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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2 "영원한 청춘, 사람은 늙었으되 음악은 여전히 새롭다."
사람이 늙어도 늙지 않고 죽어도 죽지 않는 비결을 보다. 신중현이 고맙다.
2012년 10월 28일 (일) 11: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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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사진출처=불후의 명곡2 홈페이지 캡처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원곡은 상당히 냉소적인 느낌이었다.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이 거짓말같다. 사랑을 하던 모든 순간들이 마치 거짓말처럼 스쳐지나간다. 진심마저 거짓이었나? 그 진실하던 순간들마저 모두 거짓이었나?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러자고 사랑을 했던가?

하지만 네 남자의 '거짓말이야'는 달랐다. 첫 '거짓말이야'가 끝나고 잠깐의 공간의 남자들의 깊은 절망을 보여준다. 허탈하다. 그러나 여전히 잡고자 하는 미련이 있다.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붙잡고 싶은 마지막 미련이 있다. 울부짖으며 마지막 미련을 떨쳐내보려 하지만 그 손은 어느새 상대의 뒷모습을 잡고 있다. 사랑이 끝나서 슬픈 것이 아니라 사랑을 끝내지 못해서 슬픈 것이다.

스윗소로우의 '거짓말이야'는 진짜였다. 같은 멜로디와 같은 가사를 가지고 편곡을 통해 이렇게까지 다른 느낌으로 완성시켰다. 스윗소로우와 김추자가 갖는 차이이기도 하다. 김추자는 그런 식으로 남자에게 매달리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건방질 정도로 오만하고 사나울 정도로 도도했다. 천상천하유아독존 오로지 그녀만이 있었다. 여성이라는 한계도 있었다. 여성이 그런 식으로 미련을 갖고 매달린다면 그것은 청승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남자라면 비장미로 살려낼 수 있다. 스윗소로우의 감미로움이 남자의 절절함과 더없이 잘 어우러진다. 왕중왕 가운데 단연 왕이었다.

나머지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노멀했다. 신용재의 '봄비'는 그저 슬픈 발라드였다. 원곡이 갖는 - 정확히는 박인수가 부른 그런 처절함이 없었다. 아직 겨울이 가기 전 사나운 봄비를 맞으며 울부짖는 남자의 절제된 격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봄이 다 지나가는 따슷한 가랑비를 맞으며 문득 지난 사랑을 회상하는 나긋한 서정이 있었을 뿐이다. 하기는 신용재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가 적당하다. 신용재의 나이에 어울리는 달달하고 여상한 슬픔과 달콤함이었을까?

굳이 '미인'의 무대에 사물놀이를 세워야 했을까? 지난주 <나는 가수다>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국악을 바탕에 둔 음악을 무대에 세우면서 변진섭은 생소한 다른 나라의 악기를 함께 세우고 있었다. 어떤 악기로 연주해도 우리 것은 우리 것이다. 오히려 어떤 악기로 연주해도 우리의 것이기에 그것은 진정 우리의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미인' 이전에도 전통음악에 뿌리를 둔 음악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미인'이 가치있는 것은 서양악기인 일렉트릭 기타를 통해 전통음악의 가락을 훌륭히 그 이상으로 연주해냈다는 데 있었다. 지금까지도 '미인'의 기타리프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상 최고의 리프로 손꼽힌다. 그저 국악의 악기를 무대에 세울 생각을 누구는 못했을까? 차라리 사물놀이가 등장하기 전 몽환적이던 분위기가 더 훌륭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때까지는 과연 알리구나 감탄하고 있었는데, 사물놀이의 등장이 그 기대를 깨뜨려 버렸다. 아쉬웠다.

