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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규준 기자
  • 칼럼
  • 입력 2017.09.13 14:49

[칼럼] 특목중·영재고·과학고 준비생, 자문자답 시간 가져야

[스타데일리뉴스] 내 아이를 잘 키워내려는 부모들의 노력은 그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이해가 된다. 조기교육과 선행학습은 대한민국에 태어난 아기가 기저귀만 떼면 시작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린다. 일본에서는 아기가 기저귀만 떼면 일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했을 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본보다 한 술 더 뜬다. 

혹자는 이런 교육열을 망국병이다, 반칙플레이다 라고 비난도 한다. 그러나 옆집의 아이가 시작하면 우리집 아이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뒤처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한 마리의 얼리버드(early bird)가 먹이를 찾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아침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어는 초등학교 때 마치고 중학생부터는 수학에 올인한다는 것이 선행학습의 불문율이다. 그러면 왜 특목중, 영재고, 과학고를 가야 할까.

▲ 푸른나무진로적성연구소장 석인수박사

실제로 서울대 학생들의 20%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특목중, 영재고, 과학고에는 나만큼 또는 나보다 뛰어난 아이들이 즐비한데 주눅이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하는 연구소에는 특목고에 다니던 아이들이 우울증을 호소해서 상담을 받으러 오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명문대를 가기위한 지름길로 특목중, 영재고, 과학고를 거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교육부에서는 수시의 비중을 더욱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차피 명문대를 갈 만한 학생이라면 일반고등학교를 진학해도 갈 수 있다. 

카이스트에서는 일반고와 특목고 학생들의 비교연구에서 특목고 출신들이 3학년 이후부터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추월당한다는 통계결과도 나왔다.

즉, 영재고나 과학고와 같은 특목고에 갈 수 있는 수재라면 내가 왜 이 과정을 거치려고 하느냐에 대한 자문자답의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내가 한 분야의 천재성을 발휘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영재고나 과학고에 가서 깊은 학문을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좋은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거치는 관문으로 선택하는 것은 재고의 필요성이 있다.

대개 특목중, 영재고, 과학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전과목 수재에 가깝다. 즉, 공부라면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수재이다. 이런 학생들은 국가인재로 잘 꽃피도록 학교와 학원과 학부모가 힘을 모아야 한다. 

문제는 전 분야에서 다 잘 할 것 같은 학생들에게 한 분야에 매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다 잘해서는 하나를 확실히 잘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진로적성검사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필자의 딸도 특목중을 졸업한 수재였다. 공부뿐 아니라 미술, 동시, 노래, 친화력 등 못하는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부모는 의대에 진학하기를 원했지만, 본인이 의사에 대한 생각이 없어 정밀한 진로적성검사를 받고 미대에 진학해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고자 대학에 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처럼 정밀한 진로적성검사는 명문대를 진학할 성적이 안 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에게도 필요할 수 있다.

- 푸른나무진로적성연구소장 석인수박사

[정리: 황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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