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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이슈뉴스
  • 입력 2019.04.28 21:03

[권상집 칼럼] 박유천, 거짓말이 부른 끝없는 추락

회복할 수 없는 이미지에 직격탄을 던진 그의 거짓말

▲ 박유천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박유천은 결국 구속되었다. 아시아 최고의 K-POP 그룹인 동방신기의 핵심 멤버로서 그는 한때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몰고 다닌 초대형 스타였다. 16년 전, 미국에서 캐스팅 되어 동방신기 멤버 중 가장 늦게 합류했음에도 제일 높은 인기를 누렸던 멤버 중 한 명이었다. 특히 그는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순수’라는 이미지를 부여 받고 팬들에게 순수함을 지닌 미소년 같은 모습을 유지하며 10대 소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엔터테이너의 이미지와 실생활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2년 박유천은 김재중, 김준수와 결성한 그룹 JYJ의 사생팬에게 폭언과 함께 폭행을 했다는 이유로 한 차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7년 전, 사생팬 중 일부가 박유천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루머가 퍼진 후, 기획사는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그룹 JYJ 멤버 중 일부가 사생팬에게 폭언을 한 육성 파일을 디스패치가 공개한 후 상황은 반전으로 돌아섰다. 물론,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쫓아 다니며 스토커 행세를 보인 광적인 팬들이 더 심각한 문제라는 여론이 대세였기에 박유천의 폭언, 폭행 논란은 큰 파문 없이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이후에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박유천은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켰다. 2012년 JTBC 보도를 통해 알려진 ‘여자친구로부터 협박을 당한 아이돌’과 관련된 기사에서도 대중은 협박을 받은 아이돌의 당사자로 박유천을 지목하기도 했으며 2016년에는 군 복무 기간 중 근무 태만 논란과 함께 유흥업소 출입과 성폭행 혐의로 유흥주점 종사자 네 명에게 고소를 당하며 회복하기 어려운 이미지 하락을 겪었다. 그 동안 쌓아온 순수라는 이미지와 달리 그가 보여준 모습은 일관되게 타락, 퇴폐로 점철(點綴)되었다.

3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박유천의 성폭행 사건은 4건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가 확정되었고 성매매 혐의 또한 무혐의로 종결되었다. 그 후 박유천은 논란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무대를 통해 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올해 초 솔로 음반을 준비 중이며 활발한 국내 활동을 통해 팬들에게 다가서겠다는 그의 약속은 그러나 물거품으로 끝이 났다. 남양유업 회장 조카인 황하나의 구속과 함께 황하나가 마약을 같이 한 공범으로 사실상 그를 지목하면서 박유천의 두 얼굴이 또 다시 드러나고 만 것이다.

황하나가 구속 수감된 후 곧바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한 박유천은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받더라도 직접 말씀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당한 태도로 결백을 강조했다. 대대적인 기자 회견을 통해 황하나의 주장을 반박한 박유천에 대해 동정 여론이 대세를 형성했던 것도 인터뷰에서 보여준 그의 결기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버닝썬 게이트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황하나 마약 사건이 터지며 박유천이 버닝썬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돌며 그를 두둔한 팬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박유천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마약 투약을 했다는 간접 증거들이 나오자 그는 곧바로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상태로 경찰 조사에 나서 또 한번 대중을 경악시켰다. 자신의 마약 투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제모 상태로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면서 그에게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팬들과 여론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돌아섰다. 최종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후 그는 포승줄에 묶여 구속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

박유천이 왜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심리학자, 범죄학자들의 분석과 비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지난 7년 동안 단 한 번도 대중에게 진실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런 분석과 비평이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7년 전, 사생 팬들에 대한 폭행 시비 논란에도 그는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언론이 실제 폭언 영상을 공개하자 침묵 모드를 유지했으며 3년 전 성매매 또는 성폭행 논란 속에서도 그는 억울함을 누차 피력했으나 다수의 피해자가 연이어 나오자 기획사의 뒤에 숨어 침묵을 유지했다. 이번에도 사실상 동일한 패턴을 보인 셈이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여론몰이를 위해 자신이 희생양이 된 것처럼 프레임(Frame)을 전환하려고 했던 그의 인터뷰, 경찰 조사 전 탈색과 제모 등으로 마약 조사를 회피하려고 한 전략적 움직임까지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팬들과 대중을 기만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조사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도 “체내에 어떻게 필로폰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다. 끝 모를 추악한 거짓말이 끝없는 추락을 초래하고 있다는 걸 박유천 혼자만 모르는 느낌이다.

과거 박유천을 캐스팅했던 드라마 PD, 영화감독은 모두 박유천에게서 순수함을 봤다는 민망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8년 전, 박유천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한 얼굴에 해맑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며 순수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선을 다하는 열심의 끝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대중에게 자신을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참한 얼굴에 순수하고 해맑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는 정작 팬들에게 순수하고 해맑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열심의 끝을 보여주지 못하고 두 얼굴의 끝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연예계 생활의 종점을 찍었다.

- 권상집 동국대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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