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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7.07.02 10:15

[공소리 칼럼] 나이 들수록 연애는 어렵다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A씨(37·남성)는 “만나는 여성이 내가 연애 초보자 같다고 말했다”며 “능숙한 모습으로 어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토로했다.

대개 바람둥이를 기피하는 반면에 바람둥이에게 쉽게 호감을 느끼는 까닭은 능숙한 관계를 진행하는 모습에 반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배우자 복제하기(mate copying)라는 생물학 용어가 있다. 다양한 종에서 암컷은 다른 암컷의 배우자 선택을 모델로 자신의 배우자 선택의 기초로 활용한다.

연애 경험이 있는 이성을 만나는 것은 이미 다른 동성에게 기본적 연애 능력을 인증받은 셈이다. 이런 연애 경험이 있는 이성에게 성적으로 더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여성은 동성에게 인기 많은 남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반면, 남성은 그와는 다르게 나타난다. 배우자 복제하기를 ‘매력적인 아들 낳기’라고 말하는 점을 보면 이해가 쉽다.

연애 경험자를 만나는 장점은 ‘시행착오’를 적게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다른 동성을 만나면서 관계의 능숙함이 생겼을 것과 동성에게 위험하지 않은 안전한 이성이었다는 점이 시행착오가 적을 거라고 보인다.

▲ 픽사베이 제공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것

10대의 연애와 20대의 연애는 다를 것이다. 또 20대의 연애와 3~40대의 연애도 다르다. 서로 좋은 감정이 생겼다고 해서 사귀는 건 나이가 들수록 쉽지 않다. 바로 연애의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태도가 나타난다.

경험으로 인한 신중함이 연애의 시작을 어렵게 한다. A유형의 이성을 만났을 때 깨달은 단점을 피해 연애 상대를 고른다. 또 주위 동료나 가족들에게 알려지는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부분은 나이 들수록 무겁게 다가온다. 주위의 시선이나 자신의 사회적 처지 등 때문에 짧은 기간 만났다가 와해 될 거 같은 관계는 진행하기 힘들다.

B씨(여·27)는 “전 남자친구와 3년을 만났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사귀지 못하는데, 가족이나 친구들이 새 남친이 생기면 호비(好非)를 떠나 어떤 관심을 가질지 두렵다. 금세 이별한다면 더욱 주위 시선이 신경 쓰일 것 같다. 차라리 깊은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에 차근차근 상대를 혼자서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 들수록 “인증받은 이성”은 주위에 많아진다. 하지만 스스로 모험을 하지 않는다. 시행착오 겪지 않으려 애쓴다. 예전처럼 열정적인 연애감정이 안 생기는 것보단, 좋아해도 열정적일 수 없는 처지를 인정하게 된다.

생물학적으로 매력적인 상대에게 끌리는 것, 그 매력적인 상대가 동성에게 인기 있는 이성인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은 다른 종의 동물처럼 생물학적 번식만을 위해 연애하지 않는다. 인생의 한 경험이 되거나, 동반자로 같이 걸어가는 파트너를 만난다.

쉽게 매력적인 상대에게 호감을 느낄 순 있지만, 연애 경험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신중해진 다음에는 연인으로 진전되기까지 까다롭다. 연애를 시작하기 힘들다면, 어쩌면 신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이 들수록 신중한 것이지 연애하기 어려운 게 아니다. 긴 시간, 혹은 여러 연애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주위에도 같은 생각을 하는 상대는 많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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