기사로 나온다.

이게 웬 80년대 '땡전뉴스' 같은 스토리냐고?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최근 연예 기사들을 보면 '땡클뉴스'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클라라에 대한 보도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고 그가 방송에서 한 이야기, 트위터에 올린 사진들은 모두 기사화가 되고 인터넷 메인에 오른다. 심지어 '부대찌개를 좋아한다'까지도 기사로 나온다. 이 정도면 '땡클뉴스'가 확실히 맞다.

잘 알다시피 클라라는 '섹시 시구'로 완전히 스타 반열에 올랐다. 물론 그 이전 그의 화보가 공개되고 그의 트위터 글이 계속 기사화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고 그것이 '섹시 시구'로 이어지며 그는 단박에 '섹시 아이콘'으로 우뚝섰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사가 되고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광고 모델 섭외가 들어오고 방송 프로 섭외 1순위가 된 것도 이 무렵이다.

그가 이렇게 '대세'가 된 데는 언론과 포털의 역할이 컸다. 언론이 클라라를 보도하는 태도는 마치 미모의 여성을 어떻게든 사로잡아보려는 동네 남정네들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하루가 멀다않고 트위터의 글들을 계속 기사화하고 화보 사진이 나오면 며칠 동안 포털에 계속 실리며 '보기 싫어도 봐야 하는' 단계까지 올라가고 말았다. 한마디로 클라라를 '못 띄워먹어' 안달이 난 모습이었다.

▲ 클라라에 대한 포털과 언론의 기사가 계속 나오고 있다(SBS 제공)

언론에게 클라라라는 아이콘은 엄청난 호재였다. 미모와 노출,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이 클라라였다. 대중의 호감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어쨌든 시선만 끌면 된다. 그런 그들에게 클라라의 노출만한 아이템은 없었다.

그런데 언론의 이런 '띄우기'에 비해 정작 클라라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차갑다. 클라라에 관한 수많은 기사들의 내용과는 다르게 댓글은 온통 부정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내용은 이것이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클라라도 사실 그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 출연할 무렵 클라라는 "드라마 제의를 받는 순간 구세주가 온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드라마에서 그녀의 존재는 여전히 눈요기에 불과할 뿐이었다. 연기자도 아니고 전문 방송인이 아닌, 그저 토크쇼 나가서 해명이나 하고 이상한(?) 이야기나 하는 인물이라는 게 대중들이 보는 클라라의 모습이다.

그가 출연한 '더 화신 라이브'나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 '해피투게더'가 방영된 다음 날에는 그녀에 대한 수도 없는 기사들이 인터넷에 나왔다. 그의 해명은 바로 기사가 되고 수영복을 입은 모습은 포털의 메인 포토가 됐으며 '해피투게더'에서의 박은지와의 설전, 심지어 레시피 표절 논란까지도 모두 톱뉴스가 됐다. 정말이지 클라라였기에 가능한 일이고 그 클라라를 쫓아다니는 인터넷 언론, 그리고 포털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클라라가 '컬투쇼'에 출연해서 "부대찌개 좋아한다"라고 말한 것이 포털 메인 기사로 올랐다는 것이다. 더 이상 무슨 예를 들어줄까?

천박한 자본주의의 모습, 일단 시선부터 끌고 보자는 포털과 언론의 천박한 생각이 결국 지금의 '땡클뉴스'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클라라는 그 속에서 어쩌면 변화된 이미지를 허락받지 못하고 계속 지금의 이미지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지금은 '관심'이라는 월급을 엄청나게 받고 있기에 느끼기가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이 프레임에서 빠져나가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 월급은 떨어지고 아무 것도 남지 않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클라라의 현명한 판단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천민자본주의'. 클라라를 통해 보고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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