박재범이 다시 살려낸 '빗속의 여인'은 1960년대와 2010년대라고 하는 반세기의 시간을 들려주고 있었을 것이다. 그때 채우지 못한 여백이 박재범이라고 하는 젊은 가수에 의해 채워진다. 남의 이야기같던 가사가 그렇게 자기의 이야기로 바꾼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다. 바로 자기다. 바로 자신이다. 자신의 이야기다. 자기가 그리워하고 자기가 잊지 못하는 것이다. 비록 상상속에 태어난 곡이라 할지라도. 다만 그럼에도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전개였다는 점은 아쉽다. 이제까지의 다른 무대에 비해 퍼포먼스의 완성도 역시 곡과 어우러지지 못했다.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크다. 그러나 역시 박재범이란 훌륭한 아티스트일 것이다. 소년과도 같은 그의 가녀린 비브라토는 뭇여성들에게 소중한 보물과 같을 것이다. 그는 진정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엔터테인먼트' 자체일 것이다.

효린의 무대를 보면서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대로 건너뛰었으면 싶었다. 평이했다. 가장 안 좋은 것이다. 효린도 노래를 잘하고 춤도 훌륭했지만 그냥 그것 뿐이었다. 지루하고 심심했다. 원곡이 갖는 장난스러움도 그 안에 숨은 슬픔과 안타까움도 그렇다고 춤이 주는 신명도 무엇하나 느껴지지 않았다. 노래를 불렀고 춤을 추었다는 느낌 뿐, 그저 목소리 하나로 채웠음에도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흥을 실어 들려주던 '린'과는 달랐다. 디테일을 채우면서도 원곡의 줄기를 살린다. 항상 비슷한 스타일의 목소리와 몸동작을 보여주면서도 여전히 질리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심심했는데 지나고 나니 꽉 차 있었다. 린의 무대는 분명 달랐다.

물론 그럼에도 역시 전설을 모시고 즐기는 후배들의 한바탕 잔치로서 의미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과거의 명곡들이 어찌되었거나 최신의 스타일과 느낌으로 다시 편곡되어 들려지고 있었다. 최고의 후배들이 자신들이 들려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전설이 된 선배 앞에 선보이고 있었다. 모르는 이들은 새롭고 알고 있는 이들도 새롭다. 사람은 늙어도 음악은 결코 늙지 않는다. 사람은 죽어도 음악은 결코 죽지 않는다. 음악의 영원함을 본다. 신중현보다 더 오랠 음악의 위대함을 본다. 신중현 자신이 느끼는 것일 것이다. 자신보다 더 오래 후배들에 의해 음악은 영원히 새로울 것이다. 행복하지 않을까? 벅차 눈물마저 흐를 정도였다.

신동엽의 진행은 항상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설마 그 베이글이 박재범이었을 줄이야. 편집 역시 공범이었다. 마지막에 신동엽이 말한 베이글의 정체가 박재범으로 밝혀졌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당황하고 분노했으며 웃음을 터뜨렸겠는가. 신용재의 외모를 웃음거리삼아 신중현과도 농담을 주고받는다. 이경규의 뒤를 이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리를 웃게 만들 것은 다름아닌 신동엽일 것이다. 그때 되면 누가 전설이 되어 또다른 전설인 신동엽과 마주설까?

역시 오랜만에 공중파를 통해 본 신중현의 모습이 반가웠다. 타고난 재능보다 뜨거운 열정이, 뜨거운 열정보다 피나는 노력이, 그보다는 시대의 고난이 말해주던 음악인이었다. 가난했고 소외되었으며 그럼에도 음악으로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다. 시대가 그를 배신했으되 그의 음악은 여전히 대중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를 나락으로 떠민 그들은 죽었으되 신중현은 살아 그의 음악과 함께 영원할 것이다. 필자 역시 그를 절망에 빠뜨린 그 시대를 지금도 용서하지 않는다.

김추자가 보고 싶다. 김정미도 보고 싶다. 오랜 기억들이다. 오랜 이름들이다. 낡은 LP판, 그러나 필자의 어린시절 LP도 턴테이블도 너무 비쌌다. 디지털시대에 감사한다. 오랜만에 오래된 원곡들을 들어본다. 오랜 감성과 오랜 스타일들을. 촌스럽지만 그 시대만의 진정이 있다. 오래 사시기를. 신중현의 건강이 곧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축복이다. 반가웠다. 정말 반가웠다.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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