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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9.06.02 09:08

[권상집 칼럼] 연예인 학폭 논란, 퇴출이 답이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자에게 자비를 베풀 수는 없다.

▲ 효린, 윤서빈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국내에서 중, 고교를 다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 폭력 피해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2018년 교육부 통계 조사에 의하면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무려 5만명에 달한다. 폭력의 피해자를 지켜봤거나 가해자의 행위에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는 매우 높을 것이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교육부 통계 조사에 의하면 학교 폭력은 점점 어린 연령 대에서 발생해 초등학교 때부터 더 많은 폭력이 발생하고 학교 폭력으로 신음하는 학생들까지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JYP 연습생 윤서빈 등 다양한 인물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부각되며 연일 논란을 증가시키고 있다. 사실 연예계에서 학교 폭력으로 떨고 있는 인물이 한둘이 아니라는 얘기는 예전부터 기획사 연습생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오고 갔던 얘기다. 대다수 기획사들이 인성을 보지 않고 끼와 재능만을 중시하고 학교 재학보다 기획사에서 춤과 노래에 헌신할 수 있는 연습생들을 선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학생들이 기획사에 몰렸다.

학교 폭력 가해자에 대해 숨을 죽일 수밖에 없던 피해자들은 SNS의 발달과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연예계에서도 10여년 전부터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퇴출되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로, 2010년 남녀공학이라는 혼성그룹에서 ‘열혈강호’로 데뷔한 차주혁은 과거 그의 일진 행위를 덮기 위해 소속사가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이름을 개명하는 등 온갖 시도를 다했으나 대마초, 마약투약 혐의로 시종일관 문제를 일으켜 결국 퇴출되었다.

10년 동안 학교 폭력 논란을 일으켜 퇴출된 연예인과 오디션 참가자가 많았음에도 2019년 현재 가해자들과 그들이 소속된 기획사의 문제해결 방식은 변함이 없다. 한결같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인해 보겠다’는 모호한 진술로 일관하고 피해 사실을 알린 네티즌들에게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늘어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연이은 학폭 피해를 터뜨리면 그제서야 피해자들과 합의 후 자숙하다가 대중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질 때쯤 다시 컴백하는 패턴을 반복한다.

청소년 시기 한때 일으켰던 실수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과거 일을 들추어 현재 그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타당하냐는 반론 앞에 피해자들은 또 한번 눈물을 삼킨다. 폭력의 가해자는 한때의 실수로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지만 피해자는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멍에를 평생 가슴에 짊어져야 한다. 참고로 지금까지 자신의 폭력과 일탈 행위에 대해 초기부터 잘못을 뉘우치고 사죄를 구한 연예인은 단 한 명도 없다. 용서는 자격이 있는 자에게 베풀어야 한다.

윤서빈, 효린, 잔나비 멤버 유영현, 베리굿의 멤버 다예까지 학교 폭력 논란의 당사자는 연일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피해자들은 학창시절 가해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폭행을 당하고 성인이 되어 다시 한 번 기획사의 거대한 힘 앞에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기획사의 행위를 보고 학폭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가해자들은 지속적으로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이름으로 기획사에 문을 두드린다. 학창 시절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도 큰 문제 없이 기획사가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국내 다수의 기획사들은 연습생들의 인성이나 품성에 사실 별 관심이 없다. 연습생들을 일종의 상품으로 간주하다 보니 춤과 노래 연습은 강조하면서 이들이 과거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는 기획사는 많지 않다. 어차피 문제가 생기면 1차적으로 법적 대응을 통해 학교 폭력의 피해자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고 최악의 경우 합의하면 된다는 안일한 인식이 지난 10년간 더 많은 괴물을 키워냈다. 지금도 대다수 기획사는 연습생을 선발할 때 그들의 인성, 학창시절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학창시절 친구를 괴롭히고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준 인물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대중을 상대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면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시민의식의 미덕은 타락하고 대중의 도덕적 품성은 타락하게 된다. 학교 폭력에 대해 명예훼손을 운운하며 법적 소송을 외치고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기획사의 행위는 가해자들의 10대 시절 일탈 행위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반성과 사죄를 모르는 그들의 퇴출을 대중은 원한다. 지난 날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자들에게 절대로 자비를 베풀 수는 없다.

- 권상집 동국대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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