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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②] ‘기생충’ 정이서, “‘보이스3’ 첫 방송 앞두고 잠 설쳐”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S인터뷰①] ‘기생충’ 정이서, “피자가게 사장 役, 원래 50대... 뽑아줘 감사”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현실감 있는 연기로 ‘보이스’ 새 시즌의 화려한 귀환에 한몫한 배우 정이서가 첫 드라마 도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배우 정이서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이서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 피자가게 사장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깐깐하고 야무진 말투와는 달리 기우(최우식 분)네 가족의 유려한 말솜씨에 살짝 흔들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요즘 ‘기생충’ 속 여러 상징과 은유를 해석하기 위해 n차 관람을 하는 관객들이 많다. 이서 씨는 ‘기생충’을 몇 번 관람했는지 궁금하다.

정이서: 한 번 봤다. 내 모습이 커다란 스크린에 나오는 게 어색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그러나 곧 또 보려고 계획 중이다. 

Q. 최근 OCN ‘보이스3’에도 출연해 존재감을 뽐냈다. 드라마 출연은 ‘보이스3’가 처음이던데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 스크린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은 어색하다고 했는데, 브라운관 속의 모습을 지켜본 소감도 말해달라.

정이서: ‘보이스3’도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 ‘기생충’은 작년에 촬영해 오래 기다려왔던 반면, ‘보이스3’는 찍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방영됐다. 드라마는 실시간으로 반응이 오지 않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어 떨리더라. 또 1, 2회에 등장하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내가 잘못해서 긴장감 조성에 실패하고, 폐를 끼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첫 방송을 앞둔 며칠 전부터 잠을 설쳤다.

그리고 말씀하셨다시피 드라마 출연이 처음이다 보니 내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처음 알게 되는 거라 더 떨렸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드라마는 영화 촬영 현장과 비교해 더욱 바쁘다고 들었다. 경험해본 소감을 말해달라.

정이서: 정신없이 흘러가서 어렵더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후루룩 지나가기 때문에 촬영하는 내내 ‘나는 내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Q. 독립영화 ‘7월 7일’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소개해달라.

정이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마음의 문을 열기 어려워하지만, 한 남성을 만나 사랑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여성 캐릭터를 맡았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정이서: 3살 때 미국으로 넘어가 잠시 살았다. 미국에서 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 실력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과연 내가 이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한국에 와서도 반복이었다. 초반에 한국어를 잘하지 못했기에 ‘나는 누구인가? 한국인인가, 미국인인가?’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이 많던 시기에 한국에서 한국 영화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위로가 많이 되더라. 영화 속에는 극적인 사건들이 많지 않나. 영화를 통해 힘든 일을 겪고, 분명한 감정의 변화를 드러내는 인물들을 보며 ‘저런 인생도 있구나’, ‘저런 인물을 표현해내는 직업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중학교 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Q. 롤모델이 있다면?

정이서: 오랜 롤모델은 프랑스 배우인 마리옹 꼬띠아르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고 반했다. 그때부터 마리옹 꼬띠아르의 작품을 다 찾아봤다. 마리옹 꼬띠아르는 가만히 있어도 그 배우만의 매력이 느껴질 정도로 자기만의 색이 확고하다. 그런데도 그 색이 어떤 역할을 묻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색으로 역할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게 와 닿았다. 보고 있으면 ‘연기를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나라 배우 중에는 전도연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전도연 선배님이 출연하는 작품을 워낙 좋아한다. 영화 ‘멋진 하루’도 무척 좋았고, ‘인어공주’에서 두 가지 역할을 신기할 정도로 잘 소화하신 것도 멋졌다.

▲ 정이서 ⓒ스타데일리뉴스

Q. 뜬금없지만 이름이 무척 예쁘다. 본명인가?

정이서: 아니다. 본래 이름에서 바꾼 지 1년 반 정도 됐다. 이름을 바꾸기 위해 철학관에 예약했는데,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내게 어울리는 이름을 5개 정도 주신다고 하는데, 만약 그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어떡하지 싶더라.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생각했던 ‘이서’라는 이름이 그 5개의 보기 중에 있었다. 이 이름과 운명인 것 같아 망설임도 없이 선택했다(웃음).

또 정말로 이름을 바꾸고 나서 한 달 만에 웹드라마에 출연할 기회가 찾아왔고, 이후 ‘기생충’, ‘보이스3’까지 잘 풀려 이름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웃음).

Q. 배우라는 직업이 사실 뭔가 정해진 게 없어 가끔 막막한 기분이 들기도 할 것 같다. 그럴 때 이서 씨는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하다.

정이서: 많이 내려놓는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조급한 마음에 뭐든 빨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 생각하는 건 사람마다 자기의 페이스가 있는 것 같다. 저는 평소 좀 느린 편인데, 배우로서의 길도 차근차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조급한 마음도 생기지 않더라. 일이 없을 때는 전시를 보러 간다든지, 동네 카페에 가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이서: 이제 시작이니까 힘내서 많은 분이 인정해주실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정이서는 영화 ‘7월 7일’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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