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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문화
  • 입력 2018.04.12 22:32

'전은숙, 나광호 2人展' 도잉아트, 24일까지

지난 3월 개관한 도잉아트,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에 위치

▲ 전은숙 작가 'Bomb dummy unit, Oil on canvas, 162x162cm, 2017' (도잉아트갤러리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난 3월 개관한 도잉아트(서울 서초구 소재)에서는 전은숙, 나광호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먼저 전은숙 작가의 개인전 'Green Animal'의 작품들은 화사한 색채와 과감한 터치가 돋보인다. 작가가 도심속 일상에서 잡아낸 그림들은 흡사 수채화가 연상된다.

특히 2017년작 'Bomb Dummy unit'(모의탄)는 형광색의 화려함을 안고 있지만 왠지 비어 보인다. 계절이라는 무대와 조명이 사라지면, 곧 사그라들 연극배우처럼 끝을 예고하는듯 하다. 이는 전 작가의 '사라진 그림자'도 비슷한 패턴을 드러낸다.

전은숙 작가 또한 제작노트에서 자신의 그림들을 두고 "예쁜 것은 아프다. 예쁜 것은 보여지는 것이고, 동시에 약자이기 때문에 아프다"라며 약자들의 생존전략은 위장된 겉과 내면은 다르다고 전했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 '국경을 넘어'에 나오는 늑대처럼 자연의 법칙도 무시되는 콘크리트 세상에 생존하는 모든 존재가 자기 포장의 달인이 되지 않았는지? 작가의 작품과 철학이 흥미롭다.

▲ 나광호 작가 'Mona Lisa, oil on canvas, 162×130.3cm, 2016' (도잉아트갤러리 제공)

두번째 나광호 작가의 개인전 'Amuseument'의 작품들은 명화를 모방한 아이들의 그림을 다시 따라 완성시켰다. 작가가 내건 개인전 타이틀이 흥미롭다. Amuseument에 museum을 더한 합성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작품은 '모나리자'. 르불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순수함과 모방으로 한데 묶어 독특한 그림으로 완성시켰다. 정리가 안된 투박함이 원작의 기품을 흔든다.  

나광호 작가의 제작노트를 보면, "놀이와 미술이 공통적으로 모방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착안해 이 말을 만들었다"라며 "이전 작업의 프로세스가 생계를 위한 미술교육의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이번 전시 작업은 집에서 육아를 도우며 어린딸과 같이 미술로서 교감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방법이 되었다"라고 술회했다. 

그렇다. 나 작가의 작품들은 모방이 모티브다. 그럼에도 원작의 오리지널리티 해체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면 훨씬 더 매끄럽게 다가서지 않았을런지. 이를테면 미디어아트가 보태진다면 작가의 진면목을 드러낼 기회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작가의 말대로 프로세스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3월에 개관한 도잉아트는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도로에 위치해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월요일 휴관). 문의는 02-535-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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