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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정태경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9.06.13 08:34

[정태경 칼럼] 디지털의 미래

[스타데일리뉴스=정태경 칼럼니스트] 공항이 제일 아름다울 때는 헤어졌던 사람과 다시 만나는 모습을 볼 때이다. 

가족, 친구, 연인들을 만나면,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며 깊은 포옹과 연결을 다시 하게 된다. 

멀리 떨어져서 전화로, 텍스트로, SNS로 연결하던 것을 드디어 직접 만났을 때 너무 기뻐 포옹하는 모습은 다시 연결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고, 절대 기계로 대신 할 수 없는 그 모습 자체이다. 

▲ 차의과학대학교 정태경 교수

이번 주 LA 공항에서 마중 나가서 기다리다 있다가 일어났던 일이다, 양손에 짐을 끌고 나오는 30대 아버지는 멀리서 미소를 짓고 오고 있고, 어린 딸들은 아빠에게 다가 달려가서 아빠에게 풀쩍 뛰어오른다. 남자아들은 의젓하게 뒤를 따르고 마지막에 다가오는 부인은 만면에 미소를 띠며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는 여유가 있다. 가장 어린 딸은 끝까지 아빠에게 안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마도 제일 반가운 것 같다. 그보다는 아빠가 더 기뻐하는 얼굴을 보니 정말 오랫동안 떨어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 외국으로 나가면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던 사람을 못 만날까봐 항상 전화기를 켜놓고 기다린다. 만나기로 한 사람은 전화기를 해외로밍 했는지 아니면 데이터 통화라는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할 것인지 해외에 나가서는 더 궁금하게 된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이정도 되었으면 연락이 안 되어서 만나기로 한 사람을 못 만났기 때문에 걱정과 함께 기다리는 마음과 함께 몸도 점점 지치게 된다. 부디 모바일 전화를 켜놓아서 빨리 연락이라도 되었으면 말이다. 

이제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항상 모바일을 한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 그래도 공항과 같은 곳에서는 단 한시도 오로지 출입구를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한다. 잠시 놓치면 못 만나기 때문에 눈을 못 떼다가도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전화기를 계속 들어다 본다.

만남의 장소가 해외이건 국내이건 보고 싶은 사람 또는 만나야 하는 사람을 연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손에서 모바일을 놓지 않는다. 너도 나도 한손에 또는 뒷주머니에 꼽고 다니는 모바일이 단순 심심풀이가 아니고 인간의 기본적인 기쁨과 사람들을 연결을 유지하여주는 중요한 과학기술의 산물이라는 것을 윌리엄 벨도, 스티브 잡스도 중요하게 생각한 모양이다. 그렇게 보면 매일 매일 사람들이 전화기를 들고 다니면서 일을 할 때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나 휴식을 취할 때도 모바일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라고 진심으로 이해가 된다. 

여하튼 만나려고 하고 아직 공항 검색대를 빠져나오지 못한 기다리는 이 순간, 지치고 피곤이 밀려오는데 기다리는 사람에게서 어떻게든 간에 문자라도 왔으면 다리라도 덜 아프겠다. 

- 차의과학대학교 정태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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