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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생활
  • 입력 2013.03.22 09:16

서울대학교-컬럼비아대학교 교육대학원 합격생 이원의 내신 공부 비법과 합격 수기

▲ 사진=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 교육대학원 합격한 이원씨

[스타데일리뉴스=김영일 기자 정리] 대한민국 명문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당당히 미국 아이비리그 교육대학원에 합격한 이원씨에게 내신 공부 비법과 합격 수기를 전해 들었다. 

                                                                 - 컬럼비아대학교 교육대학원 합격생 이원

1. 나의 고등학교 시절과 공부법 

나는 내신과 수능 공부를 분리하여 공부하지 않았다. 가끔 후배들의 말을 듣다 보면, 어떻게 내신과 수능을 한번에 잡을 수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내신은 우리가 대학이라는 문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 관문으로 거치게 될 수능으로 가는 징검다리이다. 따라서 수능으로 가는 길에 내신을 통해 틈틈이 자기 성적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보면 좋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수학영역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마스터 하기 쉽지 않은 과목이다. 수학은 어떤 선생님에게 배우는지가 중요한데 수학인강 세븐에듀로 유명한 수학의 마술사 차길영 선생님에게 수학을 직접 배울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차길영 선생님의 수학개념강의와 수능기출문제 분석을 하는 수능적 발상 강좌를 들으며 수학공부를 해서 수학은 자신이 있었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학생으로서 수리영역 문제풀이에 매우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는데, 지금 돌아보면 개념을 제대로 음미한 후 문제를 풀 때야 비로소 그 문제풀이에 투자하는 시간이 빛을 보는 것 같다. 나는 개념에 충실한 문제풀이 방법을 고안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과학탐구영역 같은 경우에는 내신 공부를 하면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면 기억에도 오래 남았고, 따로 수능 공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항상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수업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는데, 이렇게 수업시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집중하는 습관이 나에게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또한 영어 영역의 경우에는 내가 학창시절에 6년간 다닌 수원 세종학원에서 기초가 중학교 때에 사실 이미 많이 쌓여 있었다. 그래서 영어지문 독해만을 꾸준히 하고, 학교 수업시간에 새로운 내용을 배우면 그때그때 바로 외웠다. 외국어 영역은 고2 내용을 안 배웠다고 고3 내용을 배우지 못하는 영역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3 내용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독해 및 문제풀이 연습을 했고 이것이 고등학교 3학년 때에 다른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되었다.

국어영역은 나에게는 열심히 한다고 잘 나오지 않는 멀고도 먼 당신이었다. 하지만 수능 당시에는 만점을 맞아 내가 생각해도 나름 자랑스러운 쾌거를 이루었는데, 이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엄선해서 낸 질 좋은 기출문제들을 중심으로 항상 출제자의 의도와 글 전체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였기 때문인 것 같다.

고등학생으로서 시간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나는 내 스케줄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다이어리를 찾을 시간도 없다고 생각하여, 두꺼운 스프링노트를 내 다이어리로 다시 만들었다. 줄은 삐뚤빼뚤해 조잡해 보여도, 나의 하루를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좋은 친구였다. 다이어리에는 하루, 한주, 한 달, 그리고 과목별 공부 계획을 그려 넣었고 하루 스케줄은 1교시 별로 배분하여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였다.

이렇게 바쁜 하루를 살아도 다가오는 수능시험날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이 드는 날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항상 기도를 드렸던 것이 마인드컨트롤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고 그다음 주에도 더 열심히 앞을 보고 달리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2. 서울대 생활과 교환학생 생활

서울대학교 학생 중 한명으로서 이런 말을 하기가 좀 민망하기도 하지만,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참 잘났다. 그래서 처음에 신입생으로 이 학교에 입학했을 때, 내가 얼마나 작고 작은 우물에서 뛰놀던 개구리였는지를 실감하였다. 그래서 이미 나보다 한발 앞선 이들과 발맞추기 위해 남들이 한발 움직일 때 나는 두발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과 만나서 소통하는 대학생은 당연히 낮은 학점을 받게 된다는 통념을 깨고 싶은 생각이 나의 마음을 지배하였다. 사람들과 만나고 사회 활동을 하면서도 나 자신의 중심을 지켜 나의 진로에 필요한 학점 관리 및 다른 과외 활동 또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나는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선배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고 나의 인생의 목표는 새로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남들이 입에 닳게 말하던 바로 그 미국에 가서 공부해 보는 것이 되었다. 서울대학교의 제도 특성상, 교환학생으로 선발되려면 높은 영어성적과 학점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느라 한창 진땀을 빼기도 하였다. 하지만 노력이 나와의 의리를 지켰고 비로소 미국의 George Washington University(조지워싱턴대학)로 2학기간 교환학생을 떠나게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산다는 백악관에 5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캠퍼스가 위치해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22년간 살던 한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 전혀 다른 문화를 만나 처음에는 많은 당황도 하고, 실수도 잦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내가 생각하던 방식대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실감하는 것은 내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도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이곳에서 나는 내 전공인 생물교육학보다도,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나의 삶의 방향은 나도 모르게 서서히 대학원 진학으로 향하고 있었다.

