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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칼럼
  • 입력 2013.08.06 15:55

이병헌-이민정 언론의 보도내용, '단언컨데 가장 완벽한 진상'

무분별한 상견례, 프로포즈 보도에 '나쁜 결혼식' 인식, 이효리와 비교도

[스타데일리뉴스=임동현 기자] 톱스타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톱스타와 톱스타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는 더욱 더 흥미진진하다.

당연히 이들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기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단순한 애정표현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려한다. 톱스타와 톱스타의 만남과 결혼. 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소재인가.

하지만 최근 이병헌-이민정 커플의 결혼식을 앞두고 나오는 일련의 기사들을 보면 이렇게까지 언론이 그들의 결혼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게 만든다.

▲ 8월 10일 결혼하는 이병헌 이민정 커플의 웨딩사진(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결혼식 하객으로 '소수정예 900명'을 초청한다는 기사부터(900명이 '소수정예'라, 무슨 왕세자 결혼식인 줄 알겠다!) 이민정이 이병헌의 동생 이은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극비리에' 상견례를 했다는 기사가 나온다('극비'라면서 '이은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라고 친절히(?) 안내하는 센스라니!).

급기야 모 매체가 단독보도라고 내놓은 것은 '이병헌, 영화관에서 프로포즈. 이민정 감동의 눈물'이었다. 이것을 또 각 매체들이 따라서 쓰고 있다. 

대체 왜 이들의 결혼식에 쓸데없는 기사들이 남발되는 것일까? 언론들이 상견례와 프로포즈를 화려하게 알리며 풍악을 울리고 있는 것일까? 설마 네티즌들의 의심대로 지금의 어수선한 정국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작전인 것일까? 하지만 이런 시시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문득 얼마 전 이효리의 트위터가 생각난다. 이효리가 양가 가족들만 초대해서 상견례 자리로 결혼식을 하겠다는 트윗글을 언론들은 '이효리 해명'이란 제목으로 올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해명'이 아니었다. '해명'으로 몰고 간 것은 9월 결혼식을 연기한다는 보도와 하객을 초대하지 않았다면서 '시덥잖은 의혹'을 던진 언론들 자신이었다.

톱스타 이효리는 하객들로 북적대는 화려한 결혼식이 아닌 양가 가족만이 모인 상견례를 택했다. 분명 기자들은 취재거리 놓쳤다고 펜을 놓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심을 돌릴 방법은? 그래, 이병헌과 이민정이 있었구나. 이 때부터 상견례, 하객 수, 프로포즈 기사가 연달아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 화려한 결혼식이 아닌 양가 가족들만의 자리로 결혼식을 대신한 이효리 이상순 커플(SBS 제공)

그러나 이런 언론들의 행태로 인해 네티즌들에게 이효리는 '톱스타이면서 소박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는 반면 이병헌-이민정은 '톱스타라는 이름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며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한 톱스타의 '하객없는 상견례' 계획을 보며 수수한 모습에 감탄한 이들이 '900명 소수정예 하객'을 내걸며 레스토랑에서 상견례를 가졌고 호텔 결혼식을 올린다는 커플의 기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프로포즈까지 기사화하고 그걸 '단독'이랍시고 내세우는 언론사의 행태를 보면 어떤 마음을 갖게 될까?

단언컨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는 가장 완벽한 '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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