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05.08 07:54

위대한 탄생 "멘토 김태원의 달라진 심사평"

그들은 이미 프로 가수다!

 
아마 느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김태원의 심사평이 달라졌다. 어록이라 할 정도로 무수한 명언을 쏟아내던 김태원의 심사평이 무심할 정도로 간략해졌으며 어떤 것도 지적하고 있지 않다.

지난 5월 6일 금요일에 방송된 분량에서도 그것은 드러나고 있었다.

"저는 늘 느끼는 거지만 목소리가 굉장히 평화로운 느낌이 들어요. 세상에는 그대의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 많을 겁니다."

데이비드 오의 무대가 끝나고 김태원이 들려준 심사평이다. 이제까지의 김태원의 데이비드 오에 대한 평가와 상반되는 내용이다. 처절함이 없다는 것이 데이비드 오의 단점이었을 텐데 어째서 김태원은 그것이 마치 데이비드 오의 장점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을까?

역시 그 답은 바로 뒤에 따라붙은 짤막한 한 마디에 들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미래에 건투를 빕니다."

셰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언젠가는 셰인의 목소리로 셰인만의 노래를 듣기를 바랍니다.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였습니다."

지난주 미션에서도 김태원의 심사평에서 항상 뒤에 따라붙던 말들이 있었다.

"앞으로 이런 장르의 음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슈퍼스타K>에서도 이승철이 그리 말한 바 있었다.

"여러분은 이미 가수다!"

지난주 손진영의 미션이 끝나고 김윤아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더 이상 가수지망생이 아닌 가수로 보였다."

아니 김윤아 역시 백청강이나 이태권 등 이미 안정된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는 멘티들에 대해서 항상 '싱어'라는 호칭을 붙이고 있었다. 노래하는 사람이다. 가수다.

결국 김태원에게 있어 무대에 오른 도전자들이란 더 이상 가수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지망생이 아닌 한 사람의 훌륭한 가수라는 것이다. 무대에 올라 대중을 상대로 노래를 부르고 또 평가를 받는. 그 가운데는 이미 팬덤마저 확보하고 있는 경우마저 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프로들이다.

실제 예전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태원은 말한 바 있었다. 무대 위에 올라가면 더 이상 선배와 후배의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음악인으로써 데뷔한 그 순간부터 프로로써 서로 존경하고 배우는 관계인 것이지 일방적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이미 프로가 된 이상 단점조차도 반드시 고쳐야 할 어떤 것이 아닌 그의 개성이 되고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목소리에 처절함이 있을 것을 강조하고 있었음에도 어딘가에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이 있을 것임을 말하는 것처럼.

"그대는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이태권의 무대가 끝나고 이태권에게 해 준 그 말이 바로 정답인 것이다.

잘하고 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판단하고 평가하려 드는 신승훈에 비해 심사위원으로써 점수는 매기지만 프로로써 지적은 하지 않는다.

아마 이은미와 김태원의 차이일 것이다. 나아가 <위대한 탄생>의 이은미와 <슈퍼스타K>에서의 이승철이 갖는 근본적 차이일 것이다. 어째서 방시혁은 백청강에게 쓴소리를 하고 야유를 들었는가? 아직 아마추어라는 것이다. 배워야 하는 학생이고. 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그같은 세세한 가르침이 필요할 단계는 아닐 텐데도.

나이를 먹고 머리가 굵어지면 야단을 치더라도 주위를 봐가며 쳐야 하는 것이다. 직장 상사이고 고융주라도 어느 정도 경력이 되고 지위가 되면 함부로 야단을 치거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동생들 앞에서 형을 야단치고, 이등병들 보는 앞에서 상병을 야단치고. 반감을 사기 쉽다. 자신에게서나, 혹은 그를 애정하고 존경하고 있는 주위에 의해서나.

머리가 굵었다. 프로에 가까워졌다. 프로가수처럼 대중은 이미 그들을 소비하고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햇병아리다. 이승철의 독설마저 생방송에 들어가 어느 정도 이상의 레벨이 되었을 때는 인정과 긍정으로 바뀌었었다.

아마 가장 빠르지 않을까. 아니 김윤아도 말했듯 마찬가지였다. 그녀 또한 항상 도전자들을 싱어로서 대했다. 가수지망생이 아닌 가수처럼 보였다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 큰 칭찬이다. 인정일 테니까. 김윤아의 심사평에서도 더 이상 구체적인 지적은 들어가 있지 않다.

어째서 이은미와 방시혁은 비난을 듣고 김태원은 그 멘티까지 살리는가? 이승철은 독설을 하고도 그것을 캐릭터로 삼는데 이은미와 방시혁은 그저 비호감만 되고 말았는가?

물론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과연 멘티들 가운데 프로로써 내세울만한 실력을 갖춘 이가 현재 보이는가? 하지만 프로란 실력의 여부가 아니니까. 김태원과 김윤아의 심사평이 그것을 말해준다. 실력이 아니라 개성이다. 대중과의 접점이고. 대중의 호응이다. 그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점수와는 별개로. 아마 시청자 역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흥미롭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서도 저렇게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 그러나 이미 프로인 것과 여전히 아마추어인 것과의 차이일 것이다. 평가되어질 수 있는가. 판단되어질 수 있는가. 같은 프로로서의 예우차원일 것이다. 깊이가 드러난다.

새삼 다시 살펴보며 깨닫게 된다. 이런 것이 바로 인간의 깊이다. 김태원 어록이, 김태원 멘티들이 모두 하나도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 괜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감탄한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