미국의 교육은 한국 대학의 교육과는 상당히 다르고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나는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나에게 기쁨이 되는지를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깨달음이 있기까지에 서울대학교의 교육은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서울대학교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쌓은 기초에 미국 대학의 교육을 가미하였기에 이러한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3. 대학원 진학 스토리

대학교 4학년이 되기까지 대학원 진학만큼은 나의 진로선택지에 올려놓은 적이 없었기에 나는 대학원 진학에 확신을 가지기까지 상당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생물교육학을 전공하고 심리학을 부전공하면서 이 심리학, 생물학, 교육학 학문이 뇌과학(Neuroscience)이라는 학문으로 묘하게도 연결되는 것을 느끼자 내 마음속에서는 확신과 함께 뜨거운 불길이 솟아올랐다. 한때는 부모님의 걱정 섞인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 부모님 또한 내 손을 들어주셨다. 최종 목표가 박사학위 취득이었기 때문에 이왕 공부하는 것, 미국에서 뛰어난 세계인재들과 경쟁하자는 결심을 하였다. 하지만 이런 결심만 가지고 미국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미국의 상위권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좋은 학점과 더불어 추천서, 높은 대학원 진학자격시험(GRE) 점수, 높은 토플 점수와 함께 자신이 학문의 길을 걷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는 학업계획서가 필요하다. 하나하나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만나고 싶은 친구들도 많고, 못 가본 한국 관광지도 가고 싶었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미국 대학원 진학 준비로 8개월가량을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다. 대학에 진학할 때와 비슷한 심정으로, 과연 내가 이 대학에 붙을 수는 있을까, 붙지 못하면 나는 어떤 일을 하며 1년을 기다려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걱정 및 고민을 하며 대학의 합격 소식을 기다렸다. 다행히 뉴욕 맨해튼에 소재한 아이비리그 컬럼비아 대학의 교육대학원(Teachers College, Columbia University)에서 합격통지를 받아 이번 해 8월에 다시 미국에 가서 공부하게 되었다. 서울대학에 합격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나 더도 없이 기뻤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정말로 나의 인생에서, 여러 가지 방황의 결과로 얻은 값진, 확신을 가지고 하고자 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에 정말로 행복했다.

4. 나의 꿈

나는 이제 뇌과학을 전공으로 공부하게 된다. 고등학생이라면 나의 꿈이 어느 대학에 가는 것이라 말하고, 대학생이라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말할 테지만 나는 대학원생이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기에 이러한 대답은 할 수 없겠다. 나의 꿈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계속해서 내 전공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나는 특히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에 큰 관심이 있다. 나는 뇌 가소성에 관한 연구를 하여 이 연구 결과가 인류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직 대학원에 입학을 앞둔 꼬꼬마 대학원생으로서 너무 큰 포부라 할지도 모르지만, 내 포부인데 누가 뭐라 할 것인가? 뇌 가소성을 계속 연구해 어린 시절이나 불의의 사고로 정신적 또는 뇌에 물리적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이 상처를 딛고 일어나 행복한 삶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비밀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5. 후배들에게 한마디

아직 23년 정도밖에 인생을 살지 않아서, 하루하루 생각하는 것들이 아직도 자라나는 나이지만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용기를 내 이 한마디를 하고 싶다.
내일 바뀔 꿈이라도, 나에게 꿈이 있다면 나는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살 수 있다. 나도 고등학교 때부터 의사, 판사, 검사, 법의학자, 행정가, 심리학자... 수도 없이 꿈이 바뀌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면, 그 꿈이 내 마음속에 지피는 불씨였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이 불씨가 더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자신을 그토록 사랑한다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여러분도 이미 여러분 마음속에 타오르는 불씨를 찾